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안보 측면에서의 고민이 필요
전 세계 탄소중립이 계획대로 추진되지 못하면 탄소중립은 2100년이 되어야 가능할지도 모른다. 최근 발표된 한 자료는 2050년에도 전 세계 석유가스 소비량이 2010년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 보기도 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에너지 회사이자 탄소중립에 가장 적극적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미국 석유회사, 엑슨모빌이 발표한 내용이다. 한편, 미국 정부는 탄소중립을 위한 제도로서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고 지하 대수층이나 생산을 끝낸 폐유가스전에 저장하는 경우 톤당 85달러의 세제 혜택을 주는 법안을 실행 중이다. 이산화탄소를 석유 회수 증진에 활용하여 유가스전에 주입하여 격리시키는 경우에도 세제 혜택이 주어진다. 현실적으로 산유국이 탄소중립 시대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고 있는 것이다.
이 외에도 중국과 인도, 미국이 전 세계 탄소배출량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특히 인구가 많고 국가 경제 규모가 확장 기로에 놓인 중국과 인도의 탄소방출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에서 우리나라는 국가 에너지 안보를 고려한, 조금 더 현실성 있는 탄소중립 정책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전 세계 75억 인구 중 80%를 차지하는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1인당 에너지 소비량이 북미의 25% 수준에 해당한다는 사실이 미래의 세계 에너지 수요 예측에 중요한 바로미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에너지 문제는 단순히 국내에서 전력을 생산하는 문제만은 아니다. 전력화 비율은 겨우 20%로, 나머지 80%에 해당되는 에너지원 문제가 더 중요할 수 있다. 에너지는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더 폭넓고 더 많은 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국가적인 차원에서는 에너지원이 충분하게 확보되어 필요한 곳에 제때 공급될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즉, 해외에서의 에너지원 개발과 생산, 도입, 저장, 활용 문제 등을 연계하여 추진하고 다루는 것이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훨씬 효과적이고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