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愛가면
휴식을 취하는 가장 즐거운 방법은 단언컨대 여행이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어디든 마음대로 떠날 수 없는 상황에서 최고의 선택지가 사라져버렸다. '이가 없으면 잇몸'이라고 했던가.
차 안에서라도 이 즐거운 쉼을 누릴 수 있도록 대한민국 드라이브 스루 명소를 꼽아봤다.
[글 편집실]
동해안의 유려한 선을 굽어보다
강릉 헌화로 드라이브 코스
바다와 맞닿은 다채로운 풍경을 하나의 길 위에서 오롯이 즐길 수 있는 드라이브 구간이 있다. 강릉시 옥계면 금진해변에서 심곡항을 거쳐 정동진항까지 이어지는 강릉 헌화로. 이 코스는 대한민국 해안도로 가운데 바다를 가장 근거리에서 조망할 수 있는 도로로, 금방이라도 파도가 덮칠 듯한 바다를 옆에 끼고 드라이브할 수 있어 '동해안 최고 드라이브 코스'라는 별칭을 얻은 길이기도 하다. 웅장함을 뽐내는 기암괴석과 고운 모래사장, 세월을 낚는 강태공과 서핑을 즐기는 젊은이들이 구불구불 굴곡진 도로 옆을 교차하며 비껴가는 모습은 그야말로 다채로워 지루할 틈이 없다. 바다 위를 달리는 듯한 기분을 만끽하다가 차에서 잠시 내려 산책길을 걸어보는 것도 좋다. 정동진 썬크루즈 주차장에서 심곡항에 이르는 약 2.86㎞ 거리의 '바다부채길' 탐방로는 동해의 2,300만 년 전 지각변동을 관찰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해안단구로 신비로운 비경을 자랑한다.
대한민국의 가장 아름다운 국도
7번 국도 해안도로
부산에서 동해안을 따라 경상남.북도, 강원도 고성까지 감싸고도는 해안도로인 7번 국도는 일출 명소로 꼽히는 대표적인 드라이브 코스다. 7번 국도를 따라 늘어선 숙소에서는 대부분 방 안에서 일출을 맞이할 수 있다. 고성 화진포해수욕장부터 남쪽으로 가진, 송지호, 속초, 하조대 등 유명 해수욕장을 모두 끼고돈다는 점도 이 코스의 매력 중 하나. 특히 한적한 바다 풍광을 볼 수 있는 양양 하조대는 더없이 아름다운 쉼을 선사한다. 양양 바다는 7번 국도와 가장 가까이 접해 있으며, 동호해변, 수산항 마리나, 쏠비치, 낙산사 등 양양을 대표하는 관광 명소가 연결돼 있어 볼거리를 더한다. 양양에서 북쪽으로 올라가는 7번 국도를 달리다 보면 오른편으로 동해의 절경과 마주하게 된다. 작은 어촌 마을과 넘실대는 해변 풍경은 고즈넉한 운치를 전한다.
양양에서 속초를 잇는 7번 국도 구간 어디서나 장엄한 설악산이 펼쳐져 보이고, 속초에서 7번 국도를 따라 고성 방향으로 달리면 관동팔경의 하나인 청간정에 닿을 수 있다. 잠시 숨을 고르듯 청간정에 오르면 저 멀리 서남쪽으로는 설악산의 울산바위가 희미하게 시야에 잡히고, 노송 사이로 난 오솔길을 거닐다 보면 어느새 탁 트인 동해의 활기찬 움직임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황금빛 일몰을 만끽할 수 있는 곳
백수해안도로
서해안 드라이브의 백미는 황금빛으로 녹아내리는 낭만적인 일몰 풍경이다. 전남 영광 백수해안도로는 칠산 앞바다의 구불구불한 해안을 따라 이어진 16.8㎞의 도로로, 이 길을 따라 달리면 아름다운 해안 절벽과 기암괴석, 다소곳이 바다 위에 앉은 섬들과 드넓은 갯벌, 그리고 황금빛으로 물드는 일몰을 감상할 수 있다. 해안도로에는 주변 경치를 둘러볼 수 있도록 전망대와 주차장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으니 쉬엄쉬엄 이동해도 좋다.
이중 대표 전망대는 백수해안도로와 서해의 눈부신 풍경을 한눈에 굽어볼 수 있는 칠산정. 전망대 맞은편 해변으로는 바다로 향하는 산책로가 조성돼 있어 전망대에서 서해를 조망하고 난 뒤 길을 따라 천천히 걸어보는 것도 좋다. 백수해안도로에서 40여 분 달리면 영광과 무안을 잇는 칠산대교와 칠산 앞바다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높이 111m 칠산타워에 오를 수 있다. 칠산타워에서 일몰을 감상한 뒤 좀 더 머물며 칠산대교의 근사한 야경까지 눈에 담으면 금상첨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