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년 넘는 역사 자랑하는 소르본대학교
2월 두 번째 주 토요일 저녁 8시, 한국가스공사 직원들은 현지 파리로 ‘접속’했다. 유튜브 라이브방송에 정희태 가이드가 나타났다. 정희태 가이드는 <90일 밤의 미술관: 루브르 박물관>의 공동 저자이기도 하다. 이번 파리 랜선여행의 출발지는 우디 앨런 감독의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 촬영지, 생 에티엔 뒤 몽 성당(Saint-Étienne-du-Mont, 주소 : Place Sainte-Geneviève 75005 Paris) 계단이었다.
이 계단은 파리로 여행 온 주인공 ‘길’이 길을 잃고 앉아있던 곳이다. 자정을 알리는 종소리와 함께 오래된 자동차 한 대가 그 앞에 멈춰 선다. 같이 가자는 권유에 차에 탄 길은 그가 그토록 동경했던 1920년대 파리에 도착한다.
정희태 가이드는 판테온으로 향하는 골목에서 오래된 LP 음반을 파는 La Dame Blanche와 빈티지 와인상점 De Vinis Illustribus를 소개했다. De Vinis Illustribus는 오래된 와인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파리에서 유일한 곳이다. 정희태 가이드는 생일을 맞은 사람이 태어난 연도의 와인을 선물하고, 자녀가 태어났을 때 그 해의 와인을 구입했다가 성인이 되었을 때 자녀에게 선물하거나 결혼 피로연에서 사용하는 프랑스의 문화를 소개했다. 화면에 1789년 프랑스 대혁명 이듬해인 1790년 완공한 판테온이 등장했다. 처음에 성당으로 지어졌지만 납골당으로 사용하고 있다. 판테온에는 프랑스 3대 문학가라고 일컫는 <삼총사>의 저자 알렉산더 뒤마, <레미제라블>로 유명한 빅토르 위고, <목로주점>을 쓴 에밀 졸라의 유해가 모셔져 있다. 여성 최초로 노벨상을 수상하고,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소르본대학교 교수를 지냈던 마리 퀴리 역시 이곳에 안장되어 있다.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이탈리아 볼료냐대학교와 함께 세계에서 오래된 대학교로 꼽히는 소르본대학교가 나타났다. 13세기 설립되어 80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소르본대학교는 학생들만 출입할 수 있지만, 정희태 가이드가 학교 홈페이지(
www.sorbonne.fr/en/the-sorbonne/visiting-the-sorbonne)에서 안내 중인 이메일(visites.sorbonne@ac-paris.fr)로 가이드 투어를 신청할 수 있다는 ‘꿀팁’을 공유했다. 가이드 투어는 1시간 30분 동안 프랑스어로만 진행하며 비용은 1인당 15유로이다.
무료로 머물 수 있는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
이제 몽테뉴 조각상을 만날 차례다. 몽테뉴 조각상은 학생들이 시험 잘 보기를 기원하며 발을 만진 탓에 한쪽 발 색상만 달랐다. 정희태 가이드는 한국가스공사 직원들을 대신해 조각상의 발을 만지며 인생이라는 시험을 잘 치르기를 기원했다.
“한국가스공사 직원 여러분, 즐겁고 행복한 일 가득하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이어 늑대 젖을 먹고 자란 로물루스와 레무스 쌍둥이 형제의 조각상이 등장했다. 로마 건국신화를 주제로 한 조각상이 파리에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고대 로마인들이 파리에서 살았기 때문이다. 다음 여정은 로마인들이 처음 들어와 살았던 라틴지구였다. 라틴지구는 19세기 파리의 대대적인 재개발을 빗겨갔기 때문에 19세기 이전의 오래된 역사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실시간 댓글로 한국가스공사 직원의 질문이 나왔다. 정희태 가이드는 “카페에서 서서 커피를 마실 때, 테라스에 앉아 커피를 먹는 가격이 다릅니다”라며 “파리 사람들은 보통 카페 안 바에 서서 에스프레소를 마십니다”라고 소개했다.
