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ttle Trip

삼척 VS 대구 푸른 하늘에 우리만의 추억을 새기며
자연이 시시때때로 다른 풍결을 그려내는 계절.
KOGAS인들이 최고의 여행메이트에게 초대장을 보냈다.
가장 친한 친구이자 평생의 동반자인 가족과, 또는 ‘일로 만난 사이’지만
둘도 없는 친구가 되었다는 동료와 떠난 여행으로 어떤 추억을 남기고 돌아왔을까.

삼척 글. 조서현 사진. 김범기
대구 글. 이은정 사진. 박재우

첫 번째 여행 가이드삼척기지본부 관리부 박준환 사원, 아내 윤서진, 자녀 박시영

삼척

산과 바다 어느 곳 하나 빠지지 않는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강원도 삼척. 티끌 하나 없이 맑은 하늘, 하늘과 한 몸처럼 맞닿은 푸른 바다, 그리고 모든 것을 완성 시키는 가족의 사랑까지. 박준환 사원 가족이 시월 가을볕 아래서 즐긴 삼척 여행이다.

원데이 추천코스

삼척 해상케이블카 용화역 - 전망대 – 장호항 소나무 산책로

삼척 해상케이블카 용화역 - 전망대 – 장호항 소나무 산책로

청정 삼척에 자리 잡은 단란한 가족

삼척은 강원도 최남단 태백산맥과 긴 연안을 끼고 있어 청정한 바다와 아름다운 산세를 함께 만날 수 있는 곳이다. 과거 삼척은 국내 최대의 석탄 매장지가 있어 5대 공업 도시에 속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천연동굴과 청정해수 등 천혜의 자연경관과 다양한 해양 레저 활동을 즐길 수 있는 관광 휴양지로 자리 잡고 있다.
인천 토박이 박준환 사원은 2018년 삼척기지본부로 발령을 받아 약 5년째 삼척에서 지내고 있다. 박 사원은 삼척 여행을 계획한 이유에 대해서 “삼척에 살고는 있지만, 본격적으로 관광을 해 본 적은 많이 없어요. 관광객이라면 필수라는 케이블카도 타본 적이 없죠. 아이에게 삼척의 자연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오늘은 관광객 루트로 다녀 볼 생각입니다.”라고 전했다.
박준환 사원은 10월부터 3개월간 육아휴직에 돌입했다. “아이가 태어난 후 언제 휴직을 하면 좋을지 고민이 많았어요. 원래는 아이가 초등학교 들어갈 때쯤 하려고 했는데, 돌까지 아이가 가장 빨리 큰다고 하더라고요. 그 과정을 함께 하고 싶어서 서둘러 육아휴직을 결정했어요. 타지에서 홀로 육아를 하는 아내가 마음에 걸리기도 했고요.”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시영이를 두고 출근을 해야 하는 박 사원의 입장에서는 매일이 아쉬움 투성이었을 테다. 다시 돌아오지 않을 이 소중한 시기의, 세 사람은 가을날의 추억을 제대로 쌓아볼 작정이다.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동해 바닷가

삼척 케이블카를 타고 장호항으로 향하기 위해 용화역으로 온 세 사람. 알록달록 모자를 맞춰 쓴 모습이 멀리서 봐도 한 가족임을 알 수 있었다. 박준환 사원의 품에 폭 안긴 시영이도 분홍색 모자 아래로 눈을 반짝였다.
2017년 첫선을 보인 삼척 해상케이블카는 동해안 최초의 해상케이블카로, 용화역과 장호역 간 827m를 가로지른다. 21m의 상공을 나는 케이블카에 셋이 사이좋게 몸을 싣자, 사방의 유리창을 통해 들어오는 동해의 푸르름이 이들을 감싼다. 바닥이 강화유리로 된 덕분에 발아래에도 에메랄드빛 눈부신 바다가 일렁였다. “바다를 특별히 좋아한다고 생각해보지는 않았었는데, 삼척으로 오게 되면서 바다가 예쁘다는 걸 새삼 느끼는 중이에요.” 아내 서진 씨의 말마따나 케이블카에 탑승한 이들은 끝없이 펼쳐진 바다와 계절이 만들어낸 마법 같은 풍경에 사로잡혀 있었다.
출발지였던 용화역에 동해안 따라 즐기는 삼척레일바이크가 있다면, 도착지인 장호역에서는 한국의 나폴리라고 불릴 만큼 투명하고 이국적인 풍광을 가진 장호항과 장호어촌체험마을이 이어진다. 눈을 뗄 수 없는 청아한 풍경 덕분에 장호항은 매년 여름 스노클링과 투명카누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해상케이블카는 용화역과 장호역을 왕복으로 운행하기에 원하는 체험이 있는 어느 곳이든 이동할 수 있다.

