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een Table

탐스러운 빛깔에 담긴
찐 어른의 맛
탐스러운 모습으로 식탁에 오르지만, 선뜻 손이 가지 않는 채소들이 있다.
특유의 향과 식감으로 어린 시절 외면해왔던 ‘이것’을 즐길 때 우리는 비로소 진짜 어른이 되었다고 말한다.
바로 고기보다 맛있는 가지와 향긋함의 대명사 미나리다.

글. 편집실

  • 누군가에게는 부드럽게, 누군가에게는 물컹하게 느껴지는 식감뿐만 아니라 어떤 이에게는 탐스럽게, 또 다른 이에게는 식욕을 떨어뜨리는 색으로 보이기에 호불호가 극명하게 나뉘는 가지. 하지만 여기에는 각각의 효능이 숨어 있다. 먼저, 가지는 90%가 수분으로 이뤄져 있어 칼로리가 낮다. 반면에 식이섬유와 섬유질이 풍부해 소화를 돕는 건 물론, 포만감을 느끼게 하고 혈당 조절에도 탁월하다. 보랏빛을 내는 색소 안토시아닌 성분은 항암 효과에 좋다. 그렇기에 껍질째로 먹는 것이 좋다. 또 기름과 열을 가하면 지용성 비타민이 활성화된다고 하니 꼭 불에 익혀 요리하도록 하자.

  • 향긋함의 대명사 미나리는 자라는 곳을 보면 다들 놀라기 마련이다. 척박한 환경에서 자라기 때문이다. 그 속에서도 놀라운 자생력을 자랑하는 미나리는 강인한 생명력만큼 효능도 뛰어나다. 미세먼지와 황사 등으로 호흡기에 적신호가 켜지는 요즘, 미나리는 체내 중금속과 독소, 노폐물을 배출시키는데 탁월하다. 특히 돼지고기와 함께 먹으면 해독 작용에 시너지를 일으킨다고 하니 봄철 삼겹살과 미나리의 조합은 여러 방면에서 환상의 궁합이 틀림없다. 미나리는 습지에서 자라기에 손질이 특히 중요하다. 식초 한 큰술을 넣은 찬물에 담가두면 이물질을 말끔하게 제거할 수 있다.

가지 이야기 & 레시피

  • 가지라자냐 recipe
    약불에 버터와 밀가루를 볶은 후, 우유를 넣고 잘 저어가며 끓인다 → 통마늘, 소금, 후추 등으로 간을 하고 걸쭉해지면 불을 끈다 → 끓는 물에 소금을 살짝 넣은 후 라자냐 면을 삶는다 → 가지와 양송이버섯을 얇게 썰어 굽는다 → 용기에 올리브오일, 베샤멜소스, 라자냐 면, 라구소스, 라자냐 면, 가지 순서로 쌓는다 → 모짜렐라 치즈를 얹은 후 200℃ 예열된 오븐에 20분 구워주면 끝!

    LNG구매처 계약운영부 최지애

  • 저에게 가지는 극호 식품입니다. 어린 시절 맞벌이하는 부모님을 대신해 할머니께서 저희 삼남매를 돌봐 주셨어요. 할머니께서는 종종 가지를 길게 찢어 양념장에 무쳐주셨는데, 이 맛은 요리를 잘하는 엄마도 흉내를 못 내요. 지금은 90세가 훌쩍 넘으셔서 간 맞추는 게 힘들다며 부엌에서 은퇴하셨지만, 가지무침이 생각날 때면 종종 요청드리곤 해요. ‘간은 니가 봐라!’라며 만들어 주시는데, 그게 그렇게 맛있답니다. 할머니 오래오래 제 곁에 계셔 주세요!

    경기지역본부 설비운영부 홍혜민

  • 가지 피자 recipe
    가지 꼭지를 중심으로 부채모양으로 썰어 준다 → 자른 가지 사이에 소금으로 간을 한다 → 양파, 파프리카는 채썰고, 양송이는 슬라이스한다 → 팬에 올리브오일을 두른 후 야채를 볶는다 → 시판 토마토소스를 3T 넣는다 → 밑간 한 가지를 펼친 후 토마토소스, 볶은 야채, 모짜렐라 피자 순으로 올린다 → 180℃ 예열한 에어프라이어에 10분 구워주면 끝!

