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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꽃향기와 함께 온다. 얼었던 땅이 몽글몽글해지고 여린 잎이 하나둘 돋아나기 시작하면 따사로운 햇살, 포근한 바람과 함께 봄은 찾아온다. 북방사업부 부원들이 성큼 다가온 봄 마중에 나섰다. 활짝 핀 꽃처럼 아름답고 향기로웠던 어느 봄날의 이야기.
[글 박향아 사진 고광훈]
봄바람에 꽃향기가 실려 왔다
"오는 길에 보니 회사의 나무에도 봉우리가 조심스레 맺혔더라고요. 이제 정말 봄이 오려나 보다 생각했는데, 여긴 벌써 봄이 한창이네요." 오늘 북방사업부 부서원들이 찾은 곳은 봄으로 가득한 플라워 공방. 공간 곳곳에 놓인 다양한 빛깔의 꽃과 공기를 타고 은은하게 퍼지는 향기에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비단향꽃무라고도 불리는 꽃, 스토크를 발견하고는 "가장 좋아하는 꽃"이라며 반가워하는 최단비 직원과 "이름은 잘 몰라도 꽃에 둘러싸여 있으니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는 김명제 차장. 함께한 부원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에 오늘 이벤트를 신청한 이수미 대리도 비로소 한시름 놓는다. "활짝 핀 봄꽃처럼 우리 부서가 진행하는 사업도 활짝 피었으면 하는 바람, 그리고 부서원 모두 꽃길만 걸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벤트를 신청했어요. 막상 신청하고 보니 차장님들께서 꽃꽂이 흥미를 느끼실지 아주 살짝 걱정이 되더라고요. 워낙 섬세하시고 자상하신 분들이라 꽃하고도 잘 어울린다고 생각은 했지만요(웃음). 그런데 다들 좋아해 주시니 괜히 뿌듯하네요." 북방사업부는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러시아와 중국 지역의 천연가스 사업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국제 정세, 특히 남북 관계의 변화에 따라 사업의 분위기가 결정되는 만큼, 최근의 남북, 북미 관계에 관심이 클 수밖에 없을 터. 봄꽃을 활짝 피운 따뜻한 봄바람이 남북 관계에도 불어오길 바라는 것이, 바쁜 업무로 함께 하지 못한 이영태 부장과 2명의 부서원을 포함한 모두의 마음이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공간에 꽃 한 송이만 더해져도 분위기가 한층 달라진다. 혼자만의 공간은 더욱 더 따뜻해지고, 여럿이 함께하는 공간은 한결 훈훈해진다. 꽃은 그 자체로도 충분히 아름답지만 플로리스트의 손길이 더해지면 그 안에 각자의 이야기가 더해져 아름다움은 배가된다. 오늘 플로리스트가 되어 '나만의 꽃 이야기'를 만들어 보기로 한다섯 명의 부서원. 계절이 변할 때마다 꽃 화분 사는 걸 좋아한다는 서용원 차장은 사계절 중 봄을 가장 좋아한다. "색색의 꽃이 앞다퉈 피어나잖아요. 어제는 히아신스, 튤립, 수선화, 천리안을 샀어요.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져서 꽃 화분을 자주 사는데, 직접 꽃꽂이를 해보는 건 처음이에요. 보는 건 좋아하는데 만드는 것도 잘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서용원 차장이 꽃을 사는 걸 즐긴다면, 반면에 꽃 선물을 자주받는 이도 있다. 부서원들에 의하면 "활짝 웃는 모습이 복사꽃처럼 예쁘다"는 김은진 인턴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누군가 저를 떠올리며 어울리는 꽃을 고르고 꽃이 상할까 조심스레 들고 왔을 걸 상상하면 기분이 좋아지더라고요. 제가 꽃을 좋아하는 걸주변에서도 알게 돼서 특별한 날에는 꽃 선물을 자주 받는 것 같아요." 사실 꽃에 관해서라면 최단비 직원도 빼놓을 수 없다. 모바일 메신저의 프로필 사진에 다양한 꽃이 번갈아 등장할 만큼 꽃을 자주 선물하고, 그보다 더 자주 선물 받는다고 한다. "꽃은 주는 이도 받는 이도 모두 행복하게 하는 최고의 선물인 것 같아요. 이런얘기가 조금 쑥스럽지만 제게는 우리 부서원들이 꽃보다 아름다운 존재들이에요. 2017년 4월에 입사하면서 본가에서 나와 대구로 독립을 했거든요. 초반에는 혼자 저녁을 먹는 것이 조금 어색했는데, 그 마음을 어떻게 아셨는지 부서원들이 같이 저녁을 먹으며 사회생활에 대한 고민, 소소한 일상에 관한 얘기들을 들어 주셨어요. 덕분에 조금 더 빨리, 그리고 수월하게 적응할 수 있었고요. 늘 감사하죠."
