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백미희 사진. 김범기 영상. 현명진
어린 시절부터 디자이너를 꿈꾸던 임소현 대표는 예술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서 패션디자인을 전공하는 등 그야말로 디자인 외길 인생을 걸어왔다. 그랬던 그가 현재 ‘해양쓰레기’를 디자인하고 있는 것은 환경오염에 대한 관심과 패션계의 반환경적 모습을 마주했기 때문이다.
패스트패션이 유행하며 의류의 평균 수명은 3개월 정도로 줄어들었다. 게다가 옷을 만들기 위해서는 대량의 에너지와 물, 화학약품이 사용되고, 이는 수질오염과 해양 미세플라스틱을 발생시킨다. 임 대표는 컷더트래쉬를 런칭하기 전, 이미 두 번의 창업을 경험했다. 첫 번째는 헌 옷을 파는 일이었다. 중국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2017년, 큰 고민 없이 시작한 창업이었다.
“그때는 옷이 버려지는 게 문제니까 ‘헌 옷을 팔아보자’ 싶었어요. 당연히 운영은 잘되지 않았고, 이후에 ‘그대로 파는 건 안 되겠다’ 싶어서 업사이클 공방을 차렸어요. 그런데 업사이클 과정에서도 버려지는 부분이 너무 많더라고요. 실제로 환경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에 결국 공방을 접게 되었죠. 그즈음 사회적기업과 청년창업과 관련된 다양한 수업을 들으며, 지식과 경험을 쌓아 나갔고 여기서 힌트를 얻어 아이템 또한 해양쓰레기 업사이클링으로 변경하게 되었어요.”
컷더트래쉬 브랜드를 런칭한 것은 2021년 6월이었다. 해양쓰레기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임 대표의 개인적인 경험과도 연관이 있었다. 평소 바다에 가진 애정이 커서 개인적으로도 바다의 오염 문제가 심각하게 다가왔던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