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봉계주(筆鋒繼走)

아니 벌써 6월이라니
멋진 하반기를 위한 재정비

글. 해외사업운영처 호주인니사업부 강혜지 직원

2023년 상반기를 되돌아보며

벌써 2023년 6월로 접어들면서 한해의 반이 지나갔다. 아무리 생각해도 시간이 너무 빠른 것 같다. ‘내가 올해 뭘 했지?’ 라고 돌아보면 이렇다 할 만한 게 없는데도 벌써 반년이 훌쩍 지나갔다니 시간이 야속하기만 하다. 특히 올해는 30살을 맞이하면서 나이 앞자리가 바뀌었기 때문에 유독 뜻깊은 한해를 보내리라 마음을 먹었었는데 거창한 마음가짐과 달리 행동으로 옮긴건 아무것도 없는 것 같다. 이렇게 남은 2023년을 보내면 너무 허무하고 연말의 나 자신이 너무 한심해 보일 것 같아서 올해 초 나의 결심을 다시 되돌아보며 남은 하반기를 어떻게 하면 뜻깊게 보낼 수 있을지 고민해보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30살을 맞이하던 나의 결심

작년, 30대 진입을 앞둔 20대 끝자락의 나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나 곱씹어 봤다. 나이 앞자리가 바뀐다는 생각에 막연한 슬픔(?)과 부담감이 있었던 것 같고, 그런 마음은 30살을 맞이하면서 지금까지 내가 살아왔던 비슷하고 뻔한 생활패턴을 벗어나 내가 살면서 안 해 본 새로운 것을 도전하며 30대를 시작해야 한다는 거창한 결심으로 도출됐던 것 같다.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이라는 거창한 포부를 안고 나는 2023년 버킷리스트를 작성했다. 굉장히 많은 버킷리스트를 작성했고 그 버킷리스트를 몇 개의 카테고리로 나누어 보았다.

1. 부모님과의 추억 쌓기

올해 버킷리스트는 유독 가족, 부모님과 함께하는 버킷리스트를 많이 작성했다. 특히 입사 전 긴 취준생 시절과 코로나19가 겹치면서 가족들과 여행다운 여행을 못 가 본 것도 한몫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올해 버킷리스트에는 ‘가족들과 해외여행 가기’‘가족 여행을 동영상으로 촬영해서 기록으로 남겨두기’를 적었다. 동생 친구가 부모님 환갑을 맞아 떠난 제주도 여행에서 여행 중간중간 영상을 촬영하고 후에 영상을 편집해서 브이로그처럼 제작해 추억으로 남겨 놓았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 얘기를 듣고 정말 가끔 가는 가족 여행에서 한번 갈 때마다 추억용으로 기록을 많이 남겨 두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가족 여행 브이로그 제작’을 올해 버킷리스트로 넣어 두었다. 30대가 되고 점점 부모님이 나이가 들어가는 지금, 머지않은 미래에 내가 결혼을 하게 되면 부모님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턱없이 줄어든다는 생각이 들면서 올해는 가족, 부모님과의 추억을 많이 쌓고 싶다는 생각을 한 것 같다.

2.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 없애기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애초 성향이 변화, 새로운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익숙한 상황에서 오는 편안함을 좋아한다. 그래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새로운 것보다는 내가 겪어봐서 이미 알고 있는 것을 선택한다. 불가피하게 새로운 상황을 마주쳐야만 한다면 굉장한 스트레스와 두려움을 느낀다. 그래서 30대를 맞이하면서 올해는 해보지 않았던 다양한 새로운 것들에 도전해 보면서 변화를 쉽게 받아들이고 적응할 수 있는, 성장하는 나로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작년 말에 나와 비슷한 환경에 있는 나의 친구들, 회사 사람들을 벗어나서 다양한 환경의 사람들을 만나고 생각을 공유해보고 싶어서 약 4개월 동안 대구의 직장인 모임에도 들어갔었다. 또 올해 버킷리스트로 해보지 않았던 운동 도전(이 계획에 대한 실현으로 난생처음 헬스 PT를 등록해서 웨이트 운동에 도전했었다), 혼자 여행해보기 등 새로운 환경에 뛰어 들어 내 시각을 넓혀 자립심을 기를 수 있는 것들을 시도해 보고자 계획을 세웠었다.

3. 하루하루 기록하기

항상 연말에는 예쁜 다이어리가 없나 찾아본다. 내년에는 다이어리를 열심히 꾸미고 채워나가면서 나의 일상을 기록하는 ‘계획적인 사람이 되어 보자’라는 생각을 가지고선 말이다. 그러나 항상 새로 산 다이어리는 한 달도 채 사용하지 않고 서랍장 구석에 자리 잡았던 것 같다. 가끔 구글 드라이브나 네이버 클라우드에서 옛날 사진을 볼 때면 그 당시 추억이 떠오르는 게 좋아서 올해는 매일은 아니더라고 꾸준히 나의 하루하루를 기록해보고자 다짐했다. 그리고 이 결심은 다소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 다이어리를 직접 쓰는 건 어려워서 네이버 블로그에 내 일상을 기록하고 있다. 물론 매일매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주 단위로 짧게라도 내 하루와 그날그날의 내 생각과 감정, 그리고 뜻깊은 사진 등으로 일상을 적어가고 있다. 지금이야 별 감회가 없지만 몇 년 뒤 그 글들을 되돌아보면 30대 초입의 내가 굉장히 풋풋해 보이지 않을까 싶다.

다가올 나의 하반기는

‘그래 너의 계획은 잘 들었고, 그래서 너 지금까지 뭐했어?’라는 질문에 나는 할 말이 없는 것 같다. 지난날의 나와 별 다른 게 없어서. 그럼 ‘남은 하반기에 내가 쓴 버킷리스트를 다 할 수 있냐?’라고 묻는다면 이 질문에도 자신은 없다. 그래서 꼭 올해 해야되는 게, 하고 싶은 게 뭔지 생각을 해봤다. 나는 부모님과 추억 쌓기, 그중에서도 ‘가족 여행 브이로그 제작’은 꼭 해보고 싶다. 가끔 본가에 갈 때마다 눈에 띄게 늘어나는 부모님의 흰머리가 크게 보여서 그런 것 같다. 그래서 시간이 더 지나기 전에 부모님과 추억을 많이 만들어 두고 싶다.
그리고 남은 하반기에는 내 미래에 대한 그림을 그려보고 싶다. 가깝게는 나의 재무계획, 결혼계획 이런 것들부터 시작해서 멀게는 내가 어떤 인생을 살아가고 싶은지,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난 어디에서 행복을 찾는지 등 내 인생과 나 자신에 대해 공부하면서 그때그때 필요한 것들을 해 나가면 하루하루 성장하는 내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음호 필봉계주를 이을 주인공은
재무처 세무부 박지영 직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