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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내가
낯설 때가 있다
낯선 나를 발견하는
의외의 순간
‘나에게도 이런 면이?’하고 평소와 다른 내 모습을 발견할 때가 있다. 그동안 알던 나와 다른 나를 만나는 순간이다. 어떤 모습은 나를 대견하게 만들고 당황하게도 하지만, 이 또한 나를 말해준다.
[정리 편집실]
‘의외의 모습!’
Q1. 평소와 다른 자신의 모습이 튀어나온 경험이 있나요?
Q2. 그런 모습을 발견했을 때의 느낌은?
Q3. 의외의 모습이 나온 때는 언제였나요?
Q4. 그때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평소 동물을 좋아하지 않았는데,
지난해 여름 길고양이를 보고
귀여워서 고양이 울음소리를 흉내 내며
예뻐해 준 적이 있습니다.
친구가 의외라며 놀라던 기억이 나네요.
TV를 보다 그다지 슬픈 장면이 아님에도
눈물 흘리는 나를 발견했을 때.
집사람과 아이들 모두
“나이 들었나봐”
하면서 재미있어 했다.
평소 생각이 많아 행동까지 시간이
조금 걸리는 편인데, 이전 직장(병원)
동기들과의 약속장소에서 심정지 환자를
발견했습니다. 망설임 없이 심폐소생술을
하는 모습에 스스로도 놀랐습니다.
큰 아이를 처음 맞이하는 순간,
평소 울지 않는 나지만 그 날은 이상했다.
울컥울컥하더니 눈물이 흘렀고,
나는 당황했다. 아이를 갖는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실감했던 날이었다.
남편과 다툴 때 속사포로 대드는(?)
내 모습을 보며 ‘오~ 나도 할 수 있군.
이번에야말로 지지 않겠어’
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ㅋㅋ
지난해 12월, 아빠와 같이 펌을 하고
싶다는 얘기에 인생 첫 펌을 했어요.
기대한 연예인 모습(?)이 아니라 실망했지만,
나름 만족 중입니다. 주변에서는
젊어 보인다고 해주더라고요. ㅎㅎ
아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아이가 태어나니 아이 없는 세상은
생각할 수 없네요. 아이 사진이나
동영상을 보여주며 자랑하니
주변에서도 많이 변했다고 놀랍니다.
지리산 내대계곡 5m 다이빙을 하려는데
다들 눈치만 보고 있어 먼저 뛰어내렸다.
돌다리도 두들겨보는 성격인데….
바닥이 그리 깊지 않았다.
결국 아무도 안 뛰어내렸다. -_-;;
3중 추돌 교통사고를 목격하고,
시민들에게 운전자 신변 확보를 요청했습니다.
인도로 사람들을 대피시키고
119에 신고도 했죠. 처음이었지만
신속히 대처해 신기했습니다.
바퀴벌레를
보자마자 잽싸게
휴지로 잡았을 때.
다들 놀라워했다.
책이 나를 선택했다
블라인드 데이트 북(Blind Data Book)이란 제목과 저자를 볼 수 없도록 포장해 판매하는 책을 말한다. 해외 서점에서 ‘블라인드 데이트 위드 어 북(Blind Date with a Book)’이라는 이름을 붙인 코너를 만들어 책을 소개해 온 방식이다. 독자들은 포장지를 풀어보고서야 어떤 책인지를 확인할 수 있다. 책 선택은 확고한 취향이 반영되는 일이다. 그러나 블라인드 데이트 북은 전혀 읽을 일 없을만한 작가, 장르의 책을 깜짝 선물처럼 만나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
국내에서는 2017년 마음산책, 은행나무, 북스피어 등 3개 출판사가 블라인드 데이트 북 이벤트인 X 시리즈를 기획하면서 퍼져나갔다. 블라인드 데이트 북만 판매하는 ‘꿈꾸는 별 책방’도 등장했다. 이 서점은 책에 작가의 생일과 간단 책 소개 키워드, 가격 정도만 공개해 판매한다.
한국가스공사 LNG 터미널이 있는 통영의 출판사 ‘남해의 봄날’과 서점 ‘봄날의 책방’은 추천도서와 로컬푸드, 굿즈를 함께 제공하는 1년 정기구독 서비스 ‘책바다봄 꾸러미’를 2020년 도입했다. 독자 입장에서는 어떤 책을 받을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블라인드 데이트 북의 확장판이라 할 수 있다. 2021년 초 판매를 시작한 2기 정기구독 서비스는 품절되며 인기를 증명했다.
익숙한 동네의 재발견
‘모험’이란 가슴 뛰게 만드는 단어다. 모험이 반드시 거창할 필요가 있을까. 익숙한 동네에서 오늘의 모험을 시작해보자.
일상에서 선택하는 길은 거의 고정되어 있다. 출퇴근하기 편한 경로, 빠른 길은 경험에 의해 어느새 정해지기 마련이고, 가까운 마트를 갈 때도 상황은 비슷하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돌아가더라도 평소와 다른 길을 선택해 본다. 낯선 길에서 다른 풍경을 볼 수 있다.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한 정거장 전에 내려 걸어가면 평소 자주 볼 수 없었던 동네의 모습을 재발견할 수 있다. 생산적인 생각과 운동 효과는 덤이다.
여행지와 도서관에서 잠시 길을 잃어도 좋다. 유명 관광지가 아닌 평범한 골목에서 예상하지 못한 벽화를 발견할 수도 있고, 도서관 서가를 탐색하며 눈에 띄는 책을 고를 수도 있다.
하루가 달라지는 재미
인터넷에 ‘30일 챌린지’를 검색하면 그림, 스쿼트, 노래 등 다양한 도전과제가 쏟아진다. 사진 챌린지만 해도 오늘의 기분 촬영하기, 과일, 책상, 계절 촬영하기, 높은 곳에서 찍기 등 매일 다른 미션이 주어진다. 그다지 어려운 미션도 아니어서 하루하루 실천하는 재미가 있다.
행동경제학을 활용해 챌린지 달성률을 높인 ‘챌린저스’ 어플리케이션도 활용해 볼만 하다. 챌린저스에는 자기계발은 물론, 아침 공복에 물 한 잔 마시기, 매일 체중재기, 12시 이후 휴대폰 안 쓰고 자기 등 다양한 공식 챌린지들이 존재한다. 챌린저스는 자신이 원하는 도전과제를 선택하고, 참가비를 내고 신청하는 방식이다. 돈에 꼬리표를 붙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달성률이 올라가도록 기획했다. 참가비는 85% 이상 달성했을 경우 전액 환급되고, 100% 달성하면 추가 상금도 주어진다.
콘셉트를 부여한 일상
웨인 왕 감독의 1995년 영화 ‘스모크(Smoke)’에는 담배가게를 운영하면서 10년 넘게 매일 아침 8시에, 같은 자리에서 사진을 찍는 ‘오기 렌(하비 케이틀 분)’이란 인물이 등장한다. 그가 찍은 사진은 무려 4,000여 장이 됐다.
같은 시간에 같은 풍경 찍기도 일상에 활력을 준다. 일정기간 사진을 모아 보면 익숙한 풍경이라도 달라져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계절이 변함에 따라 햇살의 양이 달라지고, 어느 날은 눈이 내렸다 다른 날은 비가 내리기도 한다. 운이 좋다면 사진 속에서 길냥이를 발견할 수도 있다.
해마다 같은 포즈로 가족사진을 찍어 이를 SNS에 올려 화제가 된 해외 사례도 있듯이 이처럼 일상에 조금만 변화를 주면 의외의 재미를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