한국인의 자긍심을 느낄 수 있는 상점도 발견할 수 있었다. 국내 토종 브랜드 파리바게뜨가 진출해 2021년 7월 새롭게 문을 연 생미셸(Saint-Michel)점이 화면에 나오자 한국가스공사 직원들이 반가워했다.
이와 함께 이번 여행에서는 두 곳의 서점이 등장했다. 영미권 서적을 취급하는 애비 서점(The Abbey Bookshop)과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Shakespeare and Company)였다. 애비 서점은 1989년 캐나다 토론토 출신의 브라이언 스펜스가 개점했고, 1919년 문을 연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는 영화 ‘비포 선셋’에서 두 주인공이 9년 만에 재회한 공간으로 등장했다.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 앞에는 입장하려는 사람들의 긴 줄이 이어져있었다. 정희태 가이드는 코로나19가 일상화된 위드코로나로 밖에서는 마스크를 쓸 필요가 없지만, 실내에서는 반드시 마스크를 써야한다고 소개했다.
특히 <위대한 개츠비>의 스콧 피츠제럴드, <노인과 바다>의 어니스트 헤밍웨이와도 인연이 있는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는 손님으로서 무료로 서점에서 지낼 수 있는 전통을 지금까지도 간직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이러한 손님들을 뿌리 없이 바람을 타고 굴러다니는 식물군을 뜻하는 ‘회전초(Tumbleweeds)’라고 부른다.
무료로 서점에서 머물려면 세 가지 조건을 지켜야 한다. 하루에 한 권의 책을 읽어야 하고, 두 시간 이상 서점 일을 도와야 하며 한 장 이상의 자서전을 써야 한다. 그동안 약 3만 명이 머물렀다.
이어 정희태 가이드는 슈크림 가게인 오데뜨(Odette)를 소개했다. 한 가지 유용한 정보도 공유했는데, 파리에서 맛있는 빵을 구입하려면 각종 빵 대회에서 수상한 빵집을 찾아가기를 추천했다.
여행의 하이라이트, 노트르담 대성당
여행의 막바지는 빅토르 위고가 쓴 <파리의 노트르담>의 배경이 된 노트르담 대성당이었다. 노트르담(Notre-Dame)은 ‘우리들의 여인’이란 뜻으로 성모 마리아에게 봉헌된 성당을 말한다. 1163년 공사가 시작되어 1239년 완공됐고, 1991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도 등재된 노트르담 대성당은 2019년 발생한 화재로 많은 이들에게 안타까움을 안겼다. 다행히도 한 사제가 거센 불길 속에서도 로마 군인들이 예수의 머리에 씌웠다던 가시면류관을 밖으로 들고 나와 무사할 수 있었다. 노트르담 대성당은 제33회 파리 올림픽이 열릴 2024년을 목표로 복원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생루이 교(Pont Saint-Louis)를 건너자 정희태 가이드가 드라마 ‘에밀리, 파리에 가다’ 시즌 1에 등장했던 카페 드 플로르(Café de Flore, 주소 : 42 Quai d'Orléans, 75004 Paris)를 추천했다. 에밀리는 친구와 함께 테라스에서 커피를 마셨다. 프랑스관광청 소개에 따르면, 이곳은 알베르 카뮈, 파블로 피카소, 이브 생 로랑 등 작가와 예술가들이 즐겨 찾았다. 이번 파리 랜선여행은 파리를 가로지르는 세느강 풍경으로 마무리했다.
“정말 재밌게 봤어요.”
“즐거운 여행이었어요.”
“감사합니다.”
<KOGAS> 4월호 랜선여행은 체코 프라하로 떠날 계획이다.
부산경남지역본부 설비운영부
김형규 과장
유럽여행 경험이 있는 나로서는 초등학생 두 아이(시연, 시준)와 아내(강혜경 씨)에게 랜선 여행을 통해 프랑스 파리를 보여 주고 싶었다. 잘 알려지지 않은 파리 골목을 볼 수 있는 흥미로운 시간이었고, 실시간으로 질문의 답변을 받아 아이들이 신기해했다. 코로나19 종식 후 눈으로만 보았던 카페와 서점에 들러 아이들과 함께 파리를 느끼고 싶다.
