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GAS FAMILY
한낮 기온이 35℃에 육박하는 여름날, 초록 자연과 시원한 계곡물이 간절해지는 때다. 인천기지본부 설비운영2부의 이승기 주임은 코로나19로 쌓인일상 스트레스를 날리고 여름을 만끽하고자 강원도 양양으로 가족 나들이를 떠났다. 민트색 가족룩을 맞춰 입고 여행에 나선 사랑스러운 가족의 여름 여행을 함께한다.
[글 진정은 사진 김재이]
지친 가족을 위한 힐링 충전 여행
강원도 양양군 서면에는 무더운 여름을 나기에 안성맞춤인 휴양지가 숨어 있다. '첩첩산중에 해를 담은 마을'이라는 뜻의 해담마을이다. 이곳은 캠핑·숙박·레저를 한번에 즐기는 체험 마을로 양양군의 핫플레이스다. 맑은 계곡과 초록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해담마을에 이승기 주임 가족이 먼 길을 달려 도착했다. 주말 나들이 인파로 고속도로 정체가 극심한 탓에 "인천에서 양양까지 5시간이 걸렸다"며 한숨 돌리는 가족. 피곤한 기색이 비치나 싶었는데, 오늘 지낼 숙소를 살펴보더니 이내 얼굴에 설렘이 들어섰다. "엄마, 여기가 오늘 여행집이야?" "응. 우리가 지낼 여행집이야! 깔끔하고 좋다, 그렇지?" 5살 서우는 여행지에서 머무는 숙소를 '여행집'이라고 표현한단다. 추억을 만들어줄 쾌적한 '여행집'을 보며 좋아하는 아내 신애 씨와 아들 서우의 반응에 이승기 주임도 기쁨을 숨기지 못했다. "부산·경남지역본부에서 6년간 근무하다 올해 2월 인천기지본부로 근무처를 옮겼습니다. 연고도 없는 인천으로 이동하면서 새로운 문화를 경험할 생각에 다들 부풀어 있었죠. 그런데 코로나19로 아이는 몇 달간 바깥 활동이 자유롭지 못해 스트레스가 많이 쌓인 상태에요. 이번 여행으로 가족들이 힐링하고 즐거운 추억을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물 위를 달리고 숲길을 질주한다! 익사이팅 체험
물놀이 옷으로 갈아입고 숙소를 나와 도착한 곳은 해담마을의 대표 수상 레저인 수륙양용차 체험장이다. 계곡과 언덕을 질주하며 액티비티를 즐기는 익사이팅 체험이다.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주의사항을 들은 후 시작된 본격 레저타임. 부릉부릉 시동 소리에 가족들의 심장박동도 빨라진다. 부와앙! 거친 엔진음을 내며 출발한 수륙양용차는 거침없이 내리막길을 내달렸다.
"꺄!" 그대로 계곡물로 입수하자 동시에 즐거운 비명이 들린다. 차 본체가 좌우로 출렁일 때마다 차 밖으로 몸이 튕겨 나갈 것 같은 아슬아슬함이 짜릿하다. 별안간 쏟아지는 물벼락에도 이들은 싱글벙글이다.
수륙양용차의 진짜 재미는 계곡을 빠져나온 후 시작된다. 울퉁불퉁 자갈길을 지나 숲길과 산길을 달리자 이마에 맺힌 땀을 씻어내는 시원한 바람에 기분은 최고조에 달한다. 코스 막바지에 이르러 계곡물에 재입수하자 또다시 물벼락행이다. 물에 젖은 서로의 모습에 웃음이 터지고, 옆에 있던 아내 신애 씨가 즐거움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 "서우가 무서워할까 봐 유심히 지켜봤는데 아이는 저보다 더 신나하더라고요. 강원도 스키장에 갔을 때 스릴을 맛봐서 그런지 무척 좋아하네요. 정말 짜릿했어요."
양양까지 오는 동안 겪었던 교통체증도, 코로나19로 쌓였던 스트레스도 한 방에 날려버린 순간이다.
여름날 싱그러운 추억 한 컷
왼손에는 아빠 손, 오른손에는 엄마 손을 꼭 잡은 서우가 "하나, 둘, 셋, 점프!" 하는 소리에 두 발을 들어 올리며 까르르 웃는다. 세 사람은 서로의 손을 놓지 않고 천천히 돌길을 지나 수륙양용차 체험장 뒤쪽으로 이어진 드넓은 계곡으로 향했다. 대형튜브에 몸을 맡기거나 뗏목 위에서 유유자적하는 여행객들의 향연에 이승기 주임 가족도 동참하기로 하며 계곡물에 발을 담갔다. "우와, 정말 시원하다, 그렇지?" 첨벙첨벙 물장구도 치고, 깊게 숨을 들이쉬니 더위가 멀찌감치 달아난다. 더운 기운이 완전히 가시자 싱그러운 주변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이승기 주임 가족은 청량음료를 들이켠 듯한 얼굴로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계곡과 눈이 시리게 푸릇푸릇한 산봉우리를 감상하며 여름을 만끽했다.
물놀이를 하고 나니 슬슬 허기가 진다. 아내는 "아이스박스에 고기를 준비해왔어요. 서우가 삼겹살을 좋아하거든요. 저녁으로 삼겹살 바비큐 파티를 열거에요."라며 만찬 계획을 밝혔다. 삼겹살 이야기에 저녁이 기대되는 건 서우도 마찬가지. 아내와 아이가 즐거워하는 모습에 흡족한 미소로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코로나19로 아이는 외부활동을 맘껏 하지 못해 힘들어하고, 아내도 아이와 매일 씨름하느라 녹초가 되고는 했어요. 특히 인천에 연고가 없는데 타지에서 고생하는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이었죠. 오늘 이렇게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니 가족 나들이 신청하기를 참 잘했다 싶어요."
늘 가족을 걱정하는 남편의 마음을 아내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이승기 주임의 이야기를 듣던 신애 씨는 넌지시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신랑이 우리 집 '예스맨'이에요. 시간 날 때마다 아이와 놀아주고, 육아 고충을 토로할 때도 늘 귀담아듣고 도움을 주려 하죠. 정말 고마운 사람이에요. 남편과 우스갯소리로 자주 이야기해요. 나중에 우리가 늙어서 젊은 시절의 사진을 보면 심심하지 않을 거라고, 함께 떠난 여행 사진을 들여다보면 이야깃거리가 많을 테니까 은퇴 후의 삶이 외롭지 않을 거라고요. 앞으로도 우리가 함께할 시간이 기대돼요." 여행을 떠났던 기억들로 노년의 시간이 외롭지 않을 거라는 부부. 이날 이승기 주임 가족에게 훗날의 추억이 될 소중한 한 컷이 추가된 셈이다. 코로나19로 힘들었던 2020년의 6월, 세 사람이 떠난 나들이는 적적한 미래의 어느 날을 달래줄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