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겉바속촉 카눌레인데 한가운데 펜이 꽂혀있다. 먹음직스러운 타르트 사이에는 액세서리가 담겨있고, 바삭한 와플 위엔 버젓이 명함이 놓여 있다. 흡사 ‘먹지 마세요, 소품에 양보하세요’라는 말이 나올 법한 이 상황. 플라스틱베이커리의 작품이다. 카눌레, 타르트, 와플 모두 버려진 플라스틱 뚜껑을 모아 만든 오브제다.
플라스틱베이커리는 2020년 11월에 첫발을 내디딘 업사이클링 브랜드다. 버려진 플라스틱, 그중에서도 음료 등의 플라스틱 뚜껑을 재활용해 따끈따끈한 빵을 오븐에 구워내듯이 새로운 쓰임새의 오브제로 만든다.
오브제 제작 과정은 빵을 굽는 것과 유사하다. 다양한 플라스틱 뚜껑을 비슷한 색상끼리 분류해 작은 조각으로 분쇄한다. 이후 분쇄한 조각의 무게를 달아 빵틀에 넣고 오븐에서 일정 시간 동안 적당한 온도, 적당한 압력으로 구워서 식히면 완성. 자타공인 ‘플라스틱 제빵사’ 박형호 대표는 그간 다양한 레시피를 개발했다. 카눌레와 타르트를 굽는 데는 플라스틱 뚜껑이 13개 정도, 와플을 굽는 데는 70개 정도 필요하다. 같은 색, 같은 무게의 플라스틱 조각을 사용하더라도 완성된 제품은 어느 것 하나, 같지 않고 제각각 독창적이고 새롭다. 박형호 대표는 이것이야말로 수제 플라스틱 오브제만의 매력이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