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GETHER

에스토니아 탈린
랜선여행

writer편집실

한국에서 에스토니아로 향하는 비행기 직항 편은 아직 없다.
핀란드를 경유해야 한다.
그동안 한국인에게 에스토니아의 수도 탈린(Tallinn)은 핀란드 헬싱키를 여행하면서 당일치기로 잠깐 들르던 관광지였다.
KOGAS 직원들은 랜선으로 탈린을 여행하며 단독 여행지로도 손색없는 탈린의 매력을 발견할 수 있었다.
유럽연합에 속해 유로를 사용하는 에스토니아는 라트비아, 리투아니아와 함께 발트 3국으로 불린다. 러시아, 덴마크, 독일, 폴란드, 스웨덴 등으로부터 지배를 받았지만 에스토니아어를 지켜냈다. 에스토니아는 1917년 러시아 제국(제정 러시아)이 무너지면서 이듬해 독립을 선포했지만 곧 독일군에 점령됐다 1920년부터 1940년까지 독립을 유지한 이후 다시 소련의 영향권 아래 있다 1991년 독립했다. 현재 인구는 132만여 명이다.
우리에게 낯선 국가일지 모르지만, 인터넷 전화 스카이프(Skype)가 탄생한 나라라고 하면 좀 더 친숙할지 모르겠다. 에스토니아는 1997년부터 전자정부 시스템 운영을 시작했을 정도로 IT가 발달한 나라로 꼽힌다. 2005년에는 전자투표를 도입했고, 현재 혼인 등을 제외한 전체 행정 민원의 99%를 블록체인 기반 전자정부 시스템상에서 처리하고 있다.
이번 에스토니아 탈린 랜선여행은 리투아니아에 교환학생을 왔다 에스토니아에 반해 정착한 서인혁 가이드가 맡았다. 올드타운으로 향하는 비루 게이트에서 시작한 랜선여행은 스테인드글라스 같은 장인들의 작업공방이 있는 카탈리나 거리를 지나 탈린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라에코야 광장(시청 광장)으로 이어졌다.
“에스토니아는 북유럽일까요, 동유럽일까요? 소련의 영향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동유럽이라고도 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에스토니아 사람들은 북유럽이라 불리고 싶어 합니다. 북유럽이 복지국가의 이미지를 갖고 있어서일 것 같아요.”
“에스토니아가 나토에 가입해 있나요?”
“에스토니아를 포함한 발트 3국이 2004년에 유럽연합과 나토에 가입했습니다.”
에스토니아 수도 탈린의 거리
톰페아 언덕으로 향하는 짧은 다리 통행문
톰페아 언덕이 있는 구역은 중세시대 독일 귀족이 살았던 지역으로, 언덕 아래 자치도시에서는 독일 평민이나 상인들이 살았다. 또한 당시 에스토니아 사람들은 농노의 신분이었기 때문에 그 지역 안에 살 수 없었다. 외교공관이 많은 톰페아 언덕으로 가는 길은 가파른 계단으로 이뤄진 짧은 다리 통행문과 마차가 이용할 수 있는 완만한 경사의 긴 다리 통행문을 이용할 수 있다. 서인혁 가이드는 짧은 다리 통행문을 통해 톰페아 언덕으로 올라갔다.
“1219년에 북쪽에서 덴마크 십자군이 탈린 지역으로 침입한 후 승리하면서 에스토니아 사람들을 농노로 만들었습니다. 이후 덴마크 사람들이 도시를 건설하기 시작했는데요, 도시 이름을 무엇으로 지을까 고민하다 ‘덴마크인의 도시’라는 뜻의 ‘타니닌’이라고 붙였고, 현재 에스토니아의 수도 탈린의 어원이 됐습니다. 남쪽으로는 독일 십자군이 쳐들어 왔고, 결국 덴마크가 자신들이 만든 탈린을 1300년대 중반 독일에 돈을 받고 판매했습니다. 이후 스웨덴, 러시아 제국의 통치를 받았습니다. 언어를 어떻게 지켜냈는지 대단한 것 같아요.”
‘해리포터’에 나오는 디멘터 같은 동상이 나타났다. ‘얼굴 없는 수도사’의 동상이다. 사형집행인이었다 죄책감에 수도사가 됐지만, 끝내 죄책감을 이기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에스토니아의 주요 산업은 무엇인가요?”
“에스토니아에서 스카이프가 탄생했듯 에스토니아는 IT 선도 국가입니다. 유럽에서 유명한 택시 어플 볼트(Bolt)도 에스토니아 기업이 만들었죠. 또 IT 선도 국가답게 세계 최초이자 세계에서 유일하게 전자투표를 하는 나라입니다.”
독일 대사관 건물에선 우크라이나를 지지한다는 의미에서 걸어놓은 우크라이나 국기를 볼 수 있었다. 웨스 앤더슨 감독의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을 연상시키는 핑크색 건물은 톰페아 성이었다.
“예로부터 이 터를 지배하는 자가 탈린을 지배한다는 말이 있었습니다. 덴마크, 독일, 스웨덴, 러시아도 모두 여기에서 통치를 했죠. 러시아 제국이 에스토니아 총독부로 사용하던 톰페아 성은 현재 국회의사당으로 사용하고 있고요. 걸려있는 세 개의 깃발 중에서 우크라이나 국기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알렉산더 네프스키 성당
알렉산더 네프스키 성당은 러시아 정교회 건물로, 특이한 모양의 십자가가 인상적이었다. 하단부의 초승달 모양은 성모 마리아를 상징하고, 초승달 위 사선 모양 장식은 예수와 함께 처형된 죄수 2명을 의미한다.
“러시아계 에스토니아 사람들은 러시아 정교를 주로 믿고, 에스토니아계 사람들은 개신교의 일파인 루터교회에 다닙니다.”
