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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환경리포트


'큰 추위'를 뜻하는 대한도, 춥기로는 대한보다 지독하다는 소한도 예년보다 수월하게 지나갔다. 추위에 떨지 않아 다행이라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론 지난해보다 지구가 더 뜨거워진 것은 아닌지 내심 불안해진다.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우리 생활 속 어디서 얼마나 발생하는지 그 수치를 파악할 수 있다면 무심코 발생시키는 이산화탄소량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탄소발자국은 이런 고민에서 비롯됐다

[글 편집실]



탄소가 남긴 흔적을 추적하다

이제 바나나는 물론이고 패션프루트나 망고, 파인애플, 구아바, 아보카도, 파파야도 신토불이 식품으로 분류될지 모르겠다. 현재 제주를 비롯해 전남과 경남, 경북 지역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열대과일이 재배되고 있다. 국내산 열대과일을 맛볼 수 있다는 사실이 마냥 기쁘지만은 않지만, 지금 이 환경을 더 큰 위험에 빠지지 않게 하려면 당장 값은 더 비싸더라도 미국산 바나나보다 제주산 바나나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마트에서 무심코 고른 제품이 우리가 사는 곳에서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제품을 수송하기 위해 더 많은 온실가스를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환경을 위해 고려해야 할 사항은 단순히 거리뿐일까? 발생하는 온실가스량을 계산하려면 아마도 생산단계부터 차근차근 따져봐야 할 것이다. 소비자가 환경을 위해 좀 더 나은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제품의 생산 과정부터 가공공정을 거쳐 상점에 이동한 후 소비되어 버려지는 모든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의 총량을 수치화해 표기한 것을 '탄소 발자국'이라 일컫는다. 그 첫걸음을 뗀 것은 영국의 친환경 인증기관 '카본 트러스트'이며, 속도를 더한 것은 환경을 염려한 유통업체 테스코였다. 탄소 발자국은 온실가스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그램(g)으로 환산해 제품 표장재 등에 라벨 형태로 표기하는 환경지표다. 탄소의 흔적이라는 뜻으로 '탄소 발자국'이라 일컬어지며, 이후 유럽 몇몇 국가와 일본에서도 비슷한 제도가 시행됐다. 우리나라에서는 2009년부터 탄소성적표시제도가 시행돼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서 제품에 인증마크를 부여하고 있으며, 2019년 12월 기준 총 3,504개 제품에서 탄소 라벨을 확인할 수 있다.

*탄소인증제품 현황 확인: www.epd.or.kr

탄소발자국을 지우는 일상 속 실천법

탄소발자국은 앞서 언급했듯이 제품의 원료 채취 방식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하므로 소비자 스스로 계산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전기나 가스, 수도, 교통 등 일상 속 탄소발자국은 한국 기후.환경 네트워크 홈페이지(www.kcen.kr)에 접속해 간단히 알아볼 수 있다. 예를 들어 한 달 전기 사용량이나 전기 요금을 입력하면 이산화탄소 발생량과 이산화탄소 제거에 필요한 소나무가 몇 그루인지 표기돼 나온다. 비슷한 계산법으로는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운영하는 밥상의 탄소발자국(www.smartgreenfood.org)에서 한 끼 식단을 통해 탄소량을 가늠해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평소 무관심 속에 흘려보내는 수돗물이나 깜빡 하고 켜둔 전기가 지구에 얼마나 많은 나무를 필요로 하는지 그 숫자를 살펴보면 우리가 무심코 환경에 가하는 위해의 파급력을 체감할 수 있다. 일상 속 탄소발자국 정도를 가늠했다면 이제 탄소발자국을 지울 차례다. 인간이 살아가는 데 '탄소발자국 0g'의 생활은 불가능하겠지만 적절한 실내 온도를 유지하고, 절전형 전등을 사용하고, 쓰지 않는 가전제품의 플러그는 뽑아두고, 걷거나 자전거 타기, 대중교통 이용을 생활화하는 것만으로도 탄소발자국의 무게를 조금은 덜어낼 수 있다. 일회용품보다는 장바구니, 텀블러, 손수건 등을 활용하고, 빨래는 모아서, 샤워시간은 짧게, 음식은 적다고 느낄 만큼만 조리하는 등 지구를 위해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은 생각보다 거창하지 않다. 이와 더불어 친환경 제품을 구매하는 것 또한 기업을 바꾸고 사회를 변화시켜 나가는 방법일 터. 몇몇 글로벌 패션 기업에서는 버려진 플라스틱으로 원단을 만들어 의류나 신발, 가방 등의 소재로 사용하는 등 RPET(Recycled Polyethylene Terephthalate) 원단의 활용을 높이는 방식으로 탄소발자국을 줄이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 현명한 소비자라면 쇼핑할 때 디자인이나 가격뿐 아니라 지속 가능한 소재로 만들었는지도 꼼꼼히 따져보자.

세계은행 재해저감복구 국제본부는 기후변화에 대비하지 않으면 2050년까지 연간 세계총생산액의 2배인 158조 달러가 손실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앞으로 지구온난화에 따른 각종 재난으로 13억 명의 인구가 생명의 위협을 받게 된다고 한다. 온실가스 감축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