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에서 수소를 공급받는
off-site 방식
수소를 연료로 공급한다는 단순한 명제가 실현되려면 어떤 공학적/기술적 문제가 있는지 살펴보자. 이를 이해하면 수소를 비롯한 기체의 특성도 이해할 수 있고, 때론 알고 있던 사실이지만 잊고 있었던 과학 원리를 다시 기억해낼 수도 있다. 또한 수소 충전소가 극복해야 할 문제를 이해함으로써 지금의 수소경제 상황을 좀 더 바르게 보게 될 것이다.
충전소 내에서 직접 수소를 생산해서 압축/저장하는 on-site 방식이 아니라면 off-site 방식의 충전소는 외부에서 수소를 공급받아야 한다. 대단히 가벼워서 여간해선 액화가 어려운 수소 특성상 압축가스 형태로 운송/저장을 해야 하는데, 수소를 운송하는 튜브트레일러의 대당 저장(운송) 가능한 수소 양은 LNG/LPG에 비해 훨씬 적다. 이는 거리가 멀수록 운송 비용의 비율이 높음을 의미하고, 앞으로 기술/공학의 발달은 운송 방법의 개량을 통해 운송 비용을 낮추겠지만, 근본적으로 기존 연료보다 훨씬 액화가 어려운 수소 특성에 기인하기 때문에 기존의 운송 비용에 비해서는 고가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파이프라인을 이용한 운송이나 직접 수소를 생산하는 on-site 방식이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수소 저장에 해저 7,000m
압력과 같은 700기압이 필요하다고?
물을 따르듯이 액체 연료를 주입하는 화석연료와 달리 수소 기체의 주입은 생각해보면 상당히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수소 기체를 받아서 저장하는 수소차에 고압으로 저장해야하기 때문이다. 그래야 많은 양의 수소를 저장할 수 있다. 현재 수소차는 수소 탱크에 700bar의 압력으로 저장하는데, 대략 700기압에 해당하는 압력이다. 이 정도의 엄청난 압력은 상상하기 힘든데, 700기압에 해당하는 압력은 대략 깊이 7,000m의 바다 속에서 느끼는 압력과 동일하다. (동해의 가장 깊은 바다도 깊이가 3,000m도 안 된다.)
기체는 압력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기 때문에 700기압의 수소차 수소 저장 탱크로 수소를 충전하기 위해서는 충전소의 탱크에 더 높은 압력으로 수소가 저장되어 있어야 한다. 액체 화석연료를 펌프로 밀어주는 기존 자동차의 충전과는 다르다. 한 번에 대량의 수소 기체를 700기압으로 가압해서 공급하는 펌프는 존재하지 않는다. 즉, 수소자동차에 수소를 공급하기 위해 미리 충전소에서 700기압 이상의 압력으로 수소를 가압해서 준비해 놓아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