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조어부터 과자까지, 트렌드의 핵심이 되다
이즈음 ‘뉴트로’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기존의 복고는 기성세대가 추억을 찾는 ‘레트로’였는데, 최신 복고는 젊은 세대가 모르는 과거를 새롭게 즐긴다는 의미에서 ‘뉴트로’라고 한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기성세대에 익숙한 과거의 키워드들이 젊은 세대를 대상으로 부활했다. 곰표밀가루 브랜드의 디자인을 다른 신상품 디자인에 활용한다든가, 진로 소주의 과거 디자인을 현대화해 재출시하는 식이다.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골목길도 핫플레이스로 떴다. 서울 구도심의 익선동과 을지로 골목이 대표적이다. 특히 과거 느낌의 다방 등이 남아있는 을지로 골목은 ‘힙지로(힙스터+을지로)’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당(堂), ○○옥(屋), ○○상회(商會)'와 같은 옛날식 이름을 쓰는 업소들도 생겨났다. 1970~80년대 분식집에서 사용하던 초록색 점박이 플라스틱 접시 등을 배치한 카페가 등장하고 과거 제품 로고가 박힌 유리컵도 인기를 끌었다. 특히, 88서울올림픽 마스코트 호돌이가 새겨진 컵은 '레어템' 대접을 받았다.
‘할매니얼’이라는 신조어도 부각됐다. 할머니와 밀레니얼(1982~2000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을 합친 단어로 할머니, 할아버지 입맛을 가진 밀레니얼 세대라는 뜻이다. 젊은 층 사이의 카페 트렌드를 결정하는 주요 요소 중 하나는 ‘음식’이다. 음식은 트렌드를 대표하는 키워드로 주목받는데, 특히 카페 디저트가 트렌드의 중심에 있다. 그런 카페 디저트 재료로 흑임자, 쑥, 인절미 등의 전통 먹을거리가 떠올랐다. 이것이 바로 할매니얼 현상이다.
각 업계도 트렌드를 쫓았다. 빙그레는 팥맛 아이스바 ‘비비빅’을 변형하여 인절미, 흑임자, 단호박 맛을 내놨다. 롯데푸드의 ‘빵빠레 흑임자’, 해태제과 ‘쌍쌍바 미숫가루’ 등 다양한 할매니얼 아이스크림이 쏟아졌다. 과자 업계에서도 오리온이 '찰 초코파이 흑임자·인절미'를 출시해 3개월 만에 1,500만 개를 팔았고 해태제과는 '오예스 미숫가루라테'를 선보였다. 우유 업계에선 서울우유협동조합이 ‘흑임자·귀리 우유’를, 푸르밀은 ‘미숫가루 우유’를 내놨다. GS리테일 관계자는 "2030 젊은 세대가 레트로 아이템에 열광하고 있다. 할매니얼 현상도 힙지로와 같은 뉴트로 트렌드 중 하나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