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길어졌다
2021년 기상청이 100년 이상 관측자료를 보유한 6개 지점(인천, 부산, 목포, 서울, 대구, 강릉)을 대상으로 기후변화 추세를 분석한 결과를 살펴보면, 최근 30년(1991~2020년)은 과거 30년(1912~1940년)에 비해 연평균기온이 1.6℃ 상승했다.
계절을 비교해보면 어떨까. 과거 30년과 비교했을 때 최근 30년 동안의 여름은 20일 길어지고, 겨울은 22일 짧아졌다. 과거 30년 동안 봄은 85일, 여름은 98일, 가을은 73일, 겨울은 109일로, 겨울이 가장 길었다. 반면, 최근 30년 동안 봄은 91일, 여름은 118일, 가을은 69일, 겨울은 87일로 변화해 약 4개월 동안 이어지는 여름이 사계절 중 가장 길다. 봄과 여름 시작일은 각각 17일, 11일 빨라졌다. 지난해 서울의 벚꽃이 99년 만에 가장 일찍 개화(3월 24일)한 데서도 봄의 시작이 빨라졌음을 알 수 있다. 이와 함께 추운 절기인 대한과 소한에서도 영상 기온이 나타났다.
연 강수량은 최근 30년이 과거 30년에 비해 135.4mm 증가한 반면, 강수일수는 21.2일 감소했고, 특히 여름철 강수량이 매우 증가했다.
귤은 고흥, 거제에서도 자란다
지구온난화는 우리나라 과일 주산지의 변화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1970~2015년 농림어업총조사 자료를 평가한 결과를 보면, 사과 주산지는 경북 영천에서 강원도 정선·영월·양구로 이동했다.
복숭아는 경북 청도에서 충북 충주·음성, 강원도 춘천·원주로, 포도는 경북 김천에서 충북 영동, 강원도 영월로, 단감은 경남 창원·김해·밀양에서 경북 포항·영덕·칠곡으로 재배지가 각각 변화했다. 감귤은 제주뿐 아니라 전남 고흥, 경남 거제에서도 자라고 있다.
이러한 내용은 기상청 기후정보포털(
www.climate.go.kr)에서 찾아볼 수 있다.
21세기 말, 사과를 재배하기 좋은 곳은 어디일까?
환경부와 기상청이 공동 발간한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2020>에 따르면, 온실가스 저감 없이 현재 추세가 계속 이어진다고 가정할 때(대표농도경로(RCP) 8.5 시나리오) 사과를 키우기 좋은 땅은 더 이상 우리나라에 없다.
RCP 8.5 시나리오에서 온주밀감 역시 21세기 말에는 제주도 재배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강원도에서 온주밀감을 재배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또한 전체 농경지 대비 재배적지는 배, 포도, 복숭아의 경우 현재보다 1.7%, 0.2%, 2.4% 각각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다. 현재 수준의 온실가스 배출이 이뤄질 경우, 식량작물은 어떻게 변화할까? 21세기 말, 벼는 25%, 옥수수는 10~20%, 여름감자는 30% 이상, 가을감자는 10% 이상 생산성이 감소한다. 고추(슈퍼마니따)는 무려 89.2%나 생산성이 감소한다.
이와 함께 모기와 진드기는 온난화로 인해 발생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