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ttle Trip

인천 강화도 VS 군위 힐링이냐, 추억이냐
당신의 선택은?
KOGAS인들은 봄을 즐기는 법도 각양각색이다.
산길을 걷는 건강 여행이거나 옛 정취 따라 걷는 추억 여행이거나.
함께 취미를 즐기는 모임으로 시작해 여행메이트까지 된 이들의 두 가지 컨셉의 여행을 소개한다.

글. 백미희 사진. 김범기(인천 강화도), 박재우(군위)

첫 번째 여행 가이드인천기지본부 설비운영1부 박웅기 주임, 김봉현 과장, 서정구 과장, 오주연 주임

김포카페드첼시~ 장화리 일몰 조망지
강화

누군가와 친해질 때 공통의 관심사만큼 좋은 주제는 없다. 그래서 지난해 함께 배드민턴을 시작한 동료들은 급속도로 친해지며 어느새 분기마다 여행을 떠나는 사이가 됐다. 이번 여행의 테마는 ‘힐링’. 네 사람은 마니산의 정기를 받기 위해 강화도로 향한다.

원데이 추천코스

삼사해상산책로 – 해파랑공원 - 강구항 영덕대게거리

배드민턴 크루의 힐링 여행

지난해 인천기지로 발령받은 박웅기 주임은 한동안 힘든 시간을 보냈다. 처음 생산기지 업무를 맡게 되어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던 그에게 손을 내밀어 준 이들은 바로 설비운영1부의 배드민턴 모임 직원들이었다. “새로운 부서에서 적응을 시작하고 있을 때 같은 부서의 선배님들이 배드민턴을 쳐보지 않겠냐며 제안을 해 주셨어요. 사실 태어나서 운동을 처음 해봤는데 그날 이후 배드민턴에 푹 빠지게 되었죠.”
박웅기 주임이 이곳에 발령받은 때는 부서에 막 배드민턴 모임이 결성되던 시기였기에 멤버들의 실력은 비슷했다. 점심 때나 퇴근 후 함께 운동하며 점차 가까워졌고, 분기마다 여행도 함께 가는 끈끈한 사이가 되었다. “분기마다 떠나는 여행을 우리는 ‘전지훈련’이라고 부릅니다. 항상 배드민턴 라켓을 챙겨 다니고, 그게 아니면 미션을 하나씩 정해 액티비티를 즐기거든요. 이번 미션은 ‘마니산 정복’입니다.” 김봉현 과장의 말에 오주연 주임도 즐거운 추억이 떠올랐는지 설명을 덧붙인다. “지난여름 대부도에 갔을 땐 갯벌에서 배드민턴을 쳤어요. 다리가 푹푹 빠져서 엄청 힘들지만, 재미있었어요. 수영장에서 팀을 나눠서 수중배구를 한 적도 있고, 바람이 심하던 날 족구장에서 앉은 채로 배드민턴을 친 적도 있죠. 누가 보면 사서 고생이라고 할 것 같은데 지나고 나면 다 추억이 되더라고요. 오늘은 가볍게 참성단까지 오를 계획입니다.”
미션을 수행하기 전 들러야 할 곳이 있다. 김봉현 과장의 추천으로 첫 번째 여행지로 선택된 김포카페드첼시라는 대형카페다. “가족과 주말 나들이를 자주 가는데, 한번 와보고 싶어서 찾아 둔 곳이었어요. 마침 마니산 가기 전에 들르기 좋겠더라고요. 산에 오르기 전에 간단하게 브런치를 하고 가려고 첫 번째 코스로 추천했습니다.”
이곳은 영국 런던의 한가운데 위치한 비밀 정원인 ‘첼시 피직가든’을 모티브로 삼은 카페로, 유럽풍 자기와 샹들리에, 플랜테리어가 어우러져 인생샷 명소로 유명한 곳이다. 유리 온실을 떠올리게 하는 카페에서 브런치를 즐긴 직원들은 꽃과 나무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남기며 봄기운을 만끽했다.

