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요금제 가격을 높이는 직수입 제도
평균요금제 가격은 다양한 시점에 체결된 계약들의 가격을 가중 평균해 정해지기 때문에 국제 가스 가격이 높아지는 시점에도 크게 높아지지 않으며, 국제 가스 가격이 낮아지는 시점에도 크게 낮아지지 않는다. 평균요금제는 장기간의 평균 가격을 반영하기 때문에 그 자체로 가격을 안정화하는 방식인 것이다. 국제 가스 가격이 낮아진 상황에서 평균요금제로부터 이탈하여 직수입을 시행하는 사업자는 당장 현시점의 낮은 가격에 적용받기 때문에 평균요금제 대비 낮은 가격을 향유하게 된다. 따라서 국제 가스 가격이 낮아진 2014년 이후 직수입을 확대할 유인이 발생한 것이며, 실제 직수입 물량이 빠르게 늘어났다.
그런데 여기서 국민들의 부담이 증가하는 요인이 발생한다. 직수입이 증가하면 본래 국가 전체 물량을 도입하던 가스공사의 도입 물량이 그만큼 감소하게 된다. 만약 2014년 이후 구매자 우위 상황에서 직수입이 허용되지 않았으면 직수입 물량만큼을 가스공사가 구입했을 것이며, 구매자 우위 상황의 낮은 가격이 평균요금제 가격에 반영되어 평균요금제 가격이 낮아졌을 것이다. 2022년 11월부터 2023년 10월까지의 통계를 살피면 국가 전체 평균 도입단가를 100으로 볼 때 직수입 도입단가는 66.0이며, 평균요금제 단가는 106.7로 나타난다. 즉, 직수입이 없고 가스공사가 직수입 계약과 동일한 가격으로 해당 물량을 도입했으면 평균요금제 가격이 6.7% 낮아졌을 것이다.
가스공사는 공기업으로써 이윤율을 보장받는 경향이 있어 가스를 싸게 도입할 유인이 민간사업자들 대비 적다는 주장도 있으며, 직수입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평균요금제 가격이 위 계산만큼 싸질 수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가스공사의 경우 직수입 사업자들 대비 압도적으로 많은 도입물량, 다수의 터미널 보유로 인한 도입시점 등의 탄력적 운영 가능성, 공기업이 가지는 높은 신용도와 같은 이유로 직수입 사업자들 대비 높은 협상력을 가진다. 따라서 직수입이 허용되지 않았을 경우 위 계산보다 평균요금제 가격이 더 싸질 수 있다는 주장도 가능하다. 결국 정확한 규모를 추산하기에는 조심스럽지만, 직수입 사업자들의 경우 구매자 우위 상황을 활용해 이윤을 크게 증가시킨 것으로 보이며, 일반 국민들을 포함한 평균요금제 수요자들은 그만큼 낮은 가격을 향유할 기회를 상실한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