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의 광장
동글동글 오색영롱한 마카롱을 보고 있으면 간질간질 마음이 설렌다. 너무 예뻐서 먹는 것도 아깝지만 일단 한입 베어 물면 쫀득한 식감과 달콤한 맛이 마음까지 행복하게 만든다. 눈과 입, 마음까지 즐겁게 해주는 마카롱처럼 언제 만나도 즐겁고 행복해진다는 코가스 직원 4인방이 추운 겨울 마음까지 훈훈해지는 알록달록 마카롱 만들기에 도전했다.
[글 양지예 사진 김지원]
몸은 멀어져도 마음은 더 가까이
누군가가 예쁜 마카롱을 직접 만들어 선물한다면 그건 '사랑'이다. 눈으로 먼저 먹고 입으로 먹는다는 말이 딱 어울릴 정도로 맛은 물론 모양까지 아름답기 때문이다. 아울러 작은 마카롱 하나를 만들기까지의 과정이 얼마나 힘든지 안다면 그 사람의 마음을 받아주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정성이 많이 들어가는 베이킹이다. "평소 마카롱을 좋아해서 직접 만들어보고 싶기도 했고, 무엇보다 친한 동료들과 함께하는 것이라서 무척 의미 있고 특별한 시간이 될 것 같아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수급계획부 오윤경 주임의 제안에 한 사람도 빠짐없이 선뜻 동의한 것은 다른 직원들 또한 함께하는 동료들이 좋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특히 평택기지본부에 근무하는 조아라 주임은 오늘 체험을 위해 휴가까지 내고 아침 일찍 평택에서 대구로 내려왔다고 하니 이들의 우정이 정말 대단하다. 이처럼 누구 한 사람의 제안에 열 일 제치고 달려올 정도로 각별한 네 사람의 인연은 작년 해외인프라사업처에서 함께 근무하며 시작됐다. 워낙 업무가 많고 해외사업은 다들 낯설었기 때문에 서로 대화를 많이 하면서 쉽게 가까워질 수 있었고, 네 명이 똘똘 뭉쳐 팀워크를 다지곤 했다. 아쉽게도 올해는 뿔뿔이 흩어지고 강보민 주임만 플랜트사업처(舊 해외인프라사업처)에서 근무하지만, 여전히 동료들이 큰 힘이 된다고 이야기한다. "너무 외로워요. 항상 함께해서 든든했는데 한꺼번에 모두 다른 부서로 가니까 정말 섭섭하죠. 그래도 조아라 주임을 제외하고 다른 동료들은 같은 층을 쓰거나 사무실이 가까워서 자주얼굴을 보고 있어요. 회사에서 보는 것 외에도, 밖에서도 종종만나서 맛있는 것도 먹고 부산에 함께 여행도 다니면서 계속해서 우정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4인4색, 동글동글 마카롱 만들기
그들은 오늘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들기 위해 마카롱 만들기에 도전한다. 마카롱은 머랭으로 만든 꼬끄 사이에 필링을 채워 만드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쿠키다. 색색의 아름다운 꼬끄와 다양한 맛의 필링을 골아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오늘 직원들이 만들 마카롱은 4색4맛으로, 가장 먼저 각각 준비된 재료 중 마음에 드는 꼬끄 색과 필링 맛을 선택한다. 선택이 끝난 후에는 본격적인 마카롱 만들기에 들어가는데, 첫 번째 순서는 꼬끄 반죽의 베이스가 되는 머랭을 만드는 것이다. 커다란 볼에 계란 흰자와 설탕을 넣고 거품이 풍성하게 올라올 때까지 핸드믹서를 돌려줘야 한다. 직원들은 "기계로 하는 것이라서 별로 어려워 보이지 않았는데 핸드믹서의 힘이 있어서 팔이 너무 아프다"며 첫 단계부터 쉽지 않음을 토로했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
고 하지 않던가. 오랜 시간 열심히 핸드믹서를 돌려주고 나니계란 흰자가 단단하게 굳어져 볼을 머리 위에 뒤집어도 떨어지지 않았다. 직원들은 자신이 완성한 머랭을 옆에 있는 동료의 머리 위에 쏟을 듯 액션을 취하며 장난을 쳤다. 뭐가 그리 즐거
운지 서로의 작은 몸짓이나 장난스런 농담에 까르르 웃음꽃이 끊이질 않았다.
