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의 광장
2016년 한국가스공사에 입사해 어느덧 5년 차. 이제는 제법 '직장인 티'가 나는 이들이지만, 동기들과 함께할 때면 무모할 만큼 뜨거운 열정으로 가득했던 신입사원 때로 돌아간다. 함께 하는 시간의 소중함이 어느 때보다 간절한 여름날, 39기 동기 세 사람이 뭉쳤다. 뛰고 오르고 웃고 떠들며 보낸 신나고 짜릿했던 하루를 소개한다.
[글 박향아 사진 김지원]
우리는 한국가스공사 39기, 입사 동기입니다!
세 사람은 입사 동기다. 단순한 회사 동료 혹은 학교 동창과는 묘하게 다른 특별한 관계 말이다. 신입사원 연수원에서 같은 조로 만나 사회생활을 함께 시작한 특별한 인연. 그래서 나이도 성별도 자라온 곳도 다른 세 사람에게는 끈끈한 동지애가 있다. 2016년 9월 가스공사의 신입사원이 되고 어느덧 5년 차 직장인이 되기까지 비슷한 고민을 하면서 함께 성장해왔기 때문이다.
"우리 동기들이 좀 유난스러운 면이 있어요. 모이기도 잘 모이고, 한 번 모이면 뭘 하든 즐겁게 보내거든요. 물론 일도 열정적으로 하고요.(웃음) 연수원에서도 각자의 실력과 열심과 열정에 단합력이 더해져서 좋은 성적을 거뒀고요. 다들 일도 잘하고 놀기도 잘하는 멋진 사람들입니다."
김준성 주임이 줄줄이 늘어놓는 동기 자랑에 류나영 주임이 살포시 무게를 더했다.
"사실 각자 근무지가 다르다 보니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그냥 서로의 존재만으로도 든든할 때가 많아요. 어쩌면 부서가 달라서 더 친해진 것도 있는 것 같아요. 업무 면에서 부딪힐 일이 없으니까요.(웃음)"
비록 얼굴을 마주하지는 못해도 동기들이 모여 있는 SNS 단체 대화방에서는 알람이 쉴 새 없이 울린다. 오늘 먹은 점심 메뉴, 어제 본 TV 프로그램처럼 소소한 일상 속 수다부터 회사 생활에 대한 깊은 대화까지, 지난 5년간 함께 나눈 대화가 쌓여 관계는 더욱 끈끈해지고 있다. 특히 동기 중 막내인 김재훈 직원은 "요즘 부쩍 동기들이 든든하고 고맙게 느껴진다"고 했다. 입사하고 2018년 3월에 입대한 후 2020년 2월에 제대와 함께 다시 회사로 돌아왔을 때, 누구보다 많은 응원과 격려와 조언을 해준 사람들이 동기들이라는 것. 덕분에 빠르게 회사 생활에 적응하고 있다.
"입대 전에 동기들이 환송회를 해줬어요. 저녁을 먹고 간단히 맥주 한 잔만 마시자던 것이 점점 길어져서 막차가 끊긴 거예요. 그래서 24시간 카페에서 다 같이 밤새 수다를 떨다가 아침에 해장국을 먹고 헤어졌는데, 입대하고 나서도 그날이 문득 떠오를 만큼 따뜻하고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다시 회사에 복귀했을 때에도 마치 처음 입사할 때만큼 긴장되고 떨렸는데, 단체 대화방에 가득 쌓인 응원 메시지를 보며 힘을 냈던 기억이 납니다."
동기들과 함께 하는 신나고 짜릿한 하루
각자 부서는 달라도 지난 5년 동안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하며 제법 단단한 우정을 쌓아온 세 사람. 특히 해마다 두 번씩 동기들과 함께 떠나는 여행은 서로의 관계를 더욱더 끈끈하게 맺어주는 특별한 시간이다. 올해 경주로 떠나려던 여행 계획이 코로나19로 인해 무산되면서, "우리도 사보에 특별한 추억 하나 남겨보자"는 얘기를 종종 했었고, 동기들 사이에서 행동대장으로 통하는 김준성 주임이 이번에도 행동에 나섰다. "1박 2일의 여행은 아니더라도 오랜만에 얼굴을 보고 신나게 놀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이왕이면 그 시간을 기록으로 남기면 더 좋지 않을까 싶었어요. 그래서 사보에 신청했는데, 이렇게 좋은 기회가 주어졌네요. 더 많은 동기가 함께하지 못해서 아쉽지만, 그래도 오늘 세 사람이 함께 멋진 추억을 만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이니 그동안 쌓아둔 이야기들이 쉴 새 없이 쏟아진다. 요즘 한창 다이어트 중이라는 류나영 주임은 "오늘은 지루한 러닝머신 대신 즐겁게 놀면서 칼로리를 소모해보겠다"고 했고, 김재훈 직원은 "요즘 다시 신입사원이 된 것처럼 긴장감이 컸는데, 오늘 동기들과 함께 신나게 즐기고 가겠다"고 했다. 세 사람 중 가장 큰 변화를 겪고 있는 이는 얼마 전 아빠가 된 김준성 주임이다. "다행히 엄마를 닮았다"는 예쁜 딸 소담이가 태어난 지 36일째. 새벽 두세 시마다 소담이의 우유를 책임지고 있는 만큼 늘 잠이 부족하지만, "환하게 웃는 모습만 보면 피로가 한 번에 사라진다"는 걸 보니, 벌써 '딸 바보 아빠'의 기운에 가득 느껴진다. "물론 소담이의 얼굴만 봐도 너무너무 행복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나와서 동기들과 함께하니까 좋네요. 오늘은 자유를 마음껏 누리면서 에너지를 가득 충전하고, 또다시 힘들지만 행복한 육아의 세계로 들어가도록 하겠습니다.(웃음)"
슈퍼맨처럼 날고, 스파이더맨처럼 올라라!
