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GAS FAMILY
누군가와 처음 인연을 맺고 서로에게 소중한 존재가 되기까지 우리는 같은 추억을 공유하고 기억한다. 공급개선부 김성기 과장도 아내와 처음 만나 결혼하기까지 함께한 즐거운 추억이 참 많다. 오늘은 전혀 일면식도 없던 두 사람을 평생 함께할 부부의 연으로 맺어준 추억의 장소, 수영장 나들이에 나섰다.
사내부부의 운명적인 만남
한겨울인데도 따사롭게 비추는 햇살과 잔잔하게 불어오는 바람 덕분에 제법 포근하다. 휴일만 되면 집에 가만히 있는 법이 없는 공급개선부 김성기 과장 부부에게는 더없이 반가운 날씨다. "와이프가 워낙 활동적이라 주말이면 집 앞에라도 꼭 산책하러 나가요. 오늘은 둘만의 추억이 가득한 수영장 나들이를 계획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수영장이 단순히 운동하는 곳일 수도 있겠지만 부부에게는 잊을 수 없는 추억의 장소다. 둘을 부부의 연으로 맺어준 것이 바로 수영장이기 때문이다. 공급건설공무부에서 근무하고 있는 유현경 과장과 지금은 사내 부부가 됐지만 처음에는 회사 내에서 전혀 일면식도 없던 사이였다. 그런데 우연히 지역 수영 동호회 카페를 통해 서로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그것이 인연이 되어 결혼에까지 골인한 것이다. "제가 다른 지역에서 근무하다가 대구에 왔는데 수영이 하고 싶어서 인터넷에 괜찮은 수영장을 추천해달라고 글을 올렸었어요. 그런데 와이프가 답글을 단 거죠." 이 얼마나 운명적인 만남인가. 당시에는 몰랐는데 나중에 답변을 달아준 사람이 아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사내 동료인 데다 서로 관심사가 비슷해 자주 만나고 대화를 나누다 보니 연인으로 발전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일까. 지금도 부부에게는 수영장만큼 자주 찾는 나들이 장소가 없다. 오늘은 함께 나들이를 나가는 김에 특별한 체험까지 준비했다고 하니 부부의 발걸음이 더욱 가볍다.
추억의 장소로 행복한 나들이
부부가 대구 달서구에 위치한 두류공원에 도착했다. 손을 잡고 주변을 구경하며 천천히 걷다 보니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의 마스코트 '수리와 달이'가 부부를 반겨준다. 부부는 귀여운 동상 앞에서 기념사진을 남기며 뭐가 즐거운지 서로를 바라보며 연신 미소를 짓는다. 사소한 것 하나에도 까르르 웃음이 터지는 것을 보니 영락없는 신혼부부다. "1년 반 연애하고 지난해 5월에 결혼했어요. 남편의 착한 심성에 반해 결혼을 결심했는데 결혼을 하고도 한결같아요. 자상하고 대화가 잘 통해서 같이 있으면 정말 즐거워요." 아내의 말처럼 김성기 과장은 맞벌이 부부이기 때문에 '당연히' 집안일은 같이 해야 한다고 말하는 자상한 남편이다. 동갑내기 부부라 티격태격할 때도 많지만 서로 취향과 취미가 딱 맞는 찰떡궁합 부부이기도 하 다. 오늘 나들이를 계획하면서 '프리다이빙 체험'을 해보자고 한 것도 누가 먼저랄 것도 없는 부부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저는 와이프가 활동적이어서 참 좋아요. 보통 그냥 앉아서 수다 떨고 먹고 마시는 것만 좋아하는 사람도 많은데 와이프는 항상 에너지가 넘쳐요. 오히려 제가 그 에너지를 못 따라갈 정도죠." 남편의 말처럼 김성기 과장보다 아내가 오늘 체험에 대해 더욱 많은 기대감을 나타냈다.
부부가 함께하는 프리다이빙 체험
풀장 입구에 들어서자 벌써부터 수영장 특유의 소독약 냄새가 코를 찔렀다. 부부에게는 무척 익숙하고 친근한 냄새다. 평소 물을 좋아해 자주 수영을 즐기지만 다이빙은 처음이기 때문일까. 부부는 약간 긴장한 표정이었다. "스킨스쿠버는 해 본 적이 있는데 다이빙은 처음이에요. 평소 아내랑 저 둘 다 꼭 한번 해보고 싶던 거라 무척 기대가 됩니다." 강사의 안내에 따라 다이빙 슈트로 갈아입고 나온 부부의 모습이 제법 멋지다. 모든 운동을 할 때는 준비운동이 가장 중요한 법. 부부는 물속에 들어가기 전 강사의 지시에 따라 스트레칭을 시작했다. 하나둘 하나둘, 머리부터 발끝까지 오랜 시간 집중해서 꼼꼼히 몸을 풀어준다. 스트레칭이 끝나고 간단한 호흡법에 대한 설명과 다이빙을 할 때 가장 중요하면서도 어려운 '이퀄라이징'에 대한 이론 수업이 이어졌다. 이퀄라이징이란 체내의 압력과 주변 압력을 맞춰주는 행위로 수심 10m당 1기압씩 압력을 받기 때문에 다이빙할 때 특히 중요하다. 강사의 이론 설명을 집중해서 들어보지만 말로만 들어서는 도무지 이해가 쉽지 않다. 백 번을 들어도 한 번 경험하는 것에 못 미치는 법, 물속으로 들어가 배워보기로 한다. 모자를 쓰고 고글까지 장착한 후 드디어 물속으로 입수! '풍덩' 부부는 물에 들어간 것만으로도 좋은지 물 만난 고기처럼 해맑은 표정이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물속에 들어가 이론으로만 배운 호흡법과 이퀄라이징의 실전 연습에 들어가자 언제 그랬냐는 듯 부부의 눈빛이 진지하게 변했다. 잠시 후, 수심이 5m나 되는 풀장 한가운데로 이동해 본격적인 다이빙체험이 이어졌다. 어수선하고 시끄러운 물 밖과 달리 깊이 들어갈수록 조용하고 고요해지는 물속세계가 마음까지 편안하게 해준다. "완전 초보자라 이퀄라이징이 쉽지 않아요. 그래서 귀가 아프긴 한데 생각보다 훨씬 더 재미있어요. 앞으로도 취미로 꾸준히 배워보고 싶어요." 부부는 쉽지 않은 다이빙 체험을 힘들어하면서도 물 밖으로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깊은 수심으로 내려갈때는 믿을 수 있는 버디와 짝을 지어 함께해야 하는 다이빙처럼 부부는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평생을 함께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