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의 광장
사회생활을 하면서 존경하고 따를 수 있는 선배가 있다는 것은 정말 큰 행운이다. 통영기지 안전환경부 김식우 과장은 뛰어난 실력과 인자한 인품으로 많은 후배들에게 귀감이 됐던 인재육성부 최경식 부장이 바로 그런 선배라고 말한다. 그래서일까. 내년 6월 퇴직을 앞두고 있는 최경식 부장을 위해 많은 후배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했다. 물빛이 아름다운 통영 앞바다에서 함께한 선후배들의 훈훈한 요트투어 현장을 소개한다.
[글 양지예 사진 김지원]
존경하는 선배를 위한 특별한 이벤트
뜨거운 한여름 햇빛이 푸른 바다 위에 흩뿌려놓은 보석처럼 반짝인다. 통영 앞바다에서 불어오는 부드러운 바닷바람이 땀을 씻겨주며 온몸을 기분 좋게 감쌌다. 통영 출신의 문인 박경리 선생이 소설 《김약국의 딸들》에서 그린 듯 생생하게 묘사한 통영의 바다는 가히 조선의 나폴리라 불릴만했다. 이런 아름다운 풍광을 보면 사랑하는 사람들이 떠오르기 마련. 김식우 과장은 존경하는 선배 최경식 부장의 퇴직을 앞두고 동료들과 함께 아름다운 통영을 만끽할 수 있는 요트투어를 계획했다. "오늘 모인 사람들은 부장님이 설비운영부에 계실 때 다들 한 번씩 함께 일하면서 부장님을 존경하게 된 후배들이에요. 부장님 퇴직을 앞두고 아쉬운 마음에 함께 즐거운 추억도 쌓고 좋은 말씀도 듣고 싶어서 이런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함께 자리한 직원들은 최경식 부장을 존경하는 이유를 딱 두 가지로 꼽았다. '실력과 인품'! 직원들은 30년 넘게 공사에 근무하는 동안 회사생활의 책이 아닐까 싶을 만큼 모범적이고 원칙적으로 업무를 처리하면서도 항상 후배들의 허물은 덮고 책임을 다하려 했던 최경식 부장의 인품에 대한 존경심을 나타냈다. 평소 허물없이 장난치고 가깝게 지내는 후배들의 진심 어린 칭찬에 최경식 부장은 손사래를 치며 몸 둘 바를 몰라 했다. "제가 근무를 하는 동안 후배들에게 잘해준 것도 없는데 이런 자리를 마련해주니 무척 고맙죠. 정말 뜻깊은 시간인 것 같아요. 오늘 동료들과 좋은 추억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통영 바다에서 함께한 선후배의 훈훈한 시간
새하얀 돛을 단 요트가 새파란 통영 바다 위에 떠 있는 모습이 무척 이국적이다. 승선장에 모인 직원들은 안전을 위한 구명조끼를 입고 안전 수칙을 들은 후 기대감에 가득 찬 얼굴로 요트에 승선했다. 직원들이 모두 탑승하자 감미로운 음악과 함께 요트가 잔잔한 통영 바다를 가로지르며 천천히 앞으로 나아갔다. 요트는 통영시에서 뱃길로 2km 정도 떨어져 있는 한산도를 향해 약 30여 분간 항해할 예정이다.
요트 선두에 자리 잡은 최경식 부장은 후배들과 통영에서의 지난 추억을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햇살 가득한 아름다운 주변 풍광을 감상했다. 지금은 퇴직을 앞두고 안산 인재육성부에서 후배 직원들을 상대로 직무 강의를 하고 있지만 임금피크제에 들어가기 전 마지막으로 근무했던 통영은 최경식 부장에게 무척 특별한 곳이다.
"86년도에 입사해서 10년 정도 통영기지에서 근무했어요. 당시에는 일도 바쁘고 주말에는 충청도에 있는 집에 올라가느라고 통영을 둘러볼 기회가 많지는 않았어요. 한산도에는 두 번 정도 가 본 것 같은데 오래돼서 기억이 잘 나지 않네요. 오늘 이렇게 나와 보니 옛날 생각도 나고, 무엇보다 사랑하는 후배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합니다."
공사에 30년 넘게 몸담는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꼽아 달라는 말에 주저 없이 후배들이 승진하거나 성과를 냈을 때라고 말할 정도로 그의 후배 사랑은 남다르다. 이런 마음을 알아서일까. 오늘 모인 직원들 외에도 그를 따르는 후배들은 정말 셀 수 없이 많다. 특히 그와 10년 가까이 같은 부서에서 근무했다는 통영기지 안전환경부 유원기 과장은 업무 때는 카리스마 있으면서도 항상 후배들을 믿고 즐겁게 일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셨던 최경식 부장과의 지난 추억을 떠올리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부장님은 담당자가 어떤 일을 수행할 때 전적으로 믿고 권한을 위임해 주세요. 그래서 더 즐겁고 책임감 있게 일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뿐만 아니라 사적으로는 어떻게 하면 인생을 지혜롭게 살 수 있을지 인생 멘토로서도 조언을 많이 해주세요. 회사에 이렇게 인간적으로 존경하고 따를 수 있는 선배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정말 감사한 일인 것 같아요."
나이와 세대를 넘나드는 우정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사이, 한산도에 다다랐다. 요트에서 내린 직원들은 한산도에 위치한 조선 시대 충무공 이순신의 사당 제승당을 둘러본다. 제승당은 이순신 장군의 사령부가 있던 곳으로, 한산도에 진을 친 이후 늘 이곳에 기거하면서 휘하 참모들과 작전계획을 협의했던 집무실이다. 직원들은 나무가 울창하게 우거져 그늘을 드리운 산책로를 걸으며 함께 기념사진도 찍고 이야기도 나누면서 그렇게 또 하나의 추억을 쌓았다.
"부장님은 업무적으로도 실력이 뛰어나고 항상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 열정적인 분이세요. 그러면서도 일도 중요하지만 사람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인간적인 분이시죠. 그래서 주변에 따르는 후배가 많은 것 같아요."
통영기지 안전환경부 김범곤 차장의 이야기에 마지막까지 최경식 부장과 함께 근무했던 통영기지 설비운영부 김대환 과장도 부장님의 그런 인품 덕분에 회사생활이 무척 즐거웠다고 동의했다. 더불어 통영기지 안전환경부 이도경 차장도 팀원들이 잘못한 일이 있어도 질책하기보다 항상 격려하고 독려해주시던 최경식 부장의 모습을 떠올리며 존경과 감사의 뜻을 표했다.
제승당을 둘러보고 다시 요트를 타고 돌아오는 길, 최경식 부장은 마지막으로 자신을 따르는 후배들에게 당부의 말을 남겼다.
"후배들이 자기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도록 내실 있게 일하고 꾸준히 공부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젊을 때의 꿈을 잊지 말고 계속 키워나가서 훗날 퇴직 후에도 멋진 인생을 살면 좋겠습니다. 오늘 이런 특별한 자리를 마련해준 후배들에게 너무 감사해요. 정말 즐거웠습니다."
직원들은 퇴직 후 인생 2막을 멋지게 살아갈 최경식 부장을 위하여 다 함께 와인 잔을 기울이며 건배했다. 나이를 넘나드는 그들의 훈훈한 우정이 오랫동안 계속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