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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있나요?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어쩌면 대단한 행운일 수 있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르고, 믿는 도끼에 발등 찍혀봤더라도 마지막 보루, 내가 있다. 내가 내 삶의 등대가 되면 된다.
[정리 편집실]
무엇을 신뢰할까?
Q1. 이 사람이라면 평생 믿을 수 있다는 사람이 있다?
Q2. 당신이 가장 믿는 존재는?
Q3. 당신은 사람이나 정보를 쉽게 믿는 사람? 조심성이 많은 사람?
Q4. 쇼핑할 때 가장 참고하는 부분은?
공중파에서 소개한 맛집을 찾았습니다.
저명한 인사들의 사인이 많았는데 가격 대비
서비스, 맛 등 모든 게 기대 이하였습니다.
역시 방송에 나온 맛집은 소개하기 위한 집이지
진정한 맛집은 아니란 걸 재학습했습니다.
다행히 수고스럽게 줄 서 기다리진 않았네요.
음식점은 꼭 후기를 살펴보고 방문하는 편이다.
그런데 후기가 항상 좋기만 한 맛집은 없다!
일부 안 좋은 후기가 있더라도 막상 가보면
나에게 괜찮았던 맛집도 많다.
주변 의견에만 귀 기울이지 말고
때로는 직접 겪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믿기 위해서는 믿음의 근거를
점검해야 서로 이롭다.
좋은 사람을 나쁘게 만드는 원인이
나에게 있을 수 있음을 상기하자.
‘선 자리에 따라서 풍경이 달라진다’는
말처럼 인간은 상황의 동물이다.
어버이날 선물로 인터넷 쇼핑몰에서
소고기를 선물하려고 했었습니다.
너무 많은 사이트와 상품들이 있었고,
후기들을 두루두루 읽어보고 비교했으나
극과 극의 반응으로
고민만 더욱 깊어졌습니다.
후기들이 가장 많으면서 평균 평점이
높은 곳에서 주문했지만
만족하지 못했습니다.
앞으로는 축산물시장이나 마트에 가서
직접 보고 구매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급한데 200만 원만 빌려줘.
그걸로 안 되겠어,
200만 원 더 빌려줘.
마지막으로 300만 원만
더 있으면 될 것 같아.”
이렇게 총 700만 원을 이틀 사이에
빌려갔던 지인이 있었습니다.
알고 보니 제게 계속 빌려 보이스피싱
사기단에 입금했던 것이었죠.
그때 제가 매몰차게 거절했었더라면
어땠을까 후회한 적이 있습니다.
20년 지기 매우 친한 친구가 교통사고에
휘말려 급하게 돈이 필요하다는 연락이 왔다.
돈 떼먹을 친구도 아니고, 내가 그 돈이 없어도
생활하는 데 큰 지장은 없었지만
친구 사이에 돈 거래 하는 게 아니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왔기에 정중히 거절했다.
친구는 나에게 섭섭한 눈치였다.
그 섭섭함의 정도를 조금이나마
가늠할 수 있어 미안했다.
다음에 비슷한 일이 생기면 어떻게든
도움을 줘야겠다고 마음먹게 됐다.
캠핑을 처음 시작할 때 캠핑용품을
구매하고 블로그에 사진과 상품평을
간단히올린 적이 있었습니다.
제품 검색을 통해 블로그에 들어온
사람들로부터 “솔직한 평가 Good”,
“참고할게요” 등의 피드백을 받고
나름 도움이 된 것 같아 좋았습니다.
감사하게도
제 친구 중에
돈 빌려달라고 이야기한
친구는 없는데,
빌려달라고 하면 못 받는 셈치고
제 마음이 허락하는 만큼
빌려줄 것 같아요.
급하게 돈이 필요해 친한 친구에게
요청했는데 나를 믿고 선뜻 빌려줬다.
그 친구에 대한 고마움은 평생 남을 것 같다.
해외 배송치고는 빠르다는 후기를 보고
샀는데 한 달 걸린 경험이 있다.
‘신뢰의 위기’를 맞은 세계
2001년부터 신뢰도 지표(Trust Barometer)를 조사해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서 발표해 온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마케팅 기업 에델만(Edelman)은 2017 신뢰도 지표 조사 결과에 대해 ‘신뢰의 위기’라고 요약했다. 에델만 신뢰도 지표 조사는 세계 여론주도층과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정부와 기업, 비영리단체(NGO), 미디어 등 주요 사회 주체에 대한 신뢰도를 파악하고, 개인 및 그룹 간 신뢰 형성과 관련된 커뮤니케이션 패러다임의 변화를 분석한다. 2016년 10~11월 28개국 3만 3,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2017 에델만 신뢰도 지표 조사에선 정부, 기업, 미디어, NGO 등 4대 기관의 신뢰도가 전년도에 비해 모두 하락했다. 특히 미디어는 조사 국가 82%에서 불신한다고 응답해 미디어 신뢰도가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정부 신뢰도 가파르게 상승
코로나19와 신뢰도의 관계를 주제로 2020년 4월 한국, 미국, 캐나다, 영국, 프랑스, 중국, 일본, 인도, 멕시코, 사우디아라비아 등 11개국 1만 3,200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신뢰도 지표 조사 결과에선, 신뢰도 지표 조사가 진행된 지 20년 만에 처음으로 정부가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기관’으로 선정됐다. 2020년 1월 조사 결과 대비 정부에 대한 신뢰도는 평균 11%p 상승한 65%로 나타났다. 기업·NGO(각각 62%, +4%p), 미디어(56%, +5%p)에 대한 신뢰도 역시 모두 상승했다. 한국의 경우, 정부 신뢰도는 2020년 1월 대비 16%p 증가한 67%를 기록했다. 이는 11개 조사국 중 중국(95%), 인도(87%), 사우디아라비아(83%), 캐나다(70%)에 이어 다섯 번째로 높았고, 증가폭은 영국(24%p), 캐나다(20%p), 독일(19%p)에 이어 네 번째로 높게 나타났다.
