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부피 대비 더 많은 수소를 공급하는 방법
불에 잘 탄다는 사실도 알아내고, 상당히 가볍다는 것도 알아낸다. 불에 잘 타기 때문에 조금 걱정되기는 하지만, 가볍다는 성질을 이용하면 ‘하늘을 날게 하는 기구’를 만들 수도 있을 것 같다. 어쨌든 수소는 산소가 없으면 불에 타지 않으니 순수한 수소를 잘 구획화해서 담고 새어 나오지 않도록 잘 밀봉한다면, 특히나 정전기로 인한 화재를 예방할 수 있다면 사람을 태우고 하늘을 날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더불어 당신이 주목한 점은 수소가 에너지원이라는 사실이다. 이 무색투명한 기체를 이용하면 연료와 난방이 해결된다는 것을 알았다. 그것도 그을음 하나 없이 청정하게.
연료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부글부글 거품이 나는 수준으로는 안 된다. 대량의 수소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어야 한다. 수소 기체는 밀도가 무척 낮으므로 부피당 열량이 높지 않다. 연료통의 부피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보통 연료를 공급할 때는 부피 단위로 공급한다. 이제 우리는 같은 부피에 더 많은 양의 수소를 담아 공급할 필요가 생겼다. 어떡하면 좋을까?
첫 번째 방법은 그냥 더 높은 압력으로 공급하는 것이다. 기체는 압력을 가하면 부피가 줄어드는 성질이 있다. 보일의 법칙이다. 이를 이용한 것이 천연가스인 메탄을 높은 압력으로 압축해 부피를 줄인 CNG(압축천연가스)이다. 시내의 천연가스버스는 CNG를 이용하는데 가스탱크 안의 압력이 200기압 정도의 높은 압력을 유지하여 많은 양의 천연가스를 담고 있다.
두 번째 방법은 온도를 낮추는 것이다. 기체는 온도를 낮추면 부피가 줄어든다. 미시적으로 보자면 기체는 입자들이 직진 운동을 하는 상태고 다른 입자를 만나면 튕겨 나오는, 마치 당구공 같은 형태의 운동을 하는데, 온도를 낮추면 기체가 지닌 내부 에너지가 줄어들고 입자의 속도가 줄어들게 된다. 이런 경우 온도가 높은 경우에 비해 입자들이 상대적으로 금방 다른 입자와 충돌해서 방향을 바꾸게 된다. 즉 활발하게 움직이는 입자들이 점유하는 공간이 줄어듦을 이해할 수 있다. 샤를의 법칙이다.
물론 온도를 낮추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지금이 1700년대 중반이라면 더욱 그렇다. 기화열을 이용해서 서늘하게 만드는 것까지면 모를까, 기체의 온도를 크게 낮추는 것은 사실 불가능에 가깝다. 이는 현대에도 마찬가지인데, 에어컨이나 냉장고의 원리를 보면 주로 기체의 부피를 갑자기 크게 팽창시켜 그 온도(내부 에너지)를 낮추는 단열 팽창의 방식을 사용하는 것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