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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봉계주

2008년,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 두 사람이 입학했다. 그리고 둘 다 졸업 후에 같은 학교, 같은 학과인 전자전기공학부로 각각 2011년과 2012년에 입학했다. 그리고 서로 입학한 지 6년 뒤 각각 한국가스공사 전기 직군에 40기, 42기로 입사했다. 질기고도 오랜인연의 베프와 함께 12월 말 오사카행을 결심했다. 훈남들의 즐거웠던 여행 이야기를 살짝 공개할까 한다.

[글 평택기지본부 계전보전부 이가은 과장]


1일차_예상치 못한 맛집

21일, 간사이공항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은 후 오후 5시쯤 공항에 도착했다. 오사카의 중심지이자 숙소가 있는 난바역으로 가는 기차를 탔다. 숙소에 짐을 풀자마자 가장 먼저 한 일은 밥을 먹는 것이었다. 지리가 복잡하기도 하고 길도 제대로 몰랐던 우리를 유혹한 것은 고소한 오코노미야끼 냄새였다. 둘 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무작정 냄새를 따라 들어갔다. 거기서 오코노미야끼와 야끼소바를 먹었다. 정말 배고프고 힘이 들어서 뭘 먹어도 맛있었겠지만, 당시에 먹은 야끼소바는 지금껏 먹었던 면 요리 중 최고의 맛이었다. 결국 둘이서 야끼소바만 5천 엔(한화로 약 5만 원)이라는 거금을 썼지만 전혀 아깝지 않았다. 배불리 먹고 편의점에서 산 맥주를 마시며 일본에서의 아쉬운 첫날밤이 깊어만 갔다.

2일차_교토에서의 25㎞ 행군

두 번째 날, 오사카에서 기차로 1시간 거리의 교토에 가기로 했다. 오사카 여행을 할 때 도움이 될 만한 한 가지 꿀팁은 한국에서 미리 간사이 패스를 사서 가라는 것! 모든 교통편을 편하게 이용 할 수 있다. 교토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기요미즈데라'라는 신사에 가기로 했는데, 그곳에 가는 길에 작은 샛길로 빠지는 바람에 '겐닌지'라는 신사에 가게 되었다. 우연히 찾아간 곳이지만 한국 관광객은 단 한 명도 볼 수 없었고, 일본인들이 찾는 진정한 로컬 신사였다. 어쨌든 이를 기점으로 우리는 길을 잃고 말았다. 제대로 갔으면 3㎞만 걸어 갔으면 될 거리를, 12㎞ 거리를 돌아서 목적지에 도착하게 된 것이다. 다음 목적지는 교토의 명소인 '은각사'. 버스를 타고 찾아갔지만 도착해서도 상당한 거리를 걸어야만 했다. 결국 우리는 다음 코스를 포기하고 단호하게 스케줄 수정을 감행했다. 오사카로 돌아와 일본의 정통 온천인 료칸에서 휴식을 취했다.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이날 걸은 거리를 확인해보니 25㎞였다. 저녁으로 야끼니꾸라는 일본식 화로구이를 먹고 시원한 맥주 한 캔을 마시며 다시는 이런 실수를 하지 말자고 다짐하며 잠자리에 들었다.

3일차_오사카의 명물 '마리오 카트'

마지막 날이 다가오고 있었다. 우리는 한국에서부터 '마리오 카트'를 타기 위해 준비했다. 마리오 카트는 도쿄와 오사카에서만 할 수 있는 액티비티한 체험으로, 혹시나 도쿄나 오사카 여행을 간다면 꼭 추천하고 싶다. 한 가지 단점이 있다면 (카트를 타고 도심을 돌아다니는 것이기에) 모든 사람의 이목을 끌 수 있다는 것. 실제로 우리는 난바 거리 한복판에서 뭇사람들의 시선을 온몸에 받으며 부끄러움을 감수하는 주행을 했다. 하지만 카트를 타고 오사카의 도시를 구경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이기에 꼭 한번 타보기를 추천한다. 영원히 기억에 남을 만한 주행이 끝나고, 오사카성으로 향했다. 사이좋은 커플 사이에서 성을 구경했고, 근처 카페거리에도 갔다. 하지만 이 카페거리에도 커플이 너무 많아서 차 한 잔 마시려고 2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참지 못한 우리는 씁쓸하게 숙소로 돌아왔다. 저녁식사는 스시였다. 오사카에서의 마지막 밤이 아쉬워 맥주를 마시며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눴다.

4일차_집으로!

오전 10시 30분 비행기를 타기 위해 새벽 6시에 눈을 떴다. 서둘러 공항에 갔기 때문에 여유 있게 간사이공항 이곳저곳을 둘러볼 수 있었다. 2시간여 후 드디어 인천공항에 도착했고, 집 근처 고깃집에 가서 삼겹살에 소주 한 잔을 걸쳤다. 일본 음식은 맛있었지만, 역시 최고는 삼겹살에 소주다. 짧은 여행이 끝났다. 비록 3박 4일의 짧은 일정이었지만 많은 추억을 만든 여정이었다. 혹시 회사 동료나 선후배, 친구들과 여행을 가고 싶다면 오사카 여행을 추천하고 싶다.

다음 필봉계주 주자는 인천기지본부 설비운영1부 조재현 직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