레드리본 김지영 이사장
2011년부터 활동을 시작한 레드리본사회적협동조합(이하 레드리본, 이사장 김지영)은 카페 ‘빅핸즈’를 운영하면서 HIV/AIDS 감염인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인 고립과 일자리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사회적협동조합이다. 2013년 H-온드림 사회적기업 창업오디션(현 H-온드림 스타트업 그라운드)에서 펠로(Fellow) 선정을 계기로 사업비를 지원받아 그 해 7월, 에이즈 인식 개선을 위한 국내 첫 번째 소셜 카페 빅핸즈를 열었고, 2016년에는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다.
레드리본은 HIV/AIDS 감염인과 비감염인이 조합원으로 동참하는데 11명이던 조합원은 현재 50여 명으로 늘어났다. 1/3 정도가 감염인이다. 여기서 HIV는 AIDS(에이즈)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를 말하고, HIV에 감염(HIV 감염인)되고, 면역이 떨어져 폐결핵, 폐렴 같은 합병증이 생기면 에이즈 감염인이라고 부른다.
사회복지사이기도 한 김지영 이사장은 IMF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면서 어려운 사람들을 지원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그녀는 어려운 사람 중 가장 어려운 사람은 HIV/AIDS 감염인이라는 생각에 대구에서 1인 시민사회활동가로 활동하며 감염인을 찾아 나섰고, 레드리본을 만들었다.
레드리본은 한국가스공사 본사 1층에 있는 3호점을 포함, 총 9곳의 빅핸즈 매장을 운영 중이다. 빅핸즈는 소셜프랜차이즈다. 가맹점을 모집해 매장을 늘리는 방식으로 빅핸즈를 활성화하고 있다.
빅핸즈에 이어 레드리본은 토브커피에이전시협동조합, 앨리롤하우스㈜, 인플럭스와 힘을 모아 제로 웨이스트 카페 그린그루브도 론칭했다. 한국가스공사의 사회적경제기업 육성 사업에 따라 지원을 받는 그린그루브는 달서구 본점을 비롯해 대구에 5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레드리본은 카페 운영과 함께 주택을 매입해 저렴한 임대료로 감염인과 취약한 청년 조합원에게 주거할 공간을 제공하는 사업, 감염인을 대상으로 하는 의료공제 사업, 조합원 대상 소액 대출 사업 등을 벌이고 있다.
레드리본은 그린그루브와 빅핸즈 매장 모두에서 레인포레스트 얼라이언스(열대우림동맹) 인증을 받은 원두를 사용한다. 열대에 사는 개구리를 형상화한 인증 마크로도 유명한 레인포레스트 얼라이언스는 열대우림과 동식물을 보호하는 커피농장에서 노동 착취 없이, 자연과 인간에게 이로운 방식으로 재배한 커피 등에 부여하는 인증이다.
그린그루브의 인기 메뉴는 설탕과 물을 넣지 않은 레드 착즙주스(사과 + 레몬 + 비트)와 그린 착즙주스(사과 + 레몬 + 케일), 그리고 코코넛 아이스크림을 올린 코코넛 스무디다. 여기에 동물성 재료를 사용하지 않은 비건 베이커리 제품도 판매하는데 시중에서 볼 수 있는 스콘이 아닌, 버터, 계란, 우유 없이 글루텐 프리 통밀가루를 사용해 작은 큐브 모양으로 만든 큐브 스콘과 함께 치아바타가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세제, 대나무 칫솔 같은 친환경 제품도 판매한다.
레드리본사회적협동조합은 지난 8월 보령에서 열린 2022 대한민국 지속가능발전대회에서 탄소 절감을 위해 다회용기 서비스 ‘레빗(Rebit)’을 운영하는 노력을 인정받아 ‘2022 지속가능발전대상’ 환경부 장관상을 받았다. 레빗은 Reusable Habit의 줄임말로, 제작한 레빗을 카페에 비치하고, 고객이 음료를 마신 레빗을 세척 후 다시 매장에서 사용하는 방식이다. 다회용기를 세척하는 일을 하는 인원을 고용해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한다.
“‘코로나19 위기는 기후위기의 소방훈련에 불과하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지금 당장’ 기후위기 해결을 위해 행동해야 한다는 요구를 받고 있습니다. 이번 수상은 ‘지금 당장’ 기후위기를 위한 활동인 레빗 사업이 대구뿐만 아니라 대외적으로도 공감을 얻었다는 의미로, 매우 영광스럽고 책임감도 느껴요. 레빗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주고 계신 KOGAS 임직원분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레드리본에서 올 하반기 발매 예정인 드립 커피백
내년이면 레드리본이 창립 10주년을 맞는다.
“레드리본은 빅핸즈, 레빗, 그린그루브에서 그치지 않고 커뮤니티 케어 영역으로까지 영역을 확장시켜볼 계획입니다. 바다가 썩지 않는 이유는 3%의 소금 때문이라고 해요. 사회적경제가 3%의 소금이 되어 기후위기와 경제적위기에 대안이 될 수 있는 날을 소망합니다. 사회는 완전무결하지 않은 인간이 모여 구성합니다.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입니다. 코로나19 위기에서 가장 취약했던 사람들은 우리 사회의 소수자들이었습니다.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사회를 꿈꾸며, 우리 사회의 가장 낮은 자리에서 고통 받는 HIV 감염인을 비롯해, 사회적 소수자의 삶의 자리를 살피는 일을 앞으로도 계속 해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