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조수빈 사진. 김범기, 홍보부
‘MZ 사원들의 행동이 정말 이해되지 않아요.’ ‘제 상사는 정말 꼰대 같아요!’ 요즘 직장생활의 고충은 대부분 세대간의 갈등에서 온다. 자신만의 잣대로 상대를 평가하다 보니 감정의 골은 더욱 깊어만 진다. 이때 단순히 업무적인 소통에만 집중해서는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힘들다. 다양성을 존중하고 정서적인 교감과 유대감을 키워야 보다 건강한 조직문화를 만들어나갈 수 있다. 이에 KOGAS가 올바른 소통과 화합을 이끌어 갈 수 있도록 파격적인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기존의 멘토링 형식을 과감하게 뒤집은 ‘리버스 멘토링’이 바로 그것. 일반적으로 ‘멘토링’은 삶의 경험과 연륜이 더 많은 이가 멘토로서 조언을 건네는데, 리버스 멘토링은 그 반대다. MZ 사원들이 멘토가 되어 자신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멘티인 고위 경영진에게 전파하는 방식이다. 이는 조직 차원에서의 효과도 있지만, 직원 한 명 한 명에게도 미치는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멘토에게는 리더십 역량과 직무 만족도 향상을, 멘티에게는 디지털 역량을 제고할 기회이기 때문이다.
지난 7월 멘토와 멘티들의 대면식도 아주 특별하게 이뤄졌다. 얼굴을 마주하기 전 익명채팅방을 통해 이야기를 먼저 나눠보는 시간. 디지털 기기 활용에 익숙한 멘토들의 주도에 따라 멘티들도 열심히 대화를 해 나가며 어색함을 타파했다. 어색함을 푸는 시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MBTI 궁합에 따라 조가 이뤄졌기 때문. 덕분에 채팅방에서 나와 함께 얼굴을 마주한 자리에서도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 9월 5일 6조가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이 야심차게 문을 연 곳은 퍼스널컬러 진단소. ‘퍼스널컬러’란 타고난 개인의 신체 컬러를 말하는데, 이것을 정확하게 알면 나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이미지를 찾을 수 있다.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취향과 개성을 드러내길 좋아하는 젊은 세대에게 ‘퍼스널컬러’는 그리 낯설지 않은 문화이지만, 김천수 경영지원본부장은 조금 어색한 듯했다. “사실 이곳에 오기 전까지 ‘퍼스널컬러’가 ‘멘탈 관리’와 연관된 것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외모에 관한 것이라고 하니 신선하네요.” 멘토인 장광복 대리와 윤재영 사원, 김현빈 사원은 “퍼스널컬러를 잘 활용하면 인상이 좋아질 뿐더러 자신감과 매력도 올라가죠. 본부장님께서 대외 활동이 많은 만큼 이미지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준비해 보았어요. 저희의 퍼스널컬러가 궁금하기도 하고요.”라며 컬러차트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김천수 본부장이 진단을 받는 내내 세 멘토는 멘티에게 최상의 색을 찾기 위해 집중했다. 장광복 대리와 윤재영 사원은 멘티의 퍼스널컬러를 ‘웜톤’으로 예측했지만 결과는 ‘겨울쿨톤’. 하얀 셔츠에 검정색이나 은색 계열의 아이템을 포인트로 하면 좋다는 전문가의 말에 김천수 본부장이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걸 보니 어느새 퍼스널컬러에 완전히 몰입한 듯했다. 퍼스널컬러 진단을 받은 후에는 식사 자리로 옮겨 더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멘토로 나섰던 윤재영 사원은 리버스 멘토링 같은 프로그램을 잘 활용한다면 세대 간의 벽은 금방 넘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전했다. “‘본부장’이라는 직급 자체가 주는 위화감 때문에 선뜻 다가가기 어려웠던 게 사실이에요. 하지만 본부장님과 대화를 나눠보니 잘 통하는 부분이 많더라고요. 틀을 깨기 위해 도전하는 것이 MZ세대의 강점이잖아요. 소통의 벽을 깨려는 저희의 노력이 변화의 첫 단추라고 생각해요.”라는 그의 말에 김천수 본부장은 “젊은 직원들과 가까워질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세 명의 좋은 동료를 알게 되어 무척 기쁩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들 외에도 와인클래스, 베이킹클래스, 쿠킹클래스, 인생네컷 촬영 등 저마다 이채로운 활동을 통해 한 발 가까워진 KOGAS인들. 이러한 기회가 더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는 후기가 쏟아진 만큼, 리버스 멘토링은 아쉬운 점을 보완해 다시 돌아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