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년 창립한 한국가스공사가 1986년 10월 LNG를 첫 도입하며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LNG를 사용하는 국가가 됐다. 인도네시아에서 LNG 5만 7천 톤을 실은 GOLAR SPIRIT호가 1986년 10월 31일 평택 LNG 터미널에 도착했고, 11월 1일 LNG선 입항 기념식을 개최하며 대한민국 LNG 시대의 막을 열었다.

10월 31일 LNG선이 평택항에 입항했다. 인도네시아 블랑란캉항을 출발하여 10일간의 항해 끝에 평택항에 도착한 것이다. 이러한 LNG의 첫 도입에는 순탄하지 않은 준비과정이 있었다. 특히 1985년의 유가 파동으로 PERTAMINA사와 우리 측과의 사이에 가격 문제로 많은 이견이 드러나, 한때는 계약 자체의 위기설까지 나돌기도 했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와 우리나라에서의 여러 차례의 회담과 어려운 상황을 함께 헤쳐 나가야 한다는 기본원칙에 대한 합의에 의해 이러한 이견 노출은 원만한 해결을 볼 수 있게 되었다.

글 원료부 김선 대리

1차분 5만 7천 톤은 LNG 인수기지의 인수 및 저장·공급시설의 냉각에 사용되었는데, 2차부터 들여오는 LNG를 정상적으로 인수하기 위해서는 인수기지 기기들의 냉각상태 유지가 필수적이며 특히 최초의 기기 냉각이기 때문에 많은 주의가 필요했다. 무엇보다도 상온에서 건설된 인수기지 기기들의 재질이 –162℃라는 초저온에 의해 변형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일정한 절차에 따라 냉각시키는 작업을 반복하였다. 4인치 배관으로 연결된 냉각탱크에 LNG를 채운 뒤 이 LNG로 하역배관과 저장탱크를 시간당 10℃ 이내로 온도가 내려가도록 차례로 냉각시켜 –162℃의 LNG를 직접 하역·저장할 수 있는 온도에 이르렀을 때 비로소 LNG 수송선과 연결된 하역설비(Unloading Arm)를 통해 수송선의 LNG를 하역할 수 있었다.

글 생산공급부 류학균 대리

한국가스공사는 1986년 11월부터 발전용 천연가스 공급을 시작했고, 1987년 2월부터는 도시가스용 천연가스 공급도 개시했다. 이와 함께 1987년 4월, 평택 LNG 터미널을 준공했다. 사보 1호 표지에 조감도가 등장한 평택 LNG 터미널은 한국가스공사 최초의 LNG 터미널로서 중요성을 지닌다.

1987년 2월 2일 14시 25분 천연가스가 부천시에 첫 공급됐다. 지난 4년 동안 오로지 인수기지, 주배관, 도시가스 간선망 건설 공사에 매달려왔던 우리는 조금은 허탈하면서도 또 가슴 뿌듯한 보람을 느끼며 애벌레가 아름다운 나비가 되듯 본격적인 영업단계로의 탈바꿈을 이룩하게 되었다.

글 수요개발과 정진석 과장

우리나라 에너지 역사상 큰 전기를 마련한 LNG 인수기지 및 공급설비 준공식이 1987년 4월 16일 평택 LNG 인수기지 현장에서 있었다. 국내 처음으로 시도된 LNG 인수기지의 본격적인 건설공사에 앞서 항로 및 부두설비 설계를 위한 해상조사 작업을 실시하였고, 그 작업 결과를 토대로 기초 암반까지 시추공을 뚫어 항로 준설 및 부두 건설을 위한 해저기초 지지 암반의 정확한 현지 확인조사를 하였으며, 초대형 LNG선이 안전하게 입항·접안할 수 있도록 수심 14m까지 준설한 후 파이프 파일을 항타해 LNG 전용 부두가 건설되기에 이르렀다.

1990년 4월부터 LNG 저장탱크 3기, 기화송출설비, 접안설비 등 1단계 사업을 마치고 1997년 10월 29일 인천 LNG 터미널 준공식을 개최했다. 인천 LNG 터미널은 평택에 이은 두 번째 LNG 터미널로, 국내 최초로 해상에 30만 평 인공섬을 만들어 그 위에 건설했다.

