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가 나르는 화물
남아프리카공화국 백금 광산에 투입된 세계 최대의 수소트럭은 수소연료전지를 탑재하고 한 번에 290톤의 광물을 운반할 수 있다. 수소연료전지는 물과 수소로 전기를 생산한다. 여기에 들어가는 수소는 대부분 천연가스를 개질해 생산한 수소를 사용하지만, 이 수소트럭이 사용하는 수소는 태양광 발전으로 전기를 만들고 이 전기로 물을 분해해 생산한 그린수소다. 앵글로아메리칸은 광산에서 사용하는 40대의 디젤트럭 전부를 수소트럭으로 대체할 계획이다.
2020년 7월 세계에서 처음으로 수소전기 대형트럭 양산체제를 구축하고 유럽으로 수출을 시작한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열린 수소모빌리티+쇼에서 수소연료전지와 완전 자율주행기술을 적용한 ‘트레일러 드론’을 최초로 공개했다. 현대자동차는 1회 충전으로 1,000km 이상을 주행할 수 있도록 트레일러 드론을 개발하고 있다.
하늘길 누빌 수소비행기
기후위기 문제가 대두되면서 ‘부끄러운 비행(Flight Shame)’이라는 용어까지 등장한 항공업계도 수소비행기 개발을 한창 진행 중이다.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2% 정도는 항공기에서 나온다. 2021년 10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2050년까지 항공사의 탄소 순배출량을 0으로 줄이는(탄소 중립)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영국 스타트업 제로에이비아(ZeroAvia)는 수소연료전지를 탑재한 6인승 항공기의 시험 비행에 성공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에어버스는 2035년 수소비행기 상용화를 목표로 수소비행기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에어버스가 개발 중인 수소비행기는 수소연료전지 그리고 액화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는 엔진에서 동력을 얻는다.
올 2월 대한항공, 에어버스, 에어리퀴드코리아와 ‘공항의 수소 공급 및 인프라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공항 내 수소 생태계를 구축해 탄소 배출 없는 친환경 공항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수소연료전지 활용처 높일 기술 개발
최근에는 수소연료전지의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연구 결과도 나와 수소 연료를 사용하는 모빌리티 확산에 기여할 예정이다. 고분자 전해질 수소연료전지(PEMFC)는 고성능을 요구하는 트럭, 지하철, 기차, 비행기, 선박 등에 사용할 수 있지만, 별도의 냉각 시스템이 필요하고, 이 냉각 시스템 무게로 인해 PEMFC의 효율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로스알라모스연구소(LANL)와 함께 PEMFC 성능 향상에 핵심 역할을 하는 이오노머 미세 다공성 구조를 조절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했다. 고온·무가습 조건에서도 수소연료전지의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이 기술은 소형 이동수단 뿐만 아니라 트럭이나 선박 등과 같은 대형 모빌리티로 수소연료전지의 활용처를 넓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