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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자
인생의 길이
보이기 시작했다
러닝 전도사 안정은
(런더풀 대표)
[글 임영현 사진 한상훈]
- Q질문
- 코로나19가 강타한 2020년, 어떻게 보내셨어요?
- A답변
- 코로나19로 예정된 강연과 행사가 취소되다 보니 솔직히 힘들었어요. (웃음) 세계 6대 마라톤 대회 참가한다는 큰 꿈도 무너졌고요. 달리기와 지역 관광을 결합한 런트립을 기획해 오고 있는데, 코로나19가 끝날 때를 대비하자는 생각에 대형면허를 취득했습니다. 행사 때마다 버스를 대절해 이용했는데 이제부터는 제가 직접 운전해 비용을 아끼려고요. 코로나19로 3월 예정된 결혼식도 미루다 6월 결혼했어요. 면사포를 쓰고 미리 모집한 참가자 50명과 함께 반포한강공원에서 달렸고, 저와 남편 50만 원, 참가자들의 참가비 50만 원을 모아 100만 원을 기부하기도 했습니다.
“
멀리 있는 큰 목표도 중요하지만그 목표가 너무 희미해 보이지 않는다면,
또는 손에 닿을 수 없는 거리에 놓여 있다면,
지금 당장은 발 앞에 놓인 장애물을
먼저 뛰어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그 또한 결국 목표로 향하는 길이다.
”
<오늘도 좋아하는 일을 하는 중이야> 중에서- Q질문
- 2020년 8월에는 새 책 <오늘도 좋아하는 일을 하는 중이야>도 내셨더라고요. KOGAS 직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 A답변
- 힘들었을 때 스스로에게 위로를 건네기 위해 썼던 글을 모았습니다. 이 책이 불확실한 미래 때문에 불안해하는 사람들을 토닥여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KOGAS 직원들을 비롯한 직장인에게 책 23페이지 ‘멀리 있는 목표보다 잡을 수 있는 목표부터’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2019년 250㎞ 고비 사막 마라톤 대회에 참가했을 때 하루 40㎞씩 달려야 했어요. 저 멀리 피니시 라인이 보여서 1㎞만 더 달리면 될 줄 알았는데 8㎞나 남아있더라고요. 그 순간 온 몸에 힘이 빠졌어요. 아무리 걸어도 피니시 라인은 가까워지지 않았죠. 고개를 숙여 당장 앞에 있는 장애물부터 하나씩 건너보기로 했더니 결국 피니시 라인을 통과할 수 있었습니다. 일이 바쁘면 자신을 돌볼 여유도 없잖아요. 지금 당장 실행 가능한 작은 목표들에 집중해 잦은 성공의 경험들을 쌓아가면서 자신감을 얻으셨으면 좋겠습니다.
- Q질문
- 달리기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 A답변
-
비전이 좋다는 주변의 권유에 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프로그램 개발자로 취업했다 6개월 만에 퇴사했습니다. 적성에 안 맞더라고요. 제가 하고 싶은 일이 뭘까 생각해 봤더니 승무원이 떠올랐습니다. 열심히 준비해 중국 항공사에 합격하고 비행할 날만 기다리고 있었죠. 그때 사드 사태가 발생했어요.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자 취업비자가 조금씩 나오기 시작했는데 제 차례는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회사에서는 기다리라고만 하니 희망고문이 따로 없었죠. 방에 틀어박혀 매일 울면서 보냈습니다. 사람들도 못 만나겠더라고요.
4월 어느 날 창밖을 보니 날씨가 정말 좋았어요. 그래서 집을 나섰는데 밖에서도 눈물이 멈추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은 이상하게 쳐다보고…. 눈물을 땀으로 보이게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무작정 달리기 시작했어요. 달린 시간은 고작 5분이었지만, 다음날 개운하게 일어날 수 있었습니다. ‘달리다보면 내 인생에도 길이 보이지 않을까?’하는 생각으로 매일 나가 달렸어요. 익숙한 풍경이라도 달릴 때면 새로운 풍경이 보이더라고요. 매번 여행하는 느낌이었습니다.
혼자 뛰다 사람들과 함께 달리기 시작했고, 달리다 보니 새로운 목표들도 하나하나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장거리에 도전해 마라톤 풀코스도 여러 차례 완주했죠. 달리기는 저를 세상 밖으로 나오게 해줬습니다.
- Q질문
- 러닝 전도사라는 새로운 길을 만드셨는데요, 좋아하는 달리기를 직업으로 연결시킨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 A답변
- 마케팅 업무를 하던 직장을 2018년 2월 그만 두고 이제부터는 제 자신을 마케팅해보기로 했습니다. 걱정하시는 부모님께 1년 안에 책 1권을 내겠다고 말씀드렸고, 첫 책 <나는 오늘 모리셔스의 바닷가를 달린다>로 부모님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었습니다. 책 덕분에 청와대, 해병대를 비롯한 여러 군데서 강의와 방송 출연 요청을 받아 ‘러닝전도사’로서 많은 분과 만나고 있습니다. 이를 계기로 ‘런더풀(RUNderful)’이란 회사를 만들었고, 현재 런더풀 대표이자 런트립 기획자, 러닝 코치와 멘탈 코치, 작가 등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 Q질문
- “인생은 마라톤이다”라는 말이 있는데요, 이를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A답변
- 마라톤이 인생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마라톤 대회 참가자들은 피니시 라인을 향해 앞만 보고 달려 나가잖아요. 인생에서 같은 길, 같은 속도는 없어요. 언제 취직해야 하고, 언제 결혼해야 한다는 것 같은 시기도 중요하지 않아요. 옆 사람과 경쟁할 필요도, 다른 사람 시선을 의식할 필요도 없고요.
- Q질문
- 앞으로의 계획을 소개해 주세요.
- A답변
-
2020년 초 발간한 <서울을 달리는 100가지 방법>에 이어 제주 지역번호 064에서 착안한 신작 <제주를 달리는 64가지 방법>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올 봄 출간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책이 나오면 많은 분과 제주도로 달리기 여행을 가고 싶습니다. 우리나라는 달리기 좋은 코스들이 많아요. 앞으로 지역별 달리기 코스를 소개하는 시리즈 책을 완성하고 싶습니다.
제가 런트립 기획자로 일하는 있는 만큼 2021년에는 관광통역안내사 자격증을 취득해서 보다 전문성을 갖추고 싶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세계 6대 마라톤 대회 참가도 이루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