어디든 가족과 함께할 수 있다면

케이블카에서 내려 장호역 전망대에 오르자 용화 해안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구불구불 이어지는 해안선과 항구, 해수욕장의 풍경도 입체적으로 튀어 오른다. 부부는 오늘의 추억을 생생히 기억하라는 듯 시영이를 번쩍 안아 올렸는데, 두 사람의 마음을 아는 듯 시영이는 한참을 바다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두 사람에게 시영이는 삶을 변화시킨 선물과도 같다. 박준환 사원은 “아이가 없는 시간은 생각도 할 수 없게 되었어요. 과거 시영이가 태어나기 전의 어떤 순간보다 지금이 중요하고 행복하니까요.”라며 애틋한 부성애를 내비쳤다.
삼척 여행의 마지막 코스는 소나무로 둘러싸인 데크에서의 산책. 바람이 꽤 부는 탓에 파도가 바다를 헤집기도 했지만, 키 큰 소나무를 지붕 삼아 걷는 길은 평온하기만 했다. 마음이 이끌리는 곳에서는 잠시 멈춰 풍경을 만끽하기도 하고, 오르락내리락 걸음을 옮길 땐 서로의 속도와 보폭을 살피며 함께 움직였기 때문이다.
“저나 아내나 둘 다 인천에서만 30년을 살았거든요. 환경이 바뀌는 것이 두렵기도 했는데, 3년간 똘똘 뭉쳐 살다 보니, 이제는 어느 곳에서도 이 사람과 함께라면 괜찮을 것 같다는 용기가 생겼어요.” 행복을 얻는 데는 ‘어디서’의 문제보다 ‘누구와 함께’의 문제가 더 관건이다. 두 사람 그리고 시영이가 꾸린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있어 오늘의 삼척 여행도 더욱 즐겁기만 하다.

두 번째 여행 가이드해외사업운영처 호주인니사업부 강혜지 주임, 상생협력처 상생기획부 성이주 주임, 기술기획실 탄소중립환경부 오민석 주임

대구

다른 지역, 다른 환경에서 살던 이들이 ‘입사 동기’라는 한 울타리로 묶여 쭈뼛쭈뼛했던 때, 그 어색함을 단번에 날려 준 게 여행이었다. 덕분에 이젠 언제 어디서든 편하게 웃을 수 있는 관계로 거듭난 입사 동기 셋. 이번엔 대구로 당일치기 여행을 떠난다.

원데이 추천코스

달고떡볶이 – 즉석사진 스튜디오(인생네컷) - 이월드

달고떡볶이 – 즉석사진 스튜디오(인생네컷) - 이월드

맛·멋·흥 넘치는 대구

2021년 같이 입사했다는 것 말고 도통 공통점이 없을 것 같은 호주인니사업부 강혜지 주임, 상생기획부 성이주 주임, 탄소중립환경부 오민석 주임이 대구 여행지기로 함께 뭉쳤다. 대구에서 일하고 지내면서도 구석구석 가보지 못한 곳이 많다고 느껴 올해 초부터 이번 여행을 계획했다.
금강산도 식후경. 여행은 역시 먹는 게 먼저다. 그래서 찾은 첫 번째 여행지 ‘달고떡볶이’. 대구가 고향인 성이주 주임이 추천했다. 떡볶이 맛집이 많기로 유명한 대구에서, 신내당시장 안에 자리 잡은 달고떡볶이는 대구의 5대 떡볶이 중 하나로 TV 프로그램 ‘백종원의 3대 천왕’에 등장하기도 했다. “어린 시절에 자주 와서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어요. 맛있는 걸 좋은 사람들과 함께 먹으면 더 맛있잖아요. 그래서 제가 먼저 오자고 제안했어요.” 성이주 주임이 능숙하게 달떡 3인분과 순대 1인분, 음료수를 시켰다. 달떡은 자작한 국물 떡볶이에 바삭한 삼각 만두를 넣은 이 집의 시그니처 메뉴. 달달하면서도 칼칼한 국물에 쫄깃쫄깃한 떡볶이, 바삭한 만두가 어우러진 맛이 일품이다.
“어, 생각보다 맛있는데?” 달고떡볶이를 처음 맛본다는 오 주임의 젓가락질이 바빠졌다. 동시에 강 주임을 비롯해 셋만의 수다가 시작됐다. 웃음을 곁들여 떡볶이, 순대에 대한 각자의 취향부터 맛 평가 등의 이야기가 쉴 새 없이 이어졌다. 그리고 눈 깜짝할 새 달떡도, 순대도 사라졌다.

