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GAS FAMILY
'달콤한 것'은 서로를 향한 사랑이면 충분하다던 가족이, 오늘은 '달콤한 디저트'를 직접 만들어 보기로 했다. 부쩍요리에 관심이 생긴 가연이와 조물조물 손으로 만드는 일에 흥미를 보이는 윤상이를 위해서다. 가족의 행복한 웃음과 달콤한 사랑이 담긴 세상에 하나뿐인 특별한 쿠키. 이보다 더 달콤할 순 없다.
[글 양지예 사진 김지원]
가족이 함께하는 즐거운 쿠킹 타임
달콤하고 고소한 향기로 가득한 예쁜 카페. 오늘 맛있는 쿠키를 만들 공간이다. 어젯밤 이영석 과장 품에 안겨 잠들었던 윤상이와 직접 쿠키를 만들 생각에 잠까지 설쳤다는 가연이는, 카페에 들어서자마자 주변 곳곳을 살피느라 바쁘다. 커다란 테이블 위에 놓인 베이킹 도구도, 집에는 없는 커다란 오븐도 마냥 신기하기만 하다. "여기에 쿠키를 만들어서 넣으면 맛있게 구워지는 거야." 유치원에서 쿠키 만들기 체험을 해봤다는 가연이는 동생 윤상이에게 이것저것 열심히 설명 중 이다. "뜨거우니까 함부로 만지면 안 된다"는 당부도 잊지 않는다. 누나가 하는 것이라면 뭐든지 따라 하는 윤상이는 누나 뒤만 졸졸 따라다니고, 사이좋은 남매의 모습을 보는 엄마 아빠의 얼굴에는 기분 좋은 미소가 가득하다. "사실 윤상이가 누나를 많이 귀찮게 하는데, 가연이가 이해를 많이 해줘요. 맛있는 간식이 생기면 동생부터 챙기고요. 그런 모습을 볼 때면 아이들한테 너무 고맙고 행복하죠." 이영석 과장이 퇴근과 함께 곧장 집으로 향하는 이유도 아이들과 함께하는 행복한 시간을 좀 더 누리고 싶어서다. 벨 소리가 들리자마자 경쟁하듯 현관문으로 뛰어오는 두 아이를 보는 순간 하루의 피로가 싹 사라진다는 이영석 과장. 종일 두 아이와 씨름하느라 고생했을 아내를 위해 아이들의 목욕, 저녁놀이는 전적으로 담당하고 있다. 아내 박명주 씨의 말에 따르면 '100점짜리 남편이자 아빠'란다. "나란히 앉아서 가연이가 좋아하는 종이접기나 인형놀이도 하고, 활동량이 많은 윤상이와는 온몸으로 놀아주죠. 주말에는 아이들을 데리고 공원이나 놀이터에 나가면서 '이제부터 자유시간을 즐기라'고도 할 줄 아는 멋진 남편이기도 하고요." 오늘 쿠킹 체험도 아이들에게 예쁜 추억을 만들어주고 싶은 아빠의 마음과 곧 다가올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아내에게 달콤한 쿠키를 선물해주고 싶은 남편의 마음을 담아 준비한 특별한 이벤트다. '잘' 만들 자신은 없지만, '즐겁게' 만들 자신이면 충분하다. 가족과 함께 하는 순간은 언제나 행복하니까.