머랭이 모두 완성된 뒤에는 아몬드 슈거파우더를 넣고 주걱으로 살살 섞어주는 마카로나쥬 작업을 한다. 너무 치대거나 누르면 아몬드 기름이 올라와 나중에 마카롱 겉면이 기름으로 얼룩진다고 하니 조심스럽게 섞는 것이 중요하다. 직원들은 날가루가 보이지않을 때까지 반죽을 섞은 후 각자 선택한 색소를 적당히 넣어 최종적으로 반죽을 완성했다. "마카롱이 워낙 예민해서 만드는 것이 쉽지 않다더니 반죽부터 예사
롭지가 않은 것 같아요. 그래도 반죽 색이 너무 예뻐서 벌써부터 완성품이 기대되네요." 먼 거리를 한달음에 달려온 평택기지본부 안전환경부 조아라 주임은 현재 평택에서 함께 일하고 있는 동료들이 생각나는지 예쁘게 만들어서 내일 회사에 가져가겠다며 의욕을 불태웠다.
마카롱처럼 달콤 쫀득한 우정 영원히
완성된 반죽으로 동그랗게 모양을 낸 꼬끄를 건조시키고 굽는 동안, 안에 들어갈 필링을 만든다. 우선 계란노른자와 설탕을 믹싱해 김이 올라올 때까지 데운 우유와 섞은 후 살살 저으면서 약간 약한불에 한 번 끓인다. 불 위에서 10~15분 정도 저어야 하므로 네 명의 직원들이 돌아가며 협업을 했다. 가장 첫 타자로 오윤경 주임이나섰고, 곧이어 생산운영부 하지희 과장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다른 동료들에게 넘겨줄 생각도 하지 않고 오랜 시간 힘들다는 내색도 없이 불 앞에서 묵묵히 필링을 젓는 과장님의 모습에 다른 동료들이 장난스럽게 응원했다. 필링이 덩어리 없이 완전히 녹으면 버터와 각자 선택한 쿠키 파우더, 치즈 분말, 콩가루, 블루베리 잼을 각각 섞은 후 짤주머니에 넣어 필링을 최종 완성한다. 마지막으로 잘 구워진 꼬끄를 오븐에서 꺼내 잠시 식힌 후, 완성된 필링을 넣어 샌드를 만들면 마카롱 완성! 공기 중에 떠다니는 고소하고 달콤한 향기에 직원들은 빨리 맛보고 싶다며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마카롱 특유의 쫀득한 식감을 살리기 위해서는 하루 정도 냉장숙성을 한 뒤에 먹는 것이 좋다고 하니 맛있게 먹으려면 좀 더 기다려야 할 것 같아요. 그런데 제가 직접 만들어서 그런지 숙성 안 시켜도 맛있는데요." 오윤경 주임은 완성된 마카롱 하나를 입속에 쏙 넣으며 달콤한 미소를 지었다.
"원데이 클래스로 케이크 만들기는 해본 적이 있는데 마카롱은 처음이에요. 시간도 오래 걸리고 무척 힘드네요. 그래도 동료들과 함께해서 시간 가는 줄 몰랐어요. 무척 즐거웠습니다." 하지희 과장의 말처럼 체험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았던 유쾌한 현장이었다. 새롭게 시작하는 2020년에도 네 사람의 '찐 우정'이 계속해서 이어지길 바란다.
마카롱 레시피
① 계란흰자에 설탕을 넣어 머랭을 친다.
② 완성된 머랭에 계량한 아몬드가루, 슈거파우더, 설탕을 넣고 섞어 꼬끄 반죽을 완성한다.
③ 완성된 반죽으로 동그란 꼬끄를 만들어 5분 건조한 뒤, 예열한 오븐에 150도로 14~16분 간 굽는다.
④ 계란 노른자, 설탕, 우유를 계량해 중약불에 끓인 후 버터를 섞어 앙글레이즈 버터크림을 만든다.
⑤ 식힌 꼬끄에 앙글레이즈 버터크림을 올려 샌드를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