여행으로 추억 쌓으며 서로에게 스며들기

입사 동기인 이들이 처음부터 친했던 건 아니다. 같은 조도 아니고 부서도 달랐으나 성이주 주임의 가교역할로 서로를 알게 됐다. 오 주임과 먼저 친해진 성 주임이 입사 후 같은 동네에 살게 된 강 주임을 한 울타리로 묶은 것. 무엇보다 입사 후 두세 달이 지났을 때쯤 부산으로 무작정 여행을 떠나면서 더 친해졌다. “부산에서 조개구이를 먹을까, 하고 제안했더니 모두 흔쾌히 OK 했어요. 아무 계획 없이 무작정 떠났는데 맛있는 거 먹고 좋은 거 보면서 편하고 재밌게 여행했어요.” 이후 이들은 회사에서는 점심 메이트로, 퇴근 후에는 함께 술잔을 기울이는 친구가 됐다. 강 주임은 의식하지 못한 새 서서히 스며든 관계라고 말했다. “서로 알고 지낸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오래된 친구처럼 정말 편해요. 까다롭지 않고 모난 데가 없어 서로 잘 스며든 거 같아요.”
떡볶이로 배를 채운 이들은 가까운 즉석사진 스튜디오 ‘인생네컷’을 찾았다. 여행할 때마다 추억을 사진으로 남기는 건 국룰이니까! “저희는 여행을 갈 때마다 사진을 찍어요. 재밌잖아요.” 모자며 머리띠며 알록달록한 액세서리를 서로 씌워주고 골라주며 하하 호호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그리고 함께 거울 앞에서 위치를 정하고 포즈를 미리 정해본다. “순서는 꽃받침, 하트, 체리피스, 그리고 마지막에 각자 웃는 걸로 하면 어때?” “좋아, 그러자!” 의견 일치를 본 셋이 조그마한 부스로 들어갔다. 그리곤 하나둘셋, 찰칵! 소리와 함께 바쁘게 포즈를 취했다. 잠시 후, 손에 들고나온 인생네컷! 그렇게 추억이 또 한 장의 사진으로 남았다.

입사 동기에서 동료로, 이젠 친구로

이번 여행의 마지막 코스는 이월드다. 해발 312m에 높이 202m 전망 탑인 83타워를 중심으로 놀거리, 먹을거리, 볼거리를 갖춘 대구 유일의 테마파크다. 셋이 모두 놀이기구를 탈 생각에 벌써 설레는 표정이다. 지난해 여름, 경주로 함께 여행 갔을 때도 경주월드에서 마음껏 놀이기구를 즐겼던 터라, 서로 놀이기구를 얼마나 잘 타고 또 좋아하는지 잘 알고 있다. “부메랑, 범퍼카는 무조건 타야지. 메가스윙 360도 좋아. 저녁때까지 타는 거다.” “당연하지!”
반대로 올라갔다가 내려오면서 360° 회전하는 롤러코스터인 부메랑, 빠르게 회전하며 최고의 스릴을 선사하는 메가스윙 360까지 재밌게 즐기겠다는 각오로 이월드로 향했다. 그리고 83타워 너머로 해가 뉘엿뉘엿 떨어질 때까지 세 친구의 놀이기구 사랑은 끝나지 않았다. 바야흐로 ‘찐친’ 입사 동기의 우정도 저녁놀처럼 붉게 타오르고 있었다.
“이제는 입사 동기나 회사 동료라는 울타리보다 그저 친한 친구로 묶여야 할 것 같아요. 회사 얘기도 하지만 개인적인 고민을 털어놓고 들어주면서 삶을 함께 걸어가는 친구가 됐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