이와 함께 기업 CEO가 선제적으로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나서기를 기대한다는 응답이 65%를 차지했다. 리차드 에델만 회장은 이 조사 결과에 대해 “이제 관심이 경제 회복으로 이동하고 있는 만큼 기업이 보다 나서야 한다”며 “지금부터 기업에 대해 평가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늘날은 분산적 신뢰의 시대
레이첼 보츠먼 옥스퍼드대학교 사이드경영대학원 초빙교수는 저서 <신뢰 이동(WHO CAN YOU TRUST?)>에서 “우리는 인류 역사상 세 번째로 중대한 신뢰 혁명의 출발점에 서 있다”고 말했다. 레이첼 보츠먼에 따르면, 인간의 역사는 신뢰 측면에서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지역적 신뢰(Local Trust) 시대다. 지역적 신뢰 시대란 모두가 서로를 아는 소규모 지역 공동체에서 살던 시대로, 신뢰가 우리에게 친숙한 사람에게 향했다. 두 번째는 제도적 신뢰(Institutional Trust)의 시대로, 신뢰가 계약과 법정, 상표 형태로 작동해 조직화된 산업사회로 발전하기 위한 토대가 구축된 일종의 중개인 신뢰의 시대다. 제도적 신뢰 시대에선 예를 들어 은행이 자신의 저금을 안전하게 지켜줄 것이라 믿는다. 세 번째는 분산적 신뢰(Distrubuted Trust)의 시대다. 분산적 신뢰란 개인들 사이에 수평으로 오가고, 네트워크와 플랫폼과 시스템을 통해 가능한 신뢰를 말한다. 한마디로 말하면 기업, 정부, 미디어, 전문가보다 낯선 개인을 믿는다. 레이첼 보츠먼은 오늘날 신뢰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분산적 신뢰 시대의 초기 단계를 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분산적 신뢰 시대에 신뢰를 구축하는 조건
우리가 분산적 신뢰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는 알리바바 같은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성공과 함께 에어비앤비, 우버 등 공유경제의 폭발적인 성장에서 찾아볼 수 있다. 우리는 전혀 모르는 사람을 집에 머물게 하며 또한 한 번도 본 적 없는 운전자의 차에 탑승한다.
이러한 분산적 신뢰의 시대에서는 신뢰가 어떻게 구축될까? 저자는 신뢰를 구축하는 세 가지 요인으로 캘리포니아롤 원리, WIIFM 요인, 신뢰 인플루언서를 제시한다. 캘리포니아롤 원리란 미국에서 낯선 개념이었던 초밥을 밥과 김의 위치를 바꿔 친숙한 형태로 만든 사례를 바탕으로 한, ‘이상하지만 친숙하게 만드는’ 원리이다. 에어비앤비는 홈페이지에서 자신들의 서비스를 설명하기보다, 어디로 가는 지를 묻고 시험 삼아 자기 지역을 검색하도록 만들었다. 사람들은 익숙한 동네 모습을 보며 자신이 원하면 이런 곳에 머물 수 있음을 이해할 수 있다.
WIIFM 요인이란 ‘이것은 나에게 무엇이 좋은가(WHAT’S IN IT FOR ME?)’를 의미한다. 사람들은 새로운 기술을 통해 실제로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알고 싶어 한다. 자율주행차 기업이라면 자율주행차가 완벽할 것이라는 사람들의 기대는 낮추고, 단점보다 장점이 상당히 크다는 사실을 강조해야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신뢰 인플루언서는 새로운 방식을 신뢰하게 만드는 의외의 사람들을 말한다. 런던 은행에서 파리 은행으로 1,000파운드를 송금하고 싶은 사람에게 유로를 파운드로 바꾸고 싶은 사람을 찾아줘 비용을 절약하게 만들어주는 트랜스퍼와이즈(TransferWise)는 신뢰 인플루언서로 핀테크에 능통한 사람이 아닌, 연금 수급자에 주목했다. 트랜스퍼와이즈는 스페인 같은 나라에서 지내면서 정기적으로 파운드를 유로로 송금받는 은퇴한 영국인에 초점을 맞췄다. 연금에서 수수료가 꽤 큰 부분을 차지하는 연금 수급자들은 트랜스퍼와이즈를 이용하기 시작했고, 다른 초기 이용자들은 이들의 좋은 평가에 영향을 받아 새로운 시스템을 신뢰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