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新)에너지 + 재생에너지 = 신재생에너지
ESS를 알아보기 전, 신재생에너지부터 살펴보자. 신재생에너지란 새로운 에너지란 뜻의 신(新)에너지와 재생에너지를 합쳐 부르는 말이다. 신에너지는 한국가스공사가 주력하고 있는 수소 에너지와 함께 연료전지, 석탄 액화·가스화로 나눌 수 있다. 이와 함께 재생에너지는 태양광, 태양열, 풍력, 수력, 해양, 지열, 바이오, 폐기물, 수열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가 2021년 발간한 <2020 신·재생에너지 백서>에서는 국제에너지기구(IEA)의 <World Energy Balance 2020> 내용을 소개하고 있는데, 2018년 기준 세계 총 에너지 공급 중 석유의 비중이 32%로 가장 크고, 석탄(27%), 천연가스(23%), 재생에너지·기타(13%), 원자력(5%)이 뒤를 잇고 있다. 특히 재생에너지는 2000년대 이후 가장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에너지 변동성에 대처하는 ESS
ESS는 남는 전력을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게 해 전력 이용 효율을 높이는 시스템이다. 지구 밖 태양은 우리가 사용하는 에너지의 근원이다. 식물은 광합성을 통해 태양 에너지를 화학 에너지로 전환하고, 식물과 동물은 땅속에 묻혀 석탄과 석유가 된다. 바람과 파도 역시 태양 에너지가 지표의 온도차를 일으키기 때문에 발생한다. 다만, 원자력은 태양에서 오지 않는다. 원자력은 우라늄 같은 방사성 원소 자체가 지닌 에너지다.
태양의 빛에너지를 모아 전기로 바꾸는 태양광 발전, 태양의 복사(일사)광선을 모아 열에너지로 변환해 이용하거나, 열 발전 장치를 통해 전기를 만드는 태양열 발전은 해가 지거나 구름이 낀 날, 비가 오는 날에는 전기를 생산할 수 없다. 풍력도 마찬가지다. 바람이 계속 불면 전기 생산량은 많아지고, 바람이 불지 않으면 전력 생산은 멈춘다. 지난해에는 해상 풍력발전단지가 많은 북해에 바람이 불지 않아 유럽의 천연가스와 전력 가격이 급등하는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처럼 ESS는 태양 에너지, 풍력 등 변동성이 큰 재생에너지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이 된다.
차세대 전력망으로서 중요성 높아지는 ESS
ESS는 전력용뿐만 아니라 가정에서 전력 가격이 싼 시간대에 전력을 저장했다가 이용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지속적인 전력 공급이 필요한 병원에서 정전 시 바로 전력을 공급하는 무정전 전원장치(UPS)로도 사용할 수 있다. 전력을 저장했다 필요할 때마다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ESS를 ‘커다란 냉장고’에 비유하기도 한다. 에너지 저장장치로도 불리기 때문에 에너지 저장고라고 단순하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배터리(전지)와 PCS, BMC, EMS 등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하나의 시스템으로 이뤄져 있다.
외부 전기를 배터리에 저장하려면 교류 전기를 직류 전기로 바꿔야 하고, 반대로 배터리 내 전기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직류 전기를 교류 전기로 바꿔야 한다. PCS(Power Conversion System)는 전기를 직류, 교류로 변환하는 장치다. BMC(Battery Management System)은 대량의 배터리를 하나처럼 움직이게 하고 온도, 전압 등 이상을 감지하면 충전과 방전을 중단하는 안전장치가 포함된 장치를 말한다. 또한 ESS를 구성하는 전체를 모니터링하고 관리하는 EMS(Energy Management System)를 갖추고 있다.
ESS는 ‘차세대 전력망’으로서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ESS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국가는 미국이다. 에너지 조사기관 Wood Mackenzie는 미국의 2021년 ESS 시장 규모가 2020년보다 3배 이상 성장한 55억 달러에 이른다고 평가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미국 전체 전력에서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율이 2020년 21%에서 2050년에는 42%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재생에너지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재생에너지의 단점인 변동성을 보완하는 ESS 역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차세대 전력망 ESS 도입’(KOTRA 해외시장뉴스, 시카고무역관, 2022년 1월 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