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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남의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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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의 광장

추운 날씨와 뿌연 미세먼지로 야외활동이 쉽지 않은 요즘이다. 그래서일까. 실내에서 하는 레포츠가 인기다. 특히 멀리 나가지 않아도 실내에서 짜릿한 손맛을 느낄 수 있는 실내낚시를 즐기는 이들이 늘고 있다. 명실상부 인천지역본부의 사총사로 불리던 인천지역본부 관로보전부 이재기 대리와 문재경 대리, 설비보전부 이화철 대리와 본사 홍보부 최준혁 대리도 인천서구에 위치한 실내낚시터에서 짜릿한 손맛을 즐겼다.

[글 양지예 사진 김재이]



언제나 반가운 만남

언제 만나도 반가운 이들이 있다. 매일 봐도 좋고, 오랜만에 만나도 어제 본 것처럼 편하고 즐겁다면 진정한 친구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이재기 대리와 문재경 대리, 이화철 대리와 최준혁 대리는 회사에서 처음 만났지만 이제 하루라도 안 보면 서로 궁금해할 정도로 진한 우정을 쌓아가고 있다. "넷이서 인천지역본부에서 같이 근무하면서 친해졌어요. 최준혁 대리가 대구 본사로 가면서 멀어지게 됐지만 지금도 연락을 자주 하면서 친하게 지내고 있어요." 누가 몸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 멀어진다고 했던가. 동료들의 부름에 열 일 제쳐 놓고 달려올 정도로 아직 그들의 우정은 끈끈하다. 넷이서 가까워지기 전, 동생들에게 사적인 만남을 제안하며 먼저 손을 내밀었던 이재기 대리가 이번에도 먼저 함께 낚시체험을 해보자며 운을 뗐고,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다들 의기투합해 오늘 만남이 이루어졌다. 하지만 딱 한 번 경험이 있다는 이화철 대리외에 다들 낚싯대도 잡아본 적이 없다고 하니 오늘 고전이 예상된다. "가장 먼저 체험을 제안한 이재기 대리만 한마리도 못 잡고 저희 다 한 마리씩은 낚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원래 먼저 하자고 한 사람이 제일 못하는 법이거든요. 오늘 많이 잡아서 꼭 한가득 횟감을 마련하겠습니다."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로 오늘 스코어를 예상해보는 직원들. 과연 계획대로 바람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

기다림의 시간

"지렁이 말고 새우는 없나요?" 실내낚시터 안으로 들어가기도 전부터 브레이크가 걸렸다. 낚싯대를 고르고 미끼를 챙기려는데 문재경 대리가 죽어도 지렁이는 못 만진다는 것이다. 다른 동료들도 적극적으로 말하지는 않았지만 내심 동의하는 눈치다. 이화철 대리는 그래도 넷 중 유일한 경험자라 그런지 동료들에게 "못 하면 미끼는 내가 대신 껴주겠다"며 든든한 지원군으로 나섰다. 드디어 준비를 마치고 안으로 들어서자 많은 낚시꾼들이 한껏 어둡게 낮춰놓은 조명 아래 빙 둘러앉아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었다. 한쪽에 자리를 잡고 앉아 본격적으로 낚시를 시작하자 직원들은 승부욕이 생기는지 어느새 장난기 가득한 모습은 사라지고 사뭇 비장한 표정이다. 가장 처음 미션은 직원들이 그토록 걱정했던 미끼 끼우기. 문재경 대리는 일찌감 치 포기하고 이화철 대리에게 도움을 청했고, 최준혁 대리는 생전 처음 만져보는 지렁이에 표정이 일그러지면서도 용기를 내 끝까지 스스로 미끼를 끼웠다. 드디어 직원들 모두 채비를 마치고 낚싯대를 잔잔한 물결 위에 드리웠다. 물속에는 광어, 우럭, 농어 등 다양한 횟감이 가득할 뿐 아니라, 특히 오늘은 문어가 많은 '문어축제'의 날이라고 하니 어떤 어종이 잡힐지 직원들의 얼굴이 기대감으로 한껏 상기됐다. 이제는 기다림의 시간. 누가 그랬던가, 낚시는 고기를 낚는 것이 아니라 세월을 낚는 것이라고. 깊이를 알 수 없는 어두운 물 위에 둥둥 떠 있는 네 개의 야광찌가 빨간 불을 밝히며 위치를 알리고 있다. 멍하니 찌를 응시하고 앉아 있다가 옆 동료와 괜히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보기도 하지만 속절없이 시간만 흐른다.

동료들과 나누는 첫 수확의 기쁨

분명 문어랑 물고기가 많다고 했는데, 직원들뿐 아니라 실내낚시터가 조용하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팔딱팔딱' '철썩철썩' 물 위에서 힘 좋게 펄떡거리며 물고기 한 마리가 끌려왔다. 직원들 옆에 있는 아저씨가 팔뚝만 한 물고기를 낚은 것이다. 보기에도 압도적인 크기에 직원들의 시선이 쏠렸다. 그저 부러운 표정이다. 잡히지 않는 고기에 지친 것도 잠시, 직원들은 자극을 받아 다시 심기일전했다. 학수고대하던 직원들의 마음이 물고기에게 닿은 것일까. 얼마 지나지 않아 드디어 이재기 대리의 낚싯대가 움찔거리기 시작했다. 조심스럽게 휠을 감고 휙 낚아채 올리는 솜씨가 초보자라고 하기엔 제법이다. 물고기가 물 표면까지 올라오자 옆에 있던 문재경 대리가 뜰채를 가져와 조심스럽게 건져준다. 환상의 복식조다. 작은 우럭이지만 값진 수확이다. "현재 문재경 대리와 같은 팀에서 업무를 함께하고 있는데요. 개인적으로 친하다 보니 서로 소통도 잘 되고 의견을 수렴하기가 쉬워서 업무에도 도움이 많이 돼요. 오늘도 힘을 합쳐 한 건 올렸네요. 기분 좋습니다." 낚싯대에 걸려서도 팔딱거리는 싱싱한 우럭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는 이재기 대리는 얼떨떨하다면서도 첫 손맛이 기분 좋은지 연신 미소를 지었다. 이후에도 직원들에게 틈틈이 입질이 왔지만, 문어가 바닥에 붙어 떨어지지 않는지 낚싯줄만 몇 번 끊어 먹었을 뿐 결국 수확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조금 아쉬워요. 다른 동료들은 계속 입질이 왔는데 저는 입질 한 번 안 왔네요. 그래도 동료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즐거웠어요.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또 한 번 참여하고 싶어요." 유일한 경험자였던 이화철 대리는 미미한실적에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직원들은 한 마리도 못 잡을 걸로 예상했던 이재기 대리의 유일한 수확에 허탈한 미소와 함께 박수를 보냈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체험을 마친 직원들은 오늘 이재기 대리가 잡은 우럭을 회로 떠 한점씩 맛보며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웠다. 이런 맛에 낚시터에 오는 것 아니겠는가. 동료들과의 즐거운 대화에 직원들은 해가 뉘엿뉘엿 질 때까지 자리를 떠날 줄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