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생각하기 나름
벌써 유행이 지나가 버린 말이지만, ‘소확행’이라는 단어가 절실히 느껴지는 순간들이 있다. 어두운 터널을 지나는 것만 같았던 취업 준비 시절, 나의 소확행은 아침에 마시는 차가운 아메리카노 한 잔이었다. 주머니가 두둑하지 않았던 그때는 값비싼 브랜드 커피숍을 자주 가지 못했기 때문에 학교 앞에서 파는 저렴한 테이크아웃용 아메리카노를 자주 마셨다. 특히 뜨거운 여름에 땀을 뻘뻘 흘리며 스터디카페로 가는 길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사서 한 모금 마시는 순간은… 가슴을 답답하게 누르고 있는 무언가가 한 번에 내려가는 느낌이었다.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스페인에 있을 때는 해외로 여행을 자주 가고 비싼 음식을 먹으며 고가의 문화생활을 즐겨야만 행복할 것이라고 믿었다. 스페인에서 돌아온 직후부터 전공 시험과 실험에 시달리던 나는 어느 날 문득 스페인에서의 일상과 현재를 자꾸 비교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화려한 건축물들과 길거리의 음유시인들은 없었지만, 현재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에 대해 생각해 보기로 했다.
전공 공부를 마치고 난 후에 친구들과 마시는 맥주 한 잔, 자취방에서 에어컨을 18도로 맞춰놓고 이불 안에 들어가 있기, 보고 싶던 드라마 몰아보기 등 평상시에 누리고 있는 것들이 나를 상시 행복하게 해주고 있었다. 이런 순간의 행복을 느끼는 일에 감사하기로 마음먹다 보니, 순간이 지속되어 하루를 꽉 채우게 되었고 행복하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되었다. 꼭 화려하게 살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을 가지고 있으면 욕심이 줄어들고, 사소한 것에도 행복을 느끼게 된다.
“행복은 축복의 횟수가 아니라 행복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일 뿐이다.” – 알렉산더 솔제니친
행복은 내가 존재하는 모든 공간에, 나의 선택에 따라 존재한다. 남은 일생 더욱 적극적으로 행복하기를 선택하기로 다짐한다.
다음호 필봉계주(筆鋒繼走)의 주인공은 신성장사업처 수송LNG사업부 박지호 직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