    부산경남지역본부 안전부 정지민

  • 30년 전쯤, 가지가 세계 10대 푸드 중 하나라며 TV에 나왔더랬죠. 그걸 본 어머니께서는 저에게 가지무침을 종종 해주셨습니다. 하지만 불행히도 가지 특유의 물컹거리는 식감은 어린 저에게는 극도의 불호 식품이었고, 더욱 불행하게도 몸에 좋은 걸 자식에게 먹이고 싶었던 어머니는 ‘안 되면 되게 하라!’라는 당시 시대상을 반영하여 자식에게 억지로 가지를 먹게 하셨답니다. 그리고 왜인지 어머니는 가지를 먹지 않으셨습니다.

    기술기획실 품질표준부 김지수

  • 저희 남편은 가지나물을 참 좋아합니다. 그중에서도 푹 쪄서 양념간장에 무친 것을 좋아해요. 한 날 아주버님이 집에 오셔서 가지나물을 반찬으로 내었는데 형제 아니랄까 봐 ‘가지나물 엄청 맛있다.’ 하면서 먹더라고요. 그제야 생각이 났어요. 가지나물 무치는 법을 전수해주신 분이 시어머니라는 사실을요.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이 담겨서 더 맛있게 느껴졌던 거겠죠?

    경기지역본부 관리부 신혜정

  • 가지의 물컹한 식감을 평소 싫어했었는데, 중국에 놀러 가 먹었던 가지볶음에 비로소 ‘가지의 맛’에 눈을 뜨게 되었어요. 웬만한 고기보다 맛있더라고요. 구내식당에서 종종 가지 탕수육이 나오는데, 그것도 참 맛있어요. 요리 방법에 따라 그 매력이 달라지는 팔방미인이 바로 ‘가지’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인천기지본부 공정기술부 김민정

  • 어릴 적 도시락 반찬 중 가지 반찬을 가장 좋아했어요. 어머니께서 ‘반찬 뭐 싸줄까?’ 물으면 항상 가지 반찬을 요구했죠. 그런데 커서 보니 동생은 가지를 싫어했더라고요. 하지만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기는 법이라고, 동생은 항상 학교 친구들 반찬을 나눠먹었다고 하네요. 아주 웃픈 추억이죠.

    대전충청지역본부 설비보전부 갈윤선

  • 편식쟁이 남편을 둔 아내입니다. 입맛이 까탈스러운 남편에게 가지를 숭덩숭덩 썰어 넣은 가지밥을 해 주었더니 너무 잘 먹더라고요. 뿌듯함과 동시에 한 가지 부작용이 나타났으니. 그날 이후 요리왕으로 인정받아 밥 담당이 되고 말았답니다.

    경영지원처 인사부 최단비

  • 지금은 초등학생인 첫째 딸이 유치원에서 영어를 배우고 와서는 '아빠! 가지가 영어로 뭔 줄 알아?'라고 묻더라고요. 여러분은 아시나요? 저는 무척이나 당황했답니다. 그 기억으로 아직까지 가지의 영어 이름 ‘eggplant’를 잊지 않고 있습니다.

    서울지역본부 양주지사 최정환

미나리 이야기 & 레시피

  • 미나리의 최고의 가치는 ‘씹는 맛’에 있다고 봅니다. 해물찜이나 국, 탕에 들어가는 미나리의 식감은 다른 채소와 비교가 되지 않아요. 이렇게 미나리를 좋아하는데, 옛날에 미나리가 재배되는 곳을 직접 보고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나네요. 깔끔하고 시원한 맛을 내는 미나리가 그런 곳(?)에서 자라다니요. 너무 놀랐었죠. 미나리와 삼겹살의 환상 조합을 맛볼 계절이 다가오는데 마침 ‘Green Table’ 이벤트에서 미나리를 만나니 반갑네요.