자연 속에서 추억을 꽃피우다

오늘의 메인 코스인 마니산을 향해 길을 나섰다. 마니산 산정에는 단군왕검이 하늘에 제사를 지내기 위해 마련했다는 참성단이 있는데, 이곳에서는 지금도 개천절이면 제례를 올리고, 전국체육대회의 성화가 채화된다. 매표소에서 표를 끊은 이들은 산 아래 1km 정도 조성된 치유의 숲을 거쳐 갔다. 인천시에서 운영하는 강화 힐링투어 코스에도 포함된 이곳은 나지막한 경사로에서 푸른 잔디를 볼 수 있는 공간이다. 치유의 숲을 지나면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잘 빠진 포장도로와 공원길을 거쳐 참성단에 가까워질수록 길이 점점 가팔라진다. 산책하듯 가볍게 숲길을 걷던 동료들의 이마엔 어느새 송골송골 땀이 맺혔다. 하지만 강화도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참성단에 다다르자 충만한 감정이 차오른다.
산에서 내려온 직원들은 박웅기 주임이 추천하는 백숙 맛집에서 든든히 배를 채운 뒤, 마지막 코스인 장화리 일몰 조망지로 향했다. 인천의 일몰 명소로 이름난 이곳은 시간대만 잘 맞추면 바닷물이 모두 빠져나간 갯벌에 아스라히 비치는 일몰을 볼 수 있다. 긴 하루를 보낸 직원들은 해가 저무는 모습을 보며 직원들은 오늘 하루를 정리한다.
“부서에 배드민턴을 좋아하는 동료가 더 생겼으면 합니다. 마음 맞는 사람들과 함께 이렇게 여행을 다니고, 함께 시간을 공유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닌데, 참 운이 좋다는 생각이 들어요. 앞으로도 같은 취미를 공유하는 동료들과 함께 좋은 추억을 쌓아나가고 싶습니다.” 서정구 과장의 여행 소감에 오주연 주임이 한마디를 덧붙인다. “가족이나 친구들과 다니는 여행도 좋지만, 동료들과 함께하는 여행도 그 나름의 즐거움이 있는 것 같아요. 같은 부서 동료들은 매일 8시간 이상 얼굴을 마주하니 어찌 보면 가족만큼 사이 같아요. 또 하나의 가족이랄까요?” 저무는 해를 보며, 그동안 쌓아온 추억을 떠올리는 동료들. 갯벌에 길게 드리운 일몰의 그림자가 그들의 추억앨범 한편에 오랫동안 남을 듯하다.

두 번째 여행 가이드경영관리처 인권경영부 박하얀 주임, 경영관리처 조직경영부 김지윤 주임, 재무처 세무부 김세곤 주임, 영업처 발전영업부 전재연 주임, 경영관리처 내부회계관리부 여경연 주임

한밤마을 돌담길~ 화산산성 하늘전망대
군위

대구에서 차로 30분 거리에 위치한 군위는 정겨운 시골의 정취를 간직한 도시다. 한밤마을의 돌담길을 느긋하게 산책하고 시골 간이역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화본역에서 기념사진을 남기고 있노라면 우리 엄마, 아빠들이 데이트하던 그때 그 시절을 살짝 엿보는 듯하다.

원데이 추천코스

달코미딸기농원- 시안미술관- 보현산천문과학관 및 전시체험관

추억을 공유하는 취미부자 모임

취미 모임이지만 고정된 취미는 없다. 정해진 규칙도 없다. 목요일 저녁에 2시간씩 모임을 가지지만 모임에 참여하지 않고 여행할 때만 동행하는 멤버가 있을 정도로 자유롭다. 이 모임에 필요한 것은 열린 마음 하나뿐인 듯하다. “매주 모여서 취미를 공유하는 동기 모임인데 고정 멤버는 다섯 명, 여행 갈 때만 합류하는 멤버 한 명까지 총 여섯 명이에요. 오늘은 안타깝게 한 명이 빠지긴 했는데 일정이 안 맞으면 강요하지는 않아요. 모여서 책을 읽기도 하고 분위기 좋은 카페나 LP바가 있으면 함께 가서 분위기를 즐기고 오기도 해요. 분기별로 여행도 한 번씩 가는데 누군가의 추천을 받기도 하고 함께 검색해 보면서 의견을 모으기도 하죠.”
박하얀 주임은 각자 취미를 즐기기도 하고 서로에게 추천하기도 한다며 동기 모임을 소개한다. 내가 좋아하는, 때로는 친구가 좋아하는 취미를 함께 즐기며 일상의 에너지를 충전하는 모임. 그런 친구들이 정한 오늘의 여행 컨셉은 ‘레트로’이다. 한적한 곳에서 산책하면서 재충전하고 싶은 마음에 대구에서 멀지 않은 군위를 여행지로 골랐다. 평소에도 분기마다 한 번씩 여행을 다녀오곤 하는데, 오늘은 여유를 즐기며 산책도 하고 동기들끼리 대화를 나누기 좋은 고즈넉한 장소들을 골랐다.
첫 번째 장소는 내륙의 제주도라 불리는 군위 대율리의 한밤마을 돌담길이다. 마을이 형성되면서 집 지을 터를 닦을 때 파낸 많은 돌을 처리하기 위해 돌담을 쌓은 것이 돌담길의 시초라고. 수백 년 된 전통가옥이 수두룩한 가운데 집마다 온통 돌담이 둘러싸고 있어 독특한 정취가 느껴지는 곳이다. 친구들은 나란히 돌담길을 걸으며 주말 한낮의 여유를 만끽했다.