가스연구원 기술지원연구소
류근창 책임연구원
큰 기대 없이 신청한 파리 랜선투어는 공해 속에서 신선한 산소를 마시는 느낌이었다. 유튜브에서 볼 수 있는 파리의 전경도 좋지만, 랜선투어만의 유니크한 감성이 아주 좋았다. 마치 내가 직접 여행하며 보는듯한 전경들! 한마디로, 랜선투어 강추!
경제경영연구소
하종현 선임연구원
코로나 시대에 여행에 목말랐던 참에 단비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물론 6살 아들 주원이는 마카롱이 금방 나오지 않자 금세 흥미를 잃긴 했지만요. 현지 가이드가 라이브로 파리의 구석구석을 안내해 주셔서 마치 옆에서 동행하는 기분이었습니다. 아내(조은영 씨)도 아들도 모두 만족스러웠답니다.
인천기지본부 설비운영2부
정원석 직원
어디도 가지 못하는 답답한 요즘, 새로운 자극이 됐습니다. 처음에는 90분이 길지 않을까 하는 고민을 했는데 막상 파리 랜선투어를 시작하고 나니 너무나 짧고 아쉬웠습니다. 제 버킷리스트에 파리여행을 추가할 만큼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강원지역본부 설비운영부
안창호 과장
유튜브 라이브방송으로 주말의 파리 거리를 만났습니다. 파리에 사는 사람들은 교외로 나가고 관광객들 위주! 거리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고, 실내에서만 착용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우리의 미래를 그려봤고요. 프랑스에 진출한 파리바게뜨 매장을 보면서 대한민국의 위상이 느껴져 어깨에 힘 좀 들어갔네요. 가족과 여행을 자주 하는데, 유럽이 버킷리스트 첫 번째라 가족과 함께 봤습니다. 파리에 가면 세느강에서 유람선을 타고 싶고, 에펠탑을 뒤로하고 사진도 찍을 거예요.
강원지역본부 설비운영부
주민아 주임
그냥 녹화된 영상이 재생되는 줄 알았는데 직접 파리에서 실시간으로 소통해 주시는 게 참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시청자들이 채팅에 참여하면 가이드분이 하나하나 친절하게 대답해 주시는 게 좋았습니다. 진행이 부드럽고 친근해서 소통하는 게 편했습니다. 질문도 간간이 해주셔서 참여하니 즐거웠습니다. 비록 랜선으로 함께한 여행이었지만 상호작용이 있기에 사람 사이의 따뜻함을 느꼈습니다. 다음에도 이런 기회가 있다면 재참여 할 의향이 있습니다.
디지털뉴딜처 디지털시스템부
이학준 차장
파리는 언제나 기분 좋은 도시다. 이번 랜선여행을 통해 파리의 정취를 얼마나 느낄 수 있을지 반신반의했지만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너무 좋았다. 프랑스의 교육에 관한 이야기도 매우 흥미로웠다. 가이드님이 실시간으로 전달해주는 파리 풍경이 정말 여행에 대한 갈증을 어느 정도 해소해 주었다. 하지만 동시에 여행에 대한 열망이 더 커지기도 했다. 코로나19로 인해 2019년 이후 멈춰버린 우리 가족(아내 황나리 씨, 아들 서진) 유럽여행의 다음 목적지는 이제 파리다. 에펠탑이 보이는 파리 15구에 숙소를 잡고 아침엔 파리지앵처럼 카페에서 타르틴과 커피를 즐기며 울 집 꼬맹이와 함께 소르본대학교 탐방도 할 참이다. 가이드님이 알려준 노트르담 대성당 앞 디저트 맛집(‘슈’를 파는 곳)과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도 꼭 방문하고 싶다. 이러한 일상이 곧 우리에게 가능하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