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nd Cafe 1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좋아하는 TV 프로그램을 보며 혼자서 맥주 한 캔 마시는 행복이란! 행복지수 1위로 손꼽히는 핀란드에서는 정부가 나서서 국민들이 이런시간을 갖게끔 장려한다. 일명 핀란드식 마음 챙김 명상법이라 불리는 라이프스타일 '팬츠드렁크'란 과연 무엇일까?
[자료 출처: <팬츠드렁크> 미스카 란타넨 저]
필요한 것은 이것뿐
'팬츠드렁크'는 어디에도 나가지 않고 오직 집에서 속옷 차림으로 술 마시며 느긋하게 휴식하는 행위를 일컫는다. 누구나 쉽게 시도할 수 있고, 준비물도 소박하다. 적당량의 술, 편한 옷, 오락거리, 간식거리만 있으면 된다. 술은 가볍게 마실 수 있는 맥주나 와인이 좋고, 절제할 수 있다면 이보다 독한 술도 괜찮다. 복장은 헐렁한 사각팬티, 목 늘어난 티셔츠, 부들부들한 수면 바지, 파자마, 트레이닝복 등 자신에게 가장편한 옷을 입으면 된다. 오락거리도 거창하진 않다. TV, 노트북, 스마트폰, 태블릿PC는 물론이고, 뜨개질 꾸러미, 악기, 책, 잡지 등 각종 취미용품도 좋다. 팬츠드렁크를 즐기기에 가장 좋은 음식은 '자기가 먹고 싶은 음식 뭐든지'다. 스트레스가 해소되기만 한다면 영양학적으로 균형 잡히지 않은 자극적인 음식을 먹어도 된다는 소리다.
금지된 자유, 기분 좋은 일탈
팬츠드렁크는 적절한 환경과 편한 옷차림을 통해 지친 마음을 회복하고 완전한 휴식을 취하는 시간이다. 그래서 가장 빠른 시간 안에 마음이 평온한 상태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러니 팬츠드렁크를 할 때만큼은 평소 건강관리를 위해 자제했던 디저트, 패스트푸드, 초콜릿 등을 마음껏 먹어보자. 우리는 금지된 자유가 허용될 때, 기분 좋은 일탈이 용인될 때 쾌감을 느끼고, 행복감을 느낀다. 팬츠드렁크를 하는 동안에는 마음을 열고 흘러가는 대로 몸을 맡겨야 한다. 먹고 싶은 것을 먹고, 마시고 싶은 것을 마시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지금 이 순간, 있는 그대로의 모습에 집중해야 한다. 무언가를 해내야 한다는 부담감도 내려놓아야 한다. 팬츠드렁크를 할 때만큼은 집중력이 필요하거나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일 대신 '의미는 없는데 재미있는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도 암묵적 규칙은 있다
팬츠드렁크가 아무리 자유와 일탈을 누리는 휴식의 시간이라 해도, 암묵적으로 지켜야 할 규칙은 있다.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났을 때 숙취가 없어야 한다는 점, 매일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숙취가 있다는 것은 과음했다는 의미이고, 팬츠드렁크를 매일 하고 싶은 욕구가 든다는 것은 현재 치료가 필요한 수준의 심리상태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울증이나 약물 남용 이력이 있다면 술 대신 주스나 무알코올 맥주를 마시는 '무알코올 팬츠드렁크'를 권한다.
같이 해도 OK! 대화는 NO!
팬츠드렁크는 아무도 없는 빈방에서 홀로 하면 가장 좋지만, 가족이나 친척, 친구와 함께해도 된다. 다만, 대화는 피하는 것이 좋다. 시간과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지 스스로 결정한다는 점에서 근본적으로는 명상 활동에 가깝다. 자신에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을 확보했다는 사실이 당사자에게 편안함을 주는 것인데, 대화를 나누면 그 공간과 시간이 더는 자기만의 것이 아니게 되기 때문이다. 팬츠드렁크는 마음의 평화를 찾는 하나의 태도다. 마음이 평온할 때 건강한 기운이 주변 사람들에게 전달되고, 내가 행복해야만 다른 사람도 행복하게 할 수 있다. 그러니 오늘만큼은 주변의 기대, 골치 아픈 일들은 모두 잊고 자기다운 모습으로 '팬츠드렁크'를 시도해보자. 스트레스로 갑갑했던 마음이 조금은 후련해질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