과거로 떠난 레트로 여행

다음 여행지는 한밤마을로부터 차로 10분 거리인 화본역이다. 군위가 어디인지 몰랐던 사람이라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만한 화본역과 화본마을. 화본역은 전국에서 가장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간이역 중 하나로 뽑힌 곳으로 군위를 대표하는 여행지이자 각종 영화와 여행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단골손님이다. 매일 실제 열차가 정차하는 간이역으로, 코레일과 군위군에서 힘을 합쳐 '화본역 그린 스테이션사업'을 진행하여 1930년대의 화본역의 옛 모습을 복원했다.
“저는 화본마을이 오늘 코스 중 가장 기대돼요. 요즘 레트로가 유행이라는데 옛날 풍경을 간직한 곳이라고 해서 꼭 한번 와보고 싶었거든요.” 화본역에서 기념촬영을 마친 전재연 주임이 다음으로 찾아갈 장소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화본역에서 도보 5분이 거리에는 추억의 박물관 ‘엄마아빠 어렸을 적에’가 있다. 이곳은 1950년대 개교해 2009년 폐교한 신성중학교를 박물관으로 만든 곳이다. 이름 그대로 부모님이 어렸을 적에 지냈던 모습을 그대로 재연한 곳으로 낡은 오르간이 있는 교실과 옛날 가게와 골목의 모습을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교실에 들어서자마자 “의자가 너무 작네. 우리가 앉을 수 있을까?”라며 깔깔 웃던 동기들은 옹기종기 모여 앉아 기념사진을 남긴다. 이후에는 옛날 가게와 집이 쭉 이어져 있는 작은 동네 같은 세트장을 구경한 뒤 운동장 곳곳에 설치된 오락실과 사진관 사격장 등을 둘러보았다.
마지막 여행지는 군위댐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화산산성 전망대. 차로 굽이굽이 산을 오른 동기들은 금성산, 비봉산, 선암산과 군위댐이 한눈에 들어오는 넓은 풍광을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항상 사무실에서 똑같은 풍경만 보며 일하다가 이렇게 탁 트인 곳에 있으니 해방되는 느낌이 드네요.” 조망 삼매경에 빠져 있던 김지윤 주임의 얼굴에 미소가 드리운다. 그 말에 김세곤 주임도 소감을 덧붙인다. “맞아요. 갑갑할 때는 높은 곳에 올라가면 가슴이 탁 트이는것 같아요.”
모임이 결성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았는데, 벌써 많은 추억이 쌓였다. 박하얀 주임과 여경연 주임은 경남 산청에서 즐겼던 래프팅을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손꼽았고, 김지윤 주임은 평생 관심 없었던 그림을, 전재연 주임은 배드민턴을 새로운 취미로 시작했다. 김세곤 주임은 생애 첫 캠핑을 동기들과 함께 경험했다. 여경연 주임은 오늘의 추억 또한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며 소감을 전했다. “분기마다 여행을 함께 다니며 많은 추억을 쌓았어요. 사실 어디를 가는지도 모르고 ‘여행 갈 거니까 일정 비워놔’ 하면 그냥 따라가요. 함께하는 시간이 항상 즐겁거든요. 오늘 동기들과 함께한 기억도 오랫동안 추억으로 남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