오늘 세 사람이 찾은 장소는 스포츠 융복합 테마파크인 '스포츠 몬스터'. 동심으로 돌아가 맘껏 뛰며 즐길 수 있는 어른들을 위한 신나는 놀이터다. 공간 곳곳을 채우고 있는 다양한 스포츠 중에서 세 사람이 처음으로 선택한 것은 바로 3m 높이에서 몸을 날려 저 멀리 샌드백을 잡아야 하는 놀이기구다. 빨간 보자기를 어깨에 두르고 계단에서 위풍당당하게 뛰어내렸던 어린 시절로 돌아가, 하늘을 나는 슈퍼맨이 되어보기로 한 세 사람. 용기 있게 첫 번째 주자로 나선 김준성 주임은 망설임 없이 점프대에 오르더니 멋지게 날아올라 샌드백에 무사히 안착했다. 류나영 주임도 생각보다 멀리 있는 샌드백에 잠시 망설이는 듯하더니, 나비처럼 가뿐하게 날아서 멋지게 성공. 아래에서 두 사람의 멋진 모습을 지켜보던 막내 김재훈 직원의 걱정이 커져만 가는 순간이다. "제가 고소공포증이 좀 있거든요. 둘 중 한 명이 실패하면 핑계 삼아 저는 안 하려고 했는데, 이제는 도망갈 구석이 없잖아요. 두 눈 질끈 감고 뛰어 봐야죠." 점프대에서 떨어질 줄 모르는 김재훈 직원의 두 발을 떨어뜨린 건 김준성, 류나영 주임의 응원. "할 수 있다, 김재훈! 멋지다 김재훈!"을 외치는 동기들의 목소리에 용기를 내어 하늘을 날았다. 어린 시절 동경했던 슈퍼맨처럼 용감하게! "사실 한 명쯤을 떨어져도 재미있을 것 같다"는 김준성, 류나영 주임의 농담 섞인 바람과는 다르게 멋지게 비행에 성공한 김재훈 직원은 지켜보는 동료들을 향해 멋지게 웃어 보였다. 하늘을 나는 짜릿함이 오롯이 느껴지는 멋진 미소다.
슈퍼맨이 되어 멋지게 하늘을 날았다면, 이제는 맨몸으로 벽을 오르는 스파이더맨이 되어 볼 차례다. 세 사람은 벽 위로 듬성듬성 튀어 오른 홀드(손으로 잡거나 발로 디딜 수 있는 구조물)에 몸을 지탱한 채 인공 암벽을 타고 오르는 스포츠 클라이밍에 도전해보기로 했다. 클라이밍 경험자인 김준성 주임을 필두로 한 걸음씩 암벽을 올라 마침내 정상에 선 세 사람. 중간에 발을 헛디디어 미끄러지기도 하고 포기할까 생각도 해봤지만, 함께 오르는 동기가 있어서 정상까지 즐겁게 오를 수 있었다.
연수원에서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되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던 류나영 주임, 입사했을 때는 혼자였지만 이제는 한 가정의 가장이자 아빠가 된 김준성 책임, 입대로 2년의 공백이 있었던 만큼 앞으로 더 열심히 달려 나가겠다는 김재훈 직원. 5년 전 모든 것이 낯설고 서툴렀던 신입사원으로 만나 이제는 업무에 익숙해진 만큼 책임감의 무게도 더해진 5년 차 KOGAS인이 되었다. 그 시간을 함께 지나온 동기들과 신나게 뛰고 즐겁게 웃으며 보낸 짜릿했던 하루. 세 사람은 "오늘 가득 충전한 에너지를 디딤돌 삼아 남은 한 해도 누구보다 열심히 채워가겠다"고 했다. '입사 동기'라는 이름으로 처음 인연을 맺었던 5년 전, 신입사원의 열정과 초심을 다시금 되뇌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