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ME 2

제주 어류도감을
만들고 싶습니다
김상길 굿다이버 대표

writer임영현

photographer신종섭

2021년 12월 12일, 톱쥐치가 한국에서 두 번째로 발견됐다.
해외에서는 발견됐지만 1995년 국내에서 처음 보고돼 톱쥐치라는 공식 한국명이 붙은 이후
우리나라에서 출현했다는 보고는 없었다.
굿다이버 물고기반 김수진 강사가 발견한 톱쥐치 이야기는 굿다이버 물고기반 뉴스레터 1호에 실렸다.
김상길 굿다이버 대표는 김병직 국립생물자원관 박사와 함께
2021년 4월 굿다이버 물고기반을 만들어 제주에 사는 어류를 조사하고 있다.
굿다이버 물고기반 조직해
제주에 사는 물고기 조사
1993년 스쿠버다이빙을 시작해 2002년 제주에 내려와 스쿠버다이빙 서비스 전문센터 굿다이버(Good Diver)를 연 김상길 대표는 2021년 4월 굿다이버 물고기반을 조직했다. 굿다이버 물고기반은 제주에 사는 물고기를 관찰하고 연구하는 모임이다. 2015년 처음 인연을 맺은 김병직 박사와 물고기를 조사하다 제주 바다 물고기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모았다.
굿다이버 물고기반은 매달 모인다. 이틀 동안 네 번 제주 서귀포시 보목동 섶섬 주변 바다에 들어가 물고기를 관찰하고 사진을 찍고, 사진 속 물고기가 어떤 물고기인지 이야기를 나눈다. 1년차 참가자는 ‘자리돔반’, 2년차 참가자는 ‘놀래기반’으로 물고기 이름을 붙여 구분하는데 현재 17명이 활동하고 있다. 자신의 몸을 가눌 수 있는 스쿠버다이빙 실력, 카메라 그리고 매달 시간을 내서 참여할 수 있는 열정이 있다면 누구든 환영이다.
스쿠버다이빙을 오래한 사람들에게도 제주 물고기를 연구하는 물고기반 활동은 새로운 재미를 준다. 물고기의 정확한 이름을 알아가는 즐거움은 어떻게 하면 물속에서 사진 촬영을 잘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진다. 마음이 가는 물고기를 발견하면 자신의 아바타로 정하기도 한다.
“새로운 물고기를 발견했을 때 가장 기쁩니다. 알고 있던 물고기라 생각했는데 다른 물고기인 경우도 있어요. 지난 2월에는 외계 생명체 같은 물고기를 발견했습니다. 정신없이 카메라 셔터를 눌렀는데 술국으로 먹었던 꼼치였음을 나중에 알게 됐죠.”
물고기반 활동 결과는 물고기반 뉴스레터를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올해 3월 28일 처음 발간한 뉴스레터의 주인공은 지난해 12월 물고기반 김수진 강사가 섶섬의 스쿠버다이빙 포인트인 작은한개창에서 발견한 톱쥐치였다.
톱쥐치에 이어 꼼치, 검은눈띠망둑, 청복(루시즘), 눈동미리, 실놀래기 등이 매주 발간하는 뉴스레터의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뉴스레터는 물고기에 대한 소개와 함께 물고기 사진을 찍은 물고기반 회원들의 발견 소감을 담고 있다.
1년 동안 섶섬 작은한개창에서
140종 물고기 확인
“1년 동안 섶섬 주변 물고기 자료를 수집했습니다. 총 140종의 물고기가 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죠. 다시 같은 장소의 1년 자료를 모아 수온이나 어종의 변화 등을 살펴보려 합니다. 지난해 9월에 가장 많은 96종을 관찰할 수 있었는데, 회원이 더 늘었으니 이번 가을 물고기반 활동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20년 동안 제주 바닷속을 수도 없이 누비다 보니 체감하는 변화상도 있다.
“과거에 비해 부유물이 많아졌어요. 해조류인 모자반도 정말 많았는데 점점 사라져 아쉽습니다. 금능에 가면 거대한 모자반 숲을 볼 수 있어 그나마 다행입니다.”
제주 바다 물고기와 갯민숭달팽이를 디자인해 다이버들이 작성하는 로그북을 꾸밀 수 있는 스티커도 제작한 김상길 대표의 목표는 어류도감 제작이다. 현재 작은한개창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물고기반이 활성화되어 문섬, 범섬 등 제주 바다 곳곳에 사는 물고기를 관찰하고, 더 나아가 전국으로 확대되어 우리나라 지역별 어류도감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한 이번 연말에는 국내 미기록종이었다가 공식 한국명을 얻은 물고기들의 사진전을 개최할 계획이다. 지난 3월에는 눈 위에 검은색 띠가 있는 망둥어과 물고기가 ‘검은눈띠망둑’이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이 물고기는 김상길 대표와 김병직 박사가 2020년 11월 섶섬 작은한개창에서 처음 발견했다. 김 박사와 국립공원연구원의 조현근 연구원이 한국어류학회지 2022년 3월호에 우리나라 첫 기록종으로 보고하면서 ‘검은눈띠망둑’이라는 공식 한국명으로 불리게 됐다.
“물고기에 관심이 있는 다이버라면 굿다이버 물고기반에 언제든지 문의해 주세요. 다이빙 실력이 부족하다면 미리 강습을 받고 참여할 수도 있습니다. 조사 라인을 따라 물고기를 관찰하기 때문에 안전하답니다.”
공식 한국명을 얻은 검은눈띠망둑
굿다이버 물고기반
인쇄 URL 복사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