    해외사업개발처 해외사업개발부 이규호

  • ‘미나리’라면 특유의 향 때문에 학을 떼던 제가 이제는 미나리 마니아가 되었습니다. 2012년 삼척기지 건설현장에 발령받았는데, 당시 부장님께서 직원들에게 진짜 ‘맛’을 보여주겠다며 까만 봉지를 가져오셨죠. 거기엔 싱싱한 미나리가 한 묶음 들어있었어요. 그때 맛본 미나리와 삼겹살을 조합을 잊지 못해요. 미나리를 생각하다 보니 당시 신입직원으로 느끼던 긴장, 설렘, 가족 같던 동료들이 그리워지네요.

    건설설계처 설계공무부 장진혁

  • 통영의 특산물 ‘굴’과 ‘미나리’를 활용한 특별한 레시피를 소개합니다. 미나리를 적당한 길이로 썰고, 마늘과 고추는 편 썰기, 양파는 슬라이스합니다. 들기름과 참기름을 8 : 2로 섞은 소스를 생굴에 두르고, 레몬즙을 살짝 뿌립니다. 야채는 먹고 싶은 재료를 조금씩 덜어 먹는 걸 추천해요. 여기에 미나리의 향긋함이 ‘킥’의 역할을 제대로 한답니다. 취향에 따라 초고추장을 찍으면 생굴을 잘 못 먹는 분들도 잘 먹을 수 있을 거예요.

    통영기지본부 설비운영부 권정근

  • 초등학교 입학 전 어머니께서 삼겹살과 미나리를 함께 사 오셨던 기억이 나요. 깨끗하게 씻은 미나리를 불판에 올리는 걸 보고 ‘왜 고기 먹는데 풀을 구울까?’라며 궁금해했었죠. 그런데 삼겹살 기름에 잘 구워진 미나리를 고기와 함께 먹으니 얼마나 맛있던지요. 덕분에 지금까지 고기를 구워 먹을 땐 미나리를 꼭 함께 먹는 습관이 생겼어요.

    전북지역본부 설비보전부 정형목

  • 생미나리의 진가를 아시나요? 얼마 전 친구의 긴 해외 생활을 앞두고 만찬을 위해 미나리 삼겹살집을 찾았어요. 미나리를 구워 먹으려던 친구에게 굽지 않고 먹길 권했죠. 친구는 생미나리와 쌈장의 조합에 반해 결국 미나리를 3단이나 먹었답니다. 생미나리를 쌈장에 바로 찍어 먹어보세요. 제가 아는 미나리의 진정한 맛이 바로 그 맛이랍니다.

    해외사업운영처 미주사업부 김동현

  • 차태현, 고창석 등이 출연하는 영화 <헬로우 고스트>는 시금치 대신 미나리가 들어간 김밥을 먹고 어릴 적 기억을 회복해서 귀신들과의 추억을 떠올리는 내용입니다. 영화를 보고는 미나리 김밥이 먹고 싶어 찾아봤는데 파는 곳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직접 만들어 먹었던 기억이 나요. 맛이 생소해서 두 번 만들지는 않았지만요.

    평택기지본부 설비운영1부 이승영

  • 부침개 해줄 테니 미나리 뜯으라는 어머니 말을 따라서 논에 갔어요. 맨발로 미나리를 뜯다가 흙 속의 거머리가 슬그머니 다리에 붙어 피를 빨고 있는 모습을 보고 기겁을 한 후로 한동안 논에 들어갈 수 없었어요. 이후에는 논에 들어갈 때 꼭 장화를 신고 들어간답니다.

    서울지역본부 관리부 김형한

  • 새우미나리전 recipe
    새우와 미나리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다 → 부침가루와 튀김가루를 1 : 1 비율로 넣고 얼음을 넣는다 → 식용유를 두른 팬에 반죽을 골고루 펴준다 → 기름이 부족할 때마다 조금씩 넣어주면서 충분히 익혀준다 → 간장소스와 함께 맛있게 먹는다!

    전북지역본부 설비보전부 정효연

  • 본사에 발령받고 처음 대구에 왔을 때 먹었던 미나리 삼겹살이 생각나네요. 걱정이 많던 차에 마음을 달래주는 한 끼였죠. 그 날 먹은 미나리 삼겹살 덕분인지 걱정보다는 열정을 가득 안고 첫 출근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신성장사업처 신성장사업개발부 이상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