아마 여러분들은 땅을 밟고 서 있는 것이 얼마나 편안한 것인지 잘 모를 것이다. 따라서 철근 위에서 18시간을 서 있어야 한다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것인지, 또 안전모가 얼마나 무거운지, 동이 트는 새벽 다섯 시쯤 되면 너무 무거워서 던져 버리고 싶을 정도니까. 그래도 던져 버리지 못하는 이유는 아마도 안전모에 붙어있는 ‘감독’이라는 표식 때문이고 감독은 현장에서 가스공사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경솔하게 행동할 수 없다. 오늘의 인천기지를 있게 한 기라성 같은 선배 기술자들이 있었다. 건설공사 전체를 조율하신 고정수 처장, 건설 초기 복잡한 인허가로 고생하신 이건복 부장, 금기세 부장, 박영규 부장, 탱크전문가 최영걸 부장, 윤덕영, 박성태, 이상원 과장, 박동복, 조주영 대리 등과 묵묵히 수고를 아끼지 않은 인천건설처 토목팀이 있었다. 또 늘 커다란 그늘이 되어 주시는 남운상 팀장, 저장탱크를 지하에 건설하는 김낙창 과장, 인천기지의 산증인 조성기 과장, 든든한 장기윤, 이동용 감독, 팀의 마스코트 오용재 감독, 그리고 #7탱크의 이름을 ‘예쁜 성남이’로 지어 달라고 조르는 진성남 씨와 그 외 많은 사람들의 숨은 노고가 있었기에 오늘의 인천인수기지가 완공될 수 있었으며, 또 가스공사의 토쟁이(?)들이 있는 한 인천기지의 내일은 오늘과 또 다른 모습으로 변해 갈 것이다.

글 인천건설처 사보기자 곽규영석

2002년 10월, 평택, 인천에 이어 한국가스공사 세 번째 LNG 터미널이 통영에 들어서 시운전을 성공적으로 완료하고 본격적인 상업운전에 들어갔다.

강원지사를 제외한 공사의 전 지사를 다 가보았지만 통영생산기지만큼 자연환경과 풍경이 좋은 곳은 없는 듯하다. 설비들의 성공적 시운전 후 정상적인 가스송출 업무를 수행하면서 생산기지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다하고 있다. 신생사업소에서 나타나는 직원 간의 어색함은 직원들의 상호 화합을 위하여 작년 1년 동안 가져왔던 직원 볼링·탁구·족구대회 등의 각종 체육행사와 간담회, 직원 자녀 사생대회, 직원 가족 송년의 밤 등 다양한 참여와 만남의 자리를 통하여 많은 부분이 해소되었다. 이제는 비로소 평택, 인천에 이어 명실상부한 제3인수기지로 완전히 자리매김한 것이다.

글 통영생산기지 생산부 조학래

2002년 12월에는 강원권 배관망 건설공사를 성공적으로 완료하면서 전국을 하나로 잇는 총연장 2,442㎞의 배관망을 구축했다. 2021년 1월 기준, 전국 배관망은 총 4,945㎞에 이른다.

2002년 9월 3일, ‘강원지사’라고 처음 도착한 곳은 원주시 외곽지역의 작은 컨테이너 박스 몇 개 있는 초라한 임시 사무소였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강원권 시운전을 위해 모든 직원들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고생했는데 공급부에 근무하는 민정태 대리는 매일 용달차를 몰고 수십 개 관리소를 돌아다니며 비품과 소모품 등을 비치하느라 본사에서는 택배회사를 차렸다는 소문이 들릴 정도였다. 강원지역에 청정연료인 LNG 공급으로 난방비가 절약된다는 소식은 강원도민 모두의 화젯거리였는데 KBS, MBC 및 지역방송국에서 인터뷰 요청이 쇄도해서 매일 인터뷰 자료를 만드느라 고생했던 일, 10월에 첫눈을 보면서 강원도가 역시 춥다는 것을 실감했던 일 등 많은 기억들이 추억거리로 남을 것 같다.

글 강원지사 공급부 이봉영 대리

창립 당시 서울 여의도에 자리를 잡았던 한국가스공사는 1997년 본사 사옥을 분당으로 이전했다 2014년 대구혁신도시로 다시 이전했다. 대구혁신도시 이전에 걸맞게 대부분의 건설 장비와 7만 5,000명 인력을 대구에서 조달했고, 시공 40%는 지역 업체와 일했다.

“조감도만 멋들어지는 건물도 있는데 우리 사옥은 조감도보다 오히려 실물이 훨씬 낫다고들 합니다. 보세요, 산의 스카이라인과 빌딩의 선이 기막히게 잘 어울리잖아요. 사원들의 자부심에 걸맞은 멋진 건물로 완공된 것 같습니다.” 2012년, 착공 무렵부터 이곳 대구혁신도시에서 사옥건설단을 이끈 진봉우 단장의 말에 뿌듯함이 가득 담겨있다. 중소기업 공사용 자재 직접구매 대상품목 123가지 중 본 공사에 해당하는 98개 자재를 직접 선정하고 책임감리까지 도맡았던 스무 명의 사옥건설단원들 역시 단 한 건의 사고 없이 완공된 건물을 보며 지난 노고를 싹 잊고 있다고 한다. “2만 장의 지붕 외장 판넬 중 똑같은 것이 단 한 장도 없어요. 일일이 공장에서 맞춰 와야 했죠. 베테랑 노무자들도 수차례의 시공 오차를 겪어야 했으니, 결코 쉽지 않은 공사였습니다.” 김용수 차장의 말이 확연히 드러나는 공간이 또 있다. 건물 좌측 끝 5~7F 필로티 공간과 중앙 통로는 산곡풍이 건물을 관통할 수 있도록 배려한, 건축의 묘미를 느끼게 해주는 공간이다.