알렉산더 네프스키 성당과 톰페아 성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성당이 에스토니아 총독부로 사용한 톰페아 성을 위협하는 것 같지 않나요? 에스토니아 총독부가 독립의 구심점이 되면서 러시아 제국이 에스토니아 총독부 가까이에 알렉산더 네프스키 성당을 지어 버렸습니다. 이는 일제강점기 경복궁 앞에 조선총독부를 지었던 일과 비슷합니다.”
톰페아 언덕으로 올라가는 길에는 독일 귀족이 다니던 학교들이 남아 톰학교 거리로 이름 붙여졌다. 그때 종이 세 번 울렸다.
“에스토니아는 한국보다 6시간 늦습니다. 지금은 2시 45분인데요, 과거에는 15분에 종을 한 번, 30분에 두 번, 45분에 쳐서 사람들에게 시간을 알렸고, 지금도 그 전통이 남아있습니다.”
루터교회인 톰 성모교회가 나타났다. 과거 대통령이 취임하면 취임예배를 이곳에서 거행하기도 했지만, 이제 이런 행사를 개최하지 않는다.
“에스토니아는 세계에서 가장 비종교적인 국가 중 하나입니다. 에스토니아 국민의 80%가 넘는 사람들이 종교가 없다고 답한 통계도 있어요. 이처럼 에스토니아 사람들이 종교를 믿지 않는 이유는 십자군이 쳐들어와 종교를 강요한 역사 때문입니다.”
톰페아 언덕 전망대
대 길드 건물
유럽연합기와 에스토니아 국기가 함께 걸린 총리집무실 건물 외벽에는 1940년대 공산주의 테러로 사망한 정부인사 명단이 적힌 돌판이 보였다. 이들은 ‘독일 나치에 협력했다’는 누명을 쓰고 억울하게 죽임을 당했다. 이처럼 러시아에 적대적이다 보니 에스토니아는 우크라이나 돕기에 적극적이다. 국가 GDP의 0.9%를 우크라이나를 돕는 데 사용했다.
“에스토니아는 우크라이나 난민도 3만 5천명을 받았습니다. 이는 에스토니아 인구의 3%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여정은 어느새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 파트쿨 전망대에 도착했다. 저 멀리 바다가 보였다.
“바다가 보이는 수도가 얼마나 될까요?”
서인혁 가이드는 전망대에서 사진 찍기 좋은 곳을 소개했다. 서인혁 가이드는 여동생을 ‘숙련된 조교’라고 유쾌하게 소개하면서 파트쿨 전망대 난간에서 찍은 예시 사진을 보여줬다.
“에스토니아에서도 영어를 쓰나요?”
“에스토니아 사람들이 영어를 정말 잘합니다. 인구가 적다 보니 넷플릭스에서 에스토니아어 자막을 제공하지 않아요. 영어를 필연적으로 잘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에요. 라트비아, 리투아니아도 같은 상황이고요.”
서인혁 가이드는 구시가지와 신시가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두 번째 전망대에서도 여동생을 주인공으로 찍은 예시 사진을 보여주며 사진 찍기 좋은 장소를 추천했다.
긴 다리 통행문을 통해 톰페아 언덕을 내려오자 독일 평민과 상인들이 살던 자치도시 지역이 나왔다. 노랑색 건물인 대 길드 건물은 1410년 지어져 현재 남아있는 건물 중 가장 오래된 건물로, 현재 역사박물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러시아 대사관 앞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반대하는 글귀와 물품들을 볼 수 있었다.
세 자매 건물
여행 마지막 코스인 4개의 타워가 보이는 곳
성 올라프 교회와 세 자매 건물도 시선을 사로잡았다. 여성의 모습처럼 보인다고 해서 세 자매 건물로 이름 붙은 건물은 중세시대 상인들의 주거지로 사용하다 현재는 호텔로 사용하고 있다.
이번 여행은 타워 4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장소를 소개하며 마무리됐다.
“여기서는 세로로 사진을 찍는 것이 예쁩니다. 이곳에서 점프하면서 사진을 찍어보세요. 질문 많이 해주셔서 즐겁게 여행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가스공사 직원 여러분들, 실제 에스토니아에서 뵐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기획예산부
이종현 차장
여행하는 날보다 여행을 꿈꾸는 날이 많은 요즘, 서인혁 가이드님과 함께한 탈린 랜선여행은 영상을 보던 그날의 안방을 빨간 지붕들이 늘어선 탈린 전망대로 변신시켰습니다. 정성으로 준비하신 설명과 영상을 통해 제 세상이 조금 더 넓어지는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 아내 정미선 씨
복합사업개발부
임갑석 직원
얼마 전 출산하고 나서 한 번도 여행 간 적이 없는 누나와 매형에게 에스토니아 탈린의 실시간 풍경과 상세한 가이드 등 좋은 추억을 선사해준 것 같아서 정말 뿌듯합니다. 한국인에게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여행지인 탈린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었고, 주요 관광지와 사진 촬영 꿀팁까지 알려주셔서 유익한 시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이제 저의 다음 여행지는 탈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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