다섯 가지 향기가 담긴 다섯 개의 화병
꽃으로 가득한 공간에 있으니 설레는 마음에 이런저런 이야기가 꽃을 피운다. 끝날 것 같지 않은 수다는 잠시 뒤로 미뤄두고 이제는 각자의 마음을 손끝에 담아 화병꽂이를 시작할 차례. 방법은 아주 단순하고 간단하다. 물을 채운 화병의 입구에 십자가 모양으로 테이프를 붙여 구역을 나눠준 후, 꽃을 적당한 크기로 잘라 조화롭게 꽂아주기만 하면 된다. "간단하다지만 사실 꽃을 어느 정도 길이로 잘라야 할지, 어느 방향으로 꽂아야 할지 망설여지네요. 괜히 제 손길이 꽃의 아름다움에 흠집을 낼까 봐 걱정도 되고요." 버터플라이, 라넌큘러스, 스토크, 블랙잭, 조팝, 스위트피 등 봄을 상징하는 10종류의 꽃을 바라만 보고 있는 이수미 대리와 달리, 꽃을 손질하는 김명제차장의 손길에는 망설임이 없다. "강사님이 정답은 없다고 하셨잖아요. 각자가 느끼는 대로, 꽃을 바라보는 각자의 시선과 마음을 담아 자유롭게 꽂으면 된다고. 사실 10종류가 전부 예뻐서 어떤 조합으로 꽃을 꽂아도 멋진 작품이 나올 것 같아요. 꽃이 가진 본연의 아름다움, 그 힘을 믿고 가는 거죠(웃음)." 꽃의 색과 모양뿐 아니라 줄기가 드러내는 선의 아름다움까지 살려 꽃을 꽂아가는 부서원들. 어느새 꽃의 이름을 확인하고 향기를 즐길 만큼 여유도 생겼다. 텅 비었던 화병이 색색의 꽃들로 물들어가고, 여기에 각자의 손길이 더해지고 마음이 보태지면서 다섯 가지 향기를 가진 화병이 완성됐다.
활짝 핀 꽃처럼 모두의 바람들이 이뤄지길
"모두에게 똑같은 종류의 꽃이 주어졌는데, 완성된 화병의 모습이 묘하게 다른 걸 보니 정말 신기하네요. 저만의 감성으로 만든 첫 번째 작품인 만큼, 꽃처럼 아름다운 네 여인에게 선물할까 합니다." 서용원 차장의 정성이 듬뿍 담긴 화병의 주인공은 사랑하는 아내와 세 딸이다. 김명제 차장도 아내에게 화이트데이 선물로 화병을 선물할 생각이란다. "연애 시절 이후로 꽃 선물은 처음 해보는 거라 살짝 쑥스럽기도 한데, 아내도 조금은 당황하지 않을까 싶네요. 그래도 열심히 만들었으니 받고 나서 꽃처럼 환하게 웃어줬으면 좋겠습니다." "어머니를 생각하며 꽃꽂이를 했다"는 최단비 직원은 본인의 생일에 "낳아주시고 키워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와 함께 어머니께 직접 꾸민 화병을 안겨드릴 계획이라고. 오늘 이벤트를 준비한 이수미대리는 오늘 만든 작품에 '너의 계절'이라는 작품명을 붙여주었다. "물만 잘 갈아주면 2주 정도는 예쁜 꽃을 감상할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피었다 지는 것이 꽃의 숙명이지만, 활짝 피어있는 꽃의 계절 동안 꽃도, 꽃을 바라보는 저도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북방사업부의 막내, 김은진 인턴사원은 꽃 한 송이 한 송이에 좀더 간절하고 특별한 의미를 담았다. "부서원들이 잘 챙겨주시는 덕분에 즐겁게 인턴 생활을 하면서 많은 것들을 배우고 있어요. 그래서 꼭 정직원으로 다시 입사해 더 많은 일을 함께해나가고 싶어요. 오늘 만든 화병은 사무실에 놓고 부서원들이랑 함께 보려고요. 나중에 정직원으로 입사해서 우리 부서 선배님들께 축하의 꽃다발 꼭 받고 싶습니다." 아름다운 꽃, 그리고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과 함께했던 향기로운 시간. 함께여서 더 아름다웠던 오늘이 에너지가 되어 한 송이 한 송이에 담긴 각자의 바람들이 활짝 핀 꽃처럼 모두 이뤄지길 바라본다.
화병꽂이 만들기
- 1. 꽃병에 스카치테이프를 격자무늬로 붙여준다.
- 2. 꽃의 줄기를 적당한 길이로 자른다. 이때 줄기는 사선으로 잘라야 물을 잘 흡수한다.
- 3. 큰 것부터 작은 것 순서로 손질한 꽃을 꽂는다.
- 4. 마지막으로 꽃을 보기 좋게 정리한 후 리본을 묶어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