삼척 LNG 터미널 종합 준공식이 2017년 9월 21일 열렸다. 삼척 LNG 터미널은 세계 최대 용량의 저장탱크(27만㎘급 저장탱크 3기)를 갖추고 있다.

시설계획팀, 연구개발원, 현장건설팀, 강원도청,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말 많은 기관의 다양한 사람들의 땀과 노력, 열정이 모여서 만들어낸 결과라고 생각해요. 동해는 인천, 평택이 위치한 서해와 달리 기상 이변이 잦은 탓으로 순탄한 진행이 어려웠죠. 특히, 수심이 깊고 파도가 거세며 태풍의 영향 탓에 매립을 위해 쌓아 놓은 제방이 연달아 무너져 부지 조성 단계부터 난관에 부딪히게 됐습니다. 높은 파랑에 잘 견딜 수 있는 콘크리트 상자 형태인 셀블록 직립식 호안으로 변경, 성공적으로 부지 매립을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공사가 시작되고 현장에서 문화재(체성)가 발견되면서 건설 부지가 줄어들게 됐어요. 14개가 아닌 12개의 탱크밖에 건설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거죠. 줄어든 탱크에 당초 계획했던 분량의 가스를 저장하려면 단일 탱크의 저장용량을 늘리는 방법밖에 없었고, 결과적으로 27만㎘급 저장탱크를 건설하게 되었습니다. 위기가 새로운 기회가 되어 세계 최초, 최대 용량의 저장탱크를 만들게 된 거죠.

2019년 10월 제주 LNG 터미널 준공과 함께 한국가스공사는 전국 천연가스 보급 시대를 열었다. 2017년 제주도 천연가스 공급 사업을 시작한 이래 제주LNG본부는 2019년 10월 11일 제주복합발전소에 천연가스 공급을 시작했다.

최첨단 친환경 공법을 도입한 제주 LNG 기지는 ‘최초’라는 기록을 유독 많이 세웠다. 제주도의 어장과 청정 환경 보호를 위해 국내 최초로 공기식 기화기를 도입한 것이 그 예다. 또 하나의 자랑은 멤브레인 완전 방호식 저장탱크다. 제주기지는 기지와 공급망이 이원화된 육지와는 달리 생산(DCS)과 공급(SCADA)이 통합된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최초의 기지이다. 가스공사 최초의 여성 CBO(Control Board Operator)도 이곳에서 탄생했다. “저(김연지) 외에도 박나현, 원선미 사원이 함께 근무하고 있어요. 제 손으로 기지를 컨트롤한다는 게 흥미진진하고, 이렇게 좋은 기회가 주어졌다는 것에 매우 감사한 마음입니다.” 작년부터 제주기지 시운전부를 맡아 조직 준비부터 시운전을 총괄한 이봉영 부장은 제주기지에 남다른 애착이 있다. 유영걸 제주운영기지사업단장은 제주기지 사업을 ‘상생’과 ‘화합’이라는 말로 압축한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제주에서의 사업은 이윤을 바랄 수 없는 구조입니다. 그럼에도 기지와 배관망 건설 사업에 총 4,275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한 것은 제주에 보편적 에너지 복지를 실현하기 위해서였습니다.”

2021년 9월 27일 ‘Everywhere Green Life, H2 KOGAS’라는 KOGAS 2030 비전 선포식과 함께 프로 농구단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 창단식을 개최했다.

한국가스공사는 △탄소 중립 수소 플랫폼 구축 선도, △글로벌 파트너십·전략적 제휴 등을 통한 기술 기반의 글로벌 수소 기업 성장, △LNG 냉열을 활용한 콜드체인 클러스터와 같은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 확장 등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한국가스공사 신입직원 2명이 미래의 나에게 하는 약속을 발표하고, 이를 채희봉 사장에게 전달하는 시간도 있었다. 대구를 연고지로 하는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의 초대 감독을 맡은 유도훈 감독은 “농구단을 창단해 주신 한국가스공사 임직원분들에게 감사드린다”라며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가 KBL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농구팀이 될 수 있도록, 대구시민들이 즐길 수 있는 최선의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