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시작된 창업의 길, 10여 년이 지난 지금
처음 그가 사업을 꿈꾼 것은 대학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에서 의약 분야를 전공하고 있던 최 대표는 우연히 출전하게 된 학내 창업대회에서 대상을 받고, 이를 계기로 사업가의 길을 걸으려고 했다. 하지만 첫 꿈은 생각처럼 풀리지 않았고, 이후 제약회사에서 연구원으로 3년간 근무하며 한동안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았다. 마음속 꿈을 버리지 않고 퇴사 후 1년 반 정도 찬찬히 창업을 준비했다.
그렇게 인고의 시간을 거쳐 시작한 첫 사업은 ‘도도포인트’라는 포인트 적립 서비스이다. 커피숍이나 식당에서 테블릿에 휴대폰 번호만 입력하면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는 서비스였다. 2011년 사업을 시작하고 10년이 흘렀다. 도도포인트를 운영하면서 2,500만 명의 유저를 확보했고 이로써 새 사업의 기반을 마련했다. 최 대표는 더 넓고 핵심적인 분야로 사업을 전환하고자 했다.
도도포인트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매장들을 접하면서 사장님들의 고충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었어요. 크게 월세, 인건비, 식자재로 고충이 나뉘더라고요. 그중 식자재에 착안해 서비스를 개발하게 되었죠. 키친보드의 전신인 ‘도도카트’가 그렇게 탄생했습니다.
앞으로 식자재 유통업에서 여러 갈래로 흩어진 개울을 하나의 강으로 통합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는 최재승 대표. 사무실 곳곳에 놓인 키친보드의 미션과 핵심가치가 적힌 팻말엔 최 대표의 굳고 건실한 마음이 담겨있다. ‘유저집착’, ‘책임감’, ‘협업’. 3가지 핵심가치 중 그가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유저집착’이다. 유저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고 있고, 어떤 페르소나를 갖고 있는지 알아야 그들의 니즈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얽히고설킨 이해관계자가 많은 식자재 시장에서 협업은 필수이며, 서비스의 수준을 높이자는 의미에서 책임감을 중시하고 있다. 이 모든 핵심가치는 키친보드의 캐치프레이즈로 수렴한다. 최 대표도 “우리는 사장님의 식자재 걱정을 덜어주는 편리한 서비스를 만든다”는 미션을 항상 마음에 되새긴다.
현재 2년 차에 접어든 키친보드는 서비스에 대한 검증의 시간을 거치는 중이다. 파도가 해안선을 조금씩 바꾸어나가듯, 키친보드는 지금도 계속 달라지고 있다. 여러 가지 계획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 중이지만 올해는 유통사의 확장성을 키우기 위해 힘을 쏟을 생각이다. 유통사 직원들을 직접 만나 고민을 나누고, 언제 어디를 더 강화해야 할지 논의하고 있다. 이러한 한땀 한땀의 노력을 통해 최 대표는 식자재 분야의 모든 문제가 키친보드를 통해 해결되는 날을 꿈꾼다.
예비 사업자가 ‘나 이제 매장 열어야지’ 하고 마음을 먹었을 때, 적어도 식자재 분야에서만큼은 키친보드를 가장 먼저 떠올렸으면 좋겠어요. 머지않은 미래에 사람들이 ‘키친보드 쓰면 식자재는 다 해결돼’ 하고 말하는 세상을 만들고 싶어요.