달콤한 머랭쿠키와 알록달록 수제 쿠키 만들기
오늘 가족이 만들 쿠키는 한 입 먹으면 달콤함이 '아삭'하고 씹히는 기분 좋은 디저트 머랭쿠키다. 머랭 재료로 쿠키 모양을 만든 후 낮은 온도에서 한 시간 가량 굽는 동안 수제 쿠키도 만들어 볼 계획이다. 가장 먼저 할 일은 달걀의 흰자만 잘 분리해서 머랭을 치는 일. 커다란 볼에 흰자를 넣고 핸드믹서로 섞어주니 하얀 거품이 뽀글뽀글 올라오기 시작한다. 윤상이도 고사리 같은 손으로 이영석 과장을 도와 머랭을 만들고, 시간이 지나자 투명하고 묽었던 흰자가 새하얗고 쫀득한 머랭으로 변했다. 머랭을 주머니에 넣고 예쁜 모양으로 짜주는 것은 손재주가 좋은 가연이가 해보기로 했다. 힘이 들어가면 쿠키가 커지고 그렇다고 힘을 너무 빼면 작아지므로 손의 힘을 잘 조절하는 것이 관건이다. 가연이의 손끝에서 예쁜 모양의 쿠키가 하나씩 만들어질 때마다 "역시 우리 가연이, 역시 정말 잘하네"라는 아빠의 감탄사도 쉼 없이 이어진다. 숨길 수 없는 '딸바보 아빠'의 모습이다. 머랭쿠키가 오븐에서 구워지는 동안, 수제 쿠키 만들기가 시작됐다. 다양한 모양의 쿠키 틀을 사용해 모양을 찍어내는 일 자체가 두 아이에게는 즐거운 놀이. 윤상이는 가장 좋아하는 뽀로로 모양을, 가연이는 트리 모양을 선택했다. 이번 겨울에 엄마 아빠, 윤상이와 함께 만든 트리가 생각난 모양이다. "다 같이 별도 달고 종도 달았는데 정말정말 재미있 었어요. 크리스마스 때는 산타할아버지가 트리 밑에 선물도 놓고 가셨어요. 올해도 엄마 아빠 말씀 잘 듣고, 윤상이랑 사이좋게 지내면 산타할아버지가 멋진 선물을 주시겠죠?" 정성껏 만드는 쿠키를 오븐에 넣고 기다리는 내내, 가연이와 윤상이는 오븐 앞을 떠날 줄 몰랐다. "얼마나 더 남았어요?" 오븐 속에서 구워지는 쿠키가 마냥 대견하고 신기한 아이들. 기다림마저도 즐겁기만하다.
달콤한 쿠키처럼 달콤한 시간이 계속되길
1시간의 기다림 끝에 완성된 머랭쿠키와 수제 쿠키. 가연이는 잘 구워진 쿠키 위에 초코 시럽으로 그림까지 예쁘게 그리는 중이다. 하트 모양의 쿠키에는 "엄마 아빠 사랑해요"라는 메시지를, 트리 모양 쿠키에는 예쁜 별을 그렸다. 엄마 박명주 씨는 "가연이가 종종 편지를 써준다"고 했다. "잘못해서 혼난 후에는 색종이에 '엄마 죄송해요. 앞으로는 말 잘 들을게요'라고 편지를 써서 식탁에 두고 가요. 윤상이도 누나가 편지 쓰는 모습을 봤는지 가끔 편지를 주는데, 아직 글씨를 못 쓰니까 그림을 그려서 주죠(웃음). 아이들의 편지를 읽을 때면 마음이 뭉클하기도 하고 너무 행복해요." 이영석 과장에게도 두 아이의 편지는 더할 나위 없는 선물이다. 출근할 때 가연이가 손에 꼭 쥐여준 편지에는 '아빠 사랑해요. 일찍 들어오세요', 혹은 '술마시지 마세요'라고 적혀 있다. 이영석 과장이 퇴근 후 곧장 집으로 달려가는 이유를 알 것 같다. 드디어 가족이 함께 만든 쿠키를 맛볼 시간. 한 입베어 물자 입안을 가득 채우는 달콤함에 절로 웃음이 난다. 엄마 아빠, 가연이와 윤상이가 함께 하는 평범하지만 달콤한 순간들이 앞으로도 계속됐으면하는 바람도 갖게 된다. "올해 가연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거든요. 부부가된 후, 부모가 되고 이제 곧 학부모가 된다고 생각하니 떨리기도 하고, 아빠로서의 책임감도 한층 무거워지는 것 같아요. 올해는 자랑스러운 남편, 아빠가 될 수 있도록 회사에서도 가정에서도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 아내 박명주 씨의 바람도 다를 바 없다. "우리 가족모두 건강했으면 좋겠어요. 이렇게 오늘처럼 가족이 함께하는 달콤한 추억을 많이 만들 수 있게요." 달콤한 쿠키를 만들면서 시작한 가족의 2019년이 오늘 만든 쿠키처럼 달콤한 시간으로 가득하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