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에 숨겨진 나를 찾는 부캐 여행
최근 제시된 ‘2024 여행 트렌드’ 중 눈에 띄는 키워드는 ‘부캐 여행’이다. 부캐란, 부캐릭터의 줄임말로 게임에서 원래 캐릭터가 아닌 또 다른 캐릭터를 뜻한다. 부캐 여행이란 평소 일상에서의 내 모습에서 멀어져 여행이 주는 익명성을 통해 긴장을 풀고 솔직해지는, 내 안의 부캐를 찾아 즐기는 여행을 의미한다. 이러한 여행 부캐는 사실 깊숙이 숨어있는 본모습이기에, 결국 깊숙한 내면의 원래 캐릭터를 찾고 싶은 마음이 아닐까 싶다. 솔직한 나 자신을 찾아 여행을 떠나는 부캐 트렌드는 관광의 근본적인 동기와도 맥을 같이 한다.
사회학자 매커넬(MacCannelle)은 “관광의 근본적인 동기는 원형적이고 자연적인 것, 즉 진정성(authenticity)을 찾는 것이다. 현대인들은 피상적이고 인위적인 현실에 살고 있기 때문에 현실에서는 찾기 어려운 ‘실제(reality)’를 찾으려고 관광을 간다.”고 언급했다. 물론, 여기에서 의미하는 진정성의 대상은 나 자신이기보다는 관광지에서의 대상을 뜻하지만, 진짜를 찾는다는 점에서 유사한 목적으로 볼 수 있다.
몇 해 전부터 유행하는 TV 여행프로그램 역시 이런 부캐 여행의 흐름을 담고 있다. 사회적으로 다듬어진, 반짝거리고 예쁜 여행이 아닌 소탈하고 솔직한 모습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콘텐츠일수록 인기를 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