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가격과 수요의 법칙
물론 전기, 수도 및 도시가스와 같은 필수재는 가격과 상관없이 최소한의 필요량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가격, 즉 시장의 기능에만 의존해서는 안 되지만 기본적인 원리는 시장의 기능에 따라야 한다. 그렇다면 가격은 어떻게 결정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가? 이 역시도 경제학 원론에서 말해주는 바에 따르면 가격이 한계비용(marginal cost)과 일치할 때 가장 효율적이다.
국내 에너지 시장은 대체로 정부의 영향을 받는 공기업이 주도하고 있으며 일부 사기업이 함께 있는 구조이다. 천연가스 시장에서는 일종의 도매업에 해당하는 분야를 한국가스공사라는 공기업이 담당하며 도시가스 업체가 소매업을 담당하고 있다.
일반 도시가스 소비자가 접하는 가격은 도매가격에 일부 비용이 합쳐져서 결정되는 구조이다. 구체적으로 천연가스 도매 요금은 원료비와 공급 비용으로 구성되며 소매요금은 도매요금에 소매 공급 비용을 가산하여 산정하게 된다. 원료비는 매월 도입 단가에 따라 조정되는데 국민의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이 있는 주택용 도시가스 요금은 2개월마다 ±3% 내 변동 요인이 있을 때만 조정되며 특히 도입 비용의 급등이 있는 경우 조정의 유보가 가능하다. 이러한 이유로 2023년 천연가스 재료비가 2021년에 비해 약 2.4배 상승하였음에도 불구하고 2023년 12월 기준 주택용 도매 요금은 2021년 1월에 비해 1.5배 인상에 그쳤다. 2)
이러한 현상은 다른 나라들과의 비교에서 더욱 명확해 보인다. 아래 표는 국가별 주택용 도시가스 가격을 비교한 것이다. 우리나라와 천연가스 도입의 구조가 비슷한 일본에 비해 가격이 50%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지속적인 문제가 있었다고 할 수 있지만 2020년까지만 하더라도 국내 주택용 도시가스 가격은 OECD 평균과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2022년 기준 OECD 평균에 70% 수준으로 낮아졌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실은 국제 천연가스 가격이 지속해서 상승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다른 국가에 비해 이를 요금에 반영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국가별 주택용 도시가스 가격
단위: USD/TOE
연도 |
2013 |
2014 |
2015 |
2016 |
2017 |
2018 |
2019 |
2020 |
2021 |
2022 |
독일 |
1,223 |
1,223 |
1,013 |
981 |
967 |
996 |
983 |
1,004 |
1,091 |
1,657 |
일본 |
1,888 |
1,849 |
1,469 |
1,403 |
1,388 |
1,517 |
1,511 |
1,419 |
1,513 |
- |
한국 |
1,020 |
1,111 |
822 |
711 |
752 |
748 |
733 |
712 |
685 |
677 |
네덜란드 |
1,340 |
1,326 |
1,060 |
1,076 |
1,100 |
1,228 |
1,342 |
1,402 |
1,655 |
4,190 |
스페인 |
1,443 |
1,536 |
1,271 |
1,145 |
1,210 |
1,248 |
1,301 |
1,278 |
1,384 |
1,716 |
영국 |
977 |
1,089 |
952 |
769 |
717 |
769 |
753 |
692 |
736 |
1,253 |
미국 |
440 |
467 |
442 |
429 |
464 |
447 |
446 |
462 |
524 |
738 |
OECD |
836 |
820 |
718 |
682 |
689 |
694 |
691 |
690 |
760 |
980 |
한국/OECD |
1.22 |
1.36 |
1.14 |
1.04 |
1.09 |
1.08 |
1.06 |
1.03 |
0.90 |